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분당 곱창 맛집, 서현역 소통
본문으로 바로가기
반응형

와이프가 갑자기 곱창이 먹고 싶어졌단다.

와이프는 요즘 자격증 학원에 다니는 중인데,

얼마 전에 학원 가서 자습하고 나오는 길에 학원 옆 곱창집에서 났던 냄새가 너무 기억에 남는다나.

 

자꾸 생각 난다길래 그래 곱창이나 한번 먹으러 가자~ 라고 얘기하고 금요일 저녁에 가자고 날을 잡은 이후에 어딜 가야 하나 찾아봤다.

 

분당 사는 주변 지인과 후배 두 명에게 분당에서 곱창 먹으러 갈건데 어디가 맛있냐고 물어보니 1~2군데 씩 추천을 해줬고 그 중 하나가 소통이었다.

 

일단 이 두 명은 이래저래 식당 쪽으로는 믿고 물어볼 수 있는 사람들이라 물어봤던 거라 나름 기대를 하고 가게에 방문하게 되었다.

 

원래는 좀 더 이른 시간에 방문할 예정이었는데 와이프가 갑자기 금요일 저녁에 야근을 하게 되면서 거의 오후 10시 가까운 시간에 가게 방문하게 되었다.

 

같이 퇴근하려고 회사에서 잔업 좀 하면서 기다리다가 나도 저녁 8시 반 넘어서야 미리 퇴근하고 부랴부랴 가게에 갔다.

11시에 영업 종료인데 10시가 마지막 주문시간이라고 적혀있길래 9시 반 즈음에 지금 가도 주문 되나요? 하니까 된단다.

미리 가서 테이블에 앉아있었고 내가 앉고나서 한 10분 뒤에 와이프가 도착했다.

 

뭐 먹을지 고민을 좀 했는데 역시나 모듬이 제일 무난해 보였다.

모듬은 곱창, 대창, 막창, 염통이 나오고 650g에 59,000원.

 

원래 이런 집들이 비싼건 사실이라 애초에 오기 전 부터 가격이 좀 나가겠거니.. 하고 왔더니 심리적 타격은 크지 않았다.

 

기본 양념

반찬으로 부추하고 파김치가 나오고 앞 접시가 하나씩 세팅 됐는데 거기엔 기름장하고 고추와 마늘이 섞인 장이 있었다.

난 고추 섞인 장을 더 선호하는데 곱창같은 기름진걸 먹다보면 고추 하나씩 올려 먹는게 내 입맛엔 딱 적당했다.

 

그리고 나온 모듬 세트..

비주얼 진짜 죽인다.

사진 보고 있는데도 다시 가고 싶어진다.

 

특히 대창.. 진짜 대박이다 대박이야.

 

굽는건 직원분이 처음부터 먹을때 까지는 다 구워주시기 때문에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먹기 시작할 때 부터는 뭐 부터 먹으라고 말해주시고 나머지는 좀 더 구워서 드세요~ 라는 얘기 해주시면 그 다음 부터는 알아서 좀 뒤집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한라산 한 병 주문.

역시 이런 메뉴 먹는데 소주가 빠질 수가 없다.

근데 회식이나 따로 약속 나간게 아닌 날에 와이프랑 둘이 소주 마시면 1병만 나눠마셔도 취하는 기분이다.

그냥 둘이 1병 정도 나눠먹는게 기분 내는 정도로 딱 좋다. 한라산도 오랜만에 마셨는데 잘 어울렸다.

 

근데 다 먹고 나니까 떡 사리가 더 먹고 싶더라.

한 10시 반.. 정도 되었을 시간이었나 그래서 주문 마감 시간 지났기도 해서 그냥 시키지 말까.. 고민 하고 있으니 와이프가 자기가 물어봐준다고 하고 떡사리만 추가 되냐고 물어보니 된단다.

 

근데 떡사리가 나오는데 좀 걸리길래 뭐지? 했는데 주방에서 구워서 바로 먹을 수 있게 내어주시더라.

떡사리 추가하는데 천원이었는데 천원으로 참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여담으로..

 

밥 다 먹고 나가려고 할 즈음에 앞 테이블 단체 손님들이 직원분한테 사진 좀 찍어주실 수 있냐고 하시더니  DSLR을 꺼내시더라 ...(?)

 

직원분이 사진 찍어주셨는데 사진 확인하시더니 6명인가.. 중에 한 명이 초점이 나갔다고 다시 찍을까? 하면서 카메라 주인분이 나머지 5명을 딱 찍었는데

'야~ 사진에 너가 없으면 어떻게 하니~~ 내가 찍어줄게' 하면서 다른 분이 찍어준다고 하시더라.

 

이 얘기 듣고 있다가 와이프한테.. 아.. 그냥 내가 찍어드린다고 얘기할까?

술도 좀 마셨는데 그냥 오지랖 좀만 부릴까? 하고.. ㅋㅋ

 

가서 제가 찍어드릴게요~ 하니까 여기 벽에 좀 붙어서 찍어주셔야 하는데 괜찮으세요? 하시길래 괜찮아요~~ 하고 한번 슬쩍 찍어보고..

아까 초점 나갔다고 얘기하시는게 신경쓰여서 조리개 좀 닫고 찍으니 그 일행분들이..

 

'아.. 사진 찍을 줄 아시는 분인가보다~~ ㅎㅎㅎ 옆에서 보시면서 답답하셨나봐.. ㅋㅋㅋ'

하는 얘기도 하시고 나도 즐겁게 찍어드렸다.

 

근데 가게 나와서 집 가는 길에 와이프가 나한테 해주는 말이 그 사진 찍어드릴 때 내 얼굴이 그렇게 초롱초롱하게 빛났다고 하더라.

 

좋은 추억을 남겨드린 것 같기도 하고,

나도 좋은 추억을 남기고 왔던 식당이었다.

 

다음에 또 가야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