공원당
어렸을 적에, 초등학교 5학년 때 까지 난 청주에 살았었다.
지금 안양으로 올라온 것도 초등학교 6학년 때고 그 전 까진 청주에서 살아서 청주에 대한 기억은 아직도 많이 남아있고,
이번에도 연말에 회사가 전체 연차를 써서 시간도 생겼겠다 친구들 좀 만나러 청주에 내려갔었다.
원래는 중앙모밀이라는 곳을 가려고 했는데 월요일이 딱 휴무날이라 뭐 먹을까 하다가 공원당에 가기로 했다.
공원당은 나에게 추억의 장소다.
청주 살 땐 어머니랑 동생이랑 셋이서 자주 가던 곳이었는데, 그 때 모밀 먹었던게 기억이 항상 진하게 남아있고 이번에도 모밀을 먹으러 갔다.
청주 중앙공원 주변에 위치하고 있는 공원당. 1963년에 시작했으니 딱 우리 아버지 나이 만큼 가게가 이어지고 있다.
안양으로 이사간 후에도 청주 내려올 일이 있을 때 어머니하고 한번 온 적이 있었는데 혼자 온건 처음이었다.
이 날 애초에 모밀을 먹을 생각을 하고 있어서인지 판모밀 하나를 시켰다. 가격은 7천원.
가게 내부를 둘러봐도 옛날 모습 그대로라서 너무 반가웠다. 이 날 저녁에 친구 만나고 다시 서울로 올라오려고 했는데 점심 땐 시간이 비어서 공원당에서 점심 먹고 성안길에서 영화를 봤다.
판모밀이 나오니까 또 잠깐 추억에 젖었다. 내가 예전에 먹었던 느낌 그대로 나와서.
같이 나온 무하고 파를 모밀국물에 다 넣었다. 그냥 다 넣고 먹는게 가장 맛있었다.
아까 메뉴판이었나 뭐 보니까 국물에 찍어먹지 말고 처음에는 메밀면만 맛 보라고 써져있길래 먹어봤더니 그냥 그랬다.
역시 모밀은 담궈 먹는게 훨씬 맛있음.
내가 밖에서 모밀을 먹는 일이 거의 없다. 평소에 모밀을 즐기는 일도 없고, 올해 여름에 회사 주변에서 점심 먹으면서 한번 먹었나?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추운 날씨 속에 시원한 맛이 꽤 괜찮다.
모밀 더 먹고 싶었으면 곱빼기로 시켰을 텐데 나가서 다른 것도 먹을 생각이여서 일반으로 시켰다.
공원당에서 밥 먹고 나와선 옆 가게 있는 쫄쫄호떡에서 이 호떡을 먹는게 그 날의 코스였다.
쫄쫄호떡은 천원. 오랜만에 먹었는데 쫄쫄호떡은 예전엔 별 생각 없었는데 이번에 먹으니까 밀가루 맛이 너무 많이 나더라.
원래 그런 맛에 먹는거기도 했다만.
공원당하고 쫄쫄호떡은 맛있자고 먹는거보다 옛 추억도 상기시킬 겸 간 곳이었는데 나름 괜찮았다.
아마 나중에 청주 와도 한번 쯤은 들려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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