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3개월 기다려 먹은 오설록1979 애프터눈티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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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전에 인터넷 서핑 하다가 오설록 1979 라는 카페의 애프터눈티 세트 후기를 봤다.

녹차를 원래 좋아하는 나였기에 오설록의 디저트들도 좋아하지만 애프터눈티 세트를 보고 조금 주저했던 이유는 예전에 강남역 인근의 카페에서 애프터눈티 세트를 먹었다가 굉장히 실망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오설록이니 한번 가볼까.. 하는 마음에 예약하는 방법을 찾아보게 되었다.

 

네이버 예약을 통해서 예약해야지만 먹을 수 있는데 가장 빠른 주말을 찾아보니 3개월 뒤 일요일이 있더라.

그래서 가장 빠른 주말을 예약해서 와이프랑 다녀왔다.

마침 와이프가 요즘 공부하던 시험 본 다음날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할 수 있었다.

 

오설록 1979는 아모레퍼시픽 본사 지상 1층에 위치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본사에 대한 건물 이야기도 나중에 간단하게 써볼까 하는데, 데이비드 치퍼필드라고 꽤 유명한 건축가 설계사무소에서 기본 계획을 잡고 국내 설계사무소에서 인허가 및 실시설계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매장 분위기

아모레퍼시픽 본사 자체의 인테리어가 노출 콘크리트를 주 컨셉으로 잡고 있어서 그런가 전체적인 바닥재나 천장재, 톤이 그와 비슷한 모노톤 이었고 의자에 포인트를 줬더라.

 

주방 쪽에는 아마 뒷주방인지 창고 공간을 가리기 위한 족자도 있었는데 오설록이라는 이미지하고 왠지 잘 어울렸다.

 

오설록의 제품들 또한 이곳에서 구매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테이블 자리는 다 예약자리로 잡혀있는 듯 했다.

테이블 자리 중에서 원하는 자리 앉으라고 하셔서 빈 자리 중에 그나마 괜찮아 보이는 곳을 선택했다. 

 

자리에 앉으면 먼저 웰컴티를 하나 내주시는데 일단 첫 모금부터 향과 맛 둘 다 구수한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았다.

애프터눈티 세트의 음식 구성은 고정이고 2인 세트 기준이라 한 명당 차를 하나씩 고르는 방식이었다.

 

추가 금액이 붙는 마스터즈 티를 제외한 8개의 찻잎을 시향할 수 있었는데, 하나씩 다 맡아보고 나서 나는 배향이 달큰하게 나는 달빛걷기를 골랐고 와이프는 깔끔한 향의 제주화산암차를 골랐다. 

 

애프터눈티 세트는 2인 기준 55,000원이다.

가격이 좀 살벌하긴 하지만 다 먹고 난 후의 감정을 얘기해보자면 한번 정도는 가볼 만한 곳이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든다.

맛도 괜찮고 일단 분위기가 좋아..

 

아, 그리고 따뜻한 차를 시키면 리필을 할 수 있다.

첫번째로 나오는 차는 이미 우러낸 다음에 나와서 다른 잔에 담겨져서 나온다.

 

오설록1979 애프터눈티 세트

우리 테이블로 오는 애프터눈티 세트가 보일 때 부터 오~~ 하면서 감탄사를 내뱉었는데,

차부터 음식까지 다 차려지고 나니까 얼른 먹고 싶었다.

애프터눈티 세트는 이런 기분 내려고 먹게 되는 것 같다.

 

애프터눈티 세트는 마지막 반전 디저트를 제외하고 1단부터 3단까지 있는데 이 설명서는 3단의 디저트 설명서였다.

가장 아래에 있는 1단은 왼쪽부터 제주 기정떡 샌드위치, 콘치즈 기정떡, 부추 크림치즈 기정떡이었다.

기정떡을 베이스로 한 음식이었는데, 일단 배 채우고 시작하라는 구성인 것 같았다.

 

세 개 다 맛있었는데 와이프가 마요네즈를 못 먹어서 콘치즈 기정떡은 내가 2개를 다 먹었다.

제주 기정떡 샌드위치는 뭔가 떡의 느낌은 덜 나고 진짜 그냥 샌드위치? 느낌이었고,

콘치즈 기정떡은 허니버터라 그런지 단짠 느낌..

부추 크림치즈 기정떡은 뭔가 신기한 맛이었다. 부추 맛이 더 특이하게 느껴졌다고 해야하나?

 

2단은 아보카도 딥이 있었다.

통밀크래커에 아보카도 딥을 찍어먹는 거였는데, 이건 그냥 생각했던 맛 그대로였다.

 

4색 타르트라고 제주 한라봉 드레싱으로 버무린 무지개 토마토와 청포도를 올린 타르트라고 하는데,

한라봉 드레싱이라 그런가 상큼하긴 했지만 타르트지가 두꺼워서 그런가 첫 맛은 상큼한데 뒷 맛은 뭔가 밀가루 맛이 많이 났다.

 

오른쪽은 깻잎 페스토 슈.

내가 깻잎을 좋아하긴 하지만 이건 뭔가 살짝 기름진 느낌이 더 강했다.

 

3단 디저트

1단하고 2단까지 먹으면 이제 3단에 놓여있는 디저트를 먹을 차례다.

 

가장 왼쪽은 벚꽃 생크림 케이크.

아래는 녹차 시트라 녹차 맛이 살짝 느껴지는데 위에 있는 체리는 배스킨라빈스의 체리 쥬빌레 맛이랑 거의 똑같았다.

 

감귤 봉봉 쇼콜라라고 한입에 먹으면 봉봉 초콜릿처럼 팍! 하고 액상이 터지는 디저트였는데 와이프는 단면을 보고 싶다며 반으로 가르고 나서 뭔가 먹기 이상해졌다며 후회하더라. 

 

중간에 직원분이 오셔서 주전자에 따뜻한 물을 리필해주셨다.

 

동백꽃 타르트는 열대과일 필링을 넣었다고 하는데, 먹어보니 패션후르츠 맛이 나더라.

내가 패션후르츠를 좋아해서 그런지 이건 마음에 들었다. 이쁘기도 하고.

 

보랏빛 제주의 보름달이라는 이건 그냥 무스라 떠먹기 좋았다. 맛도 있었고.

 

다식 한상이라고 4가지 소담한 차과자인데, 다식 모양인데 뭔가 우리가 생각하는 다식이 아닌 그런 반전 느낌? 의 디저트라고 한다.

 

왼쪽의 인절미는 마시멜로우에 인절미 가루를 묻힌거였고, 두번째 카스테라 경단은 솔직히 그냥 무슨 맛인지 모르겠는 밀가루맛..

녹차 다식은 초콜릿이라 생각했던 맛 그대로였다.

 

마지막 디저트 보면서 와이프는 개성약과 모양이길래 진짜 그냥 개성약과인 줄 알았는데 그냥 과자라 아쉽다고 하더라.

 

디저트를 다 먹고 나서는 마지막에 식혜 그라니타가 나온다.

식혜 샤베트라고 얘기하면 되려나?

진짜 식혜처럼 살짝 계피향도 나는 것 같고 이것도 신선해서 마음에 들었다.

 

애프터눈티 세트를 처음에 먹었을 때 안 좋았던 기억을 되돌아 보면 이번에 오설록에 와서 그 안 좋은 기억을 좋은 기억으로 덮은 것 같다.

 

먼저 얘기했던대로 2인 기준 55,000원의 가격 때문에 좀 고민 되긴 하지만, 그래도 한번 정도는 먹어볼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분위기도 좋고, 기분도 좋아지고.

여유롭게 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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