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셰프코리아2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본 건 아니지만..
한창 유튜브 알고리즘에 떠서 짧게나마 영상들을 많이 봤었다.
유튜브 채널 중에 파편들의 섬이라는 유튜버가 마스터셰프코리아2를 올려놓은 영상들이 꽤 많은데,
그 프로그램에 나왔던 최강록이라는 분을 위주로 편집한 것이다.
그 때 보면서 아.. 참 독특한 캐릭터다..
그리고 심사위원들이 음식 엄청 맛있다고 극찬하는데 나중에 식당 하시면 한번 가보고 싶네.. 정도 생각했었는데..
마셰코 이후에 여러 식당들도 열었다가 닫으시고 하다가 작년 4월 즈음에 삼전동에 네오라는 음식점을 오픈하셨다고 한걸 기억하고 있다가 올해 1월 초에 결혼기념일 기념 식사 하러 가게 되었다.
캐치테이블 어플을 통해서 1달에 1번 열리는 시간이 정해져있고..
사람들 말로는 예약이 꽤나 어렵다고 하는데..
운이 좋은건지 한번에 원하는 날짜로 예약을 마쳤다.
근데 후기들이 양이 너무 많아서 주는 것도 다 못 먹고 남겼다는 글 들이 많아서 양이 적은 우리로써는 그게 걱정 돼서 점심도 거르고 갔는데.. 가기 전까지가 너무 힘들었다.
뭐라도 조금 먹었어야 했나 싶을 정도로 들어가기 직전에는 정말 배고팠다.
그 덕분에 나온 음식대로 다 먹고 나오긴 했다만.
기본에 미타우동이라는 가게였다가 지금은 네오로 바뀌었고, 지금은 네이버지도나 카카오맵에서도 검색은 잘 된다.
최강록의 울트라 테이스트 다이어리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시고, 이건 10만 구독자 기념으로 받을 수 있는 실버버튼이다.
현재는 18만명 정도 되는 듯.
여기 식당 원칙이 2인당 1주류 선택이 필수적이다.
1인 기준 저녁 밥 값이 77,000원인데.. 주류 하나 시키면 못해도 10만원 정도.
그러면 20만원 정도가 훌쩍 넘어가는 편이다.
앞에 있는 태블릿으로 주류 골라서 주문하면 된다.
카운터 옆 칠판에 적혀있는 네오의 요리 목록.
저기 적혀있는 여러 가지 종류의 요리 중에서 제철도 생각하시는 것 같고, 그 날 상황에 맞춰서 메뉴 구성이 되는 듯 하다.
이용 시간 2시간으로 적혀있는데 딱 그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사실 사케류는 잘 몰라서 뭘 먹을지 고민하다가 고심 끝에 시킨 녀석..
근데 한 모금 딱 마셨을 때 입안에 짝 달라 붙는 느낌이 좋았고, 술 자체가 강한 향이 있다기 보다 음식 먹을 때 어울리는 느낌이라 맛있게 마셨다.
처음에 가니까 미리 서빙되어있던던 메뉴들.
뒤에 굴하고 멸치는 앉고 나서 나온건데 술 안주로 짭잘하니 좋았고..
앞에는 두부 크림 올라간 콜리플라워.. 아구간 하고 치즈.. 그 옆에는 기억이 안 나네..
최강록 셰프님의 메밀 김밥이 꽤나 유명한? 메뉴 중 하나인데.. 여기 와서 먹게 될 줄은 몰랐다.
나름의 시그니쳐 메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한입에 다 넣으니 맛있었다.
이건 데친 차돌 박이와 야채와 드레싱으로 나온건데 나름 입맛 돋구기에 괜찮았다. 드레싱이 살짝 시큼했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잘 어울렸다.
이것 역시 대단한 맥주 안주.
구운 떡 위에 얇게 자른 어란 하나 끼우고.. 거기에 김을 싸서 주시는데 어란의 짭잘한 맛과 고소한 떡 맛이 잘 어울린다.
여기는 한 끼 식사라기보다 술 안주가 잘 나오는 곳이라고 생각하는게 더 날 듯 하다.
중간에 나오는 계란찜.. 위에는 유자였나..
따뜻한 요리가 딱 나와서 그런가 후딱 비웠다.
그리고 나오는 사시미 세트..
광어하고 아나고도 나오고.. 방어가 철이라 방어도 나왔다.
같이 나오는 소스는 개인적으로 취향까진 아니여서 와사비 올려 먹었고 특이하게 소금을 주시는게 아니라 소금 소스를 주시더라.
위에 작은 접시에 나와있는 흰색 소스가 소금 소스다.
전복내장 소스 위에 전복튀김이 올라가고 그 위에는 성게알도 올라갔다.
뭔가 감칠맛에 감칠맛에 다시 감칠맛을 더 한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워낙 다 좋아하는 것들이라 그런가 맛의 조합도 괜찮고 만족스러웠다.
고등어봉초밥..
이것도 너무 맛있어.. 내가 고등어를 좋아하긴 하지만 이것도 적당한 초절임이 마음에 들었다.
기름기도 적당히 있어서 좋았고..
아스파라거스 츄러스.
아스파라거스 밑단의 질긴 부분은 빼고 먹으면 된다.
겉에 튀김 옷이 쌀가루라 아스파라거스 튀김을 먹는다는 느낌보다 과자 중에 쌀과자 먹는 맛이 강하다..
그래도 맛있음.
개인적으로 이 날 제일 아쉬웠던 메뉴?
이거 말고는 다 맛있던거 같은데..
돼지고기 조림 위에 콜리플라워 소스를 올린건데 조리는 스타일이 살짝 기름질 수 있어서 소스에서 뭔가 잡아줬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콜리플라워의 슴슴한 소스 맛이랑 고기 맛이랑 잘 안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보는 맛과 먹는 재미도 있었던 주전자 찜이다.
특이하게 주전자 안에 요리를 담아서 육수 요리를 내어주신다.
안에 있는 건더기를 먹기 전에 주전자에 담겨있는 육수를 따라서 먼저 맛 볼 수 있고 건더기를 먹고 나서는 레몬 즙을 좀 내서 섞어 먹으면 다른 맛도 느낄 수 있다 하셨는데..
개인적으로는 레몬즙 안 넣었을 때의 맛이 더 좋았었다.
닭 날개.. 역시나 술 안주..
소스는 없이 깔끔하게 구운 닭 날개였다. 개인적으로는 더 자극적이어도 좋았을 것 같지만.
4인 테이블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다 카운터식 2인 테이블이기 때문에 앞에서 요리하시는 모습을 바로 볼 수 있다.
메뉴에 적혀있는걸 보면 양갈비와 망고된장.. 이 메뉴인 것 같다.
양갈비가 나왔는데 개인적으로 양고기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기 때문에 먹긴 했지만 엄청 맛있다는 느낌은 안 들었다.
그래도 양갈비 잡는 부분에 식당 이름 적혀있는 종이도 끼워 주시고 나름 재밌는 포인트.
마지막으로 나오는 밥 메뉴 카레..
밥을 먹으면서 끝나는.. 사실 이것도 후식의 일부 아니었을까?
한국인은 디저트로 탄수화물을 먹는..
진짜 나온 디저트 메뉴.
호지차 아이스크림이다.
매장 내에 아이스크림 만드는 기계가 따로 있어서 거기서 배합해서 만드시는 듯 했다. 은은하게 차 향이 나서 맛있었다.
옆 테이블에서 한번 더 달라고 하시길래 나도 혹했지만 배불러서 그냥 참기로 했다.
다 먹고 가기 전에 사진 한번 같이 찍어 주실 수 있냐고 여쭤보니 흔쾌히 찍어주신다.
근데 포즈는 왜 이렇게 경직되어 계신건지.. ㅋㅋㅋ
지금보니까 조명 때문도 있겠다만 생각보다 얼굴이 벌겋게 올라왔다.
이 날 술 맛있다고 많이 마시고 집 가면서 지하철에서 한 숨 잤다..
가격대가 좀 나가긴 하지만 일단 음식도 전체적으로 마음에 들었고 개인적으로 한번 뵙고 싶었던 분 업장에 와서 요리 먹고 대화도 좀 나누고 한다는 것도 좋은 경험이었다.
지금까지 값이 좀 나가는 음식점들 많진 않아도 여러 군데 가보긴 했지만 이 날 처럼 뭔가 내가 평소에 알던 사람? 업장에 가서 테이블 자리 앉아서 먹은건 처음이라 그런가 너무 재밌었다.
가격이 저렴하진 않아서 자주 올 순 없겠지만 나중에 또 기념일 같은 날 기분 내고 싶을 때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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