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우흐뜨블린에서 별로 안 좋은 기억 in 블라디보스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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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음식 중에 사람들이 가장 쉽게 먹을 수 있는게 블린이다.

블린은 쉽게 설명하면 팬케이크다.


우리나라에서 팬케이크를 먹는다고 하면 디저트카페에서 먹는 달콤한 팬케이크가 연상이 되지만,

블린은 이런 디저트류 팬케이크도 있지만 동시에 우리나라의 전(?) 같은 느낌도 있다.


블린의 종류는 참 다양해서 안에 연어나 돼지고기 등 고기를 넣는 것도 있다.

즉, 메밀가루나 밀가루를 섞은 반죽을 얇게 펴서 부치고 그 사이에 여러가지 재료를 넣으면 그게 블린이다.


난 팬케이크는 디저트다! 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지금 까지 여행하면서 대부분 달콤한걸 시켰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마지막 날 블린 먹는다고 쩨레목에서 연어 블린을 시켰는데,

진짜 너무 맛 없어서 연어는 안 먹고 팬케이크만 먹고 왔던 기억이..

(쩨레목은 러시아의 블린 체인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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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린을 먹으러 많이 가는 곳 중에 우흐뜨블린이란 곳이 있는데,

아르바트 거리 해적커피 옆에 위치하고 있다.


이번에도 느꼈지만 가면 한국인 밖에 없다.

구글 리뷰에 보면 한국에 있는 카페인데 직원만 외국인을 쓰는 곳 같다고 하는데 그게 정확한 표현이다. 


하여튼, 블린이야 잘 먹었는데 여기선 안 좋은 기억이 좀 남았다.

그건 마지막에 쓰도록 하고..



블라디보스토크 관광을 시작하기 전에 아침 겸 점심으로 생각하고 왔는데,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난 몰랐는데 일단 우흐뜨블린에 가서 기다리고 있다가 자리가 나면 일단 테이블 부터 잡아야 한다.


내가 안내 해줘야 앉는건가? 하고 서있으니까 뒤에 있던 한국분이 안 앉으세요?

자리 먼저 잡아야해요~ 라고 하시길래 아.. 네~~ 하고 빨리 가서 앉았다.



예전에 우흐뜨블린에는 한국어 메뉴판이 없다고 했는데 지금은 있다.

자리에서 메뉴를 결정하고 카운터에 와서 주문하면 된다.


주문은 선불.

어차피 한국어로 되어있기 때문에 손가락으로 찝으면서 얘기해도 주문하는데 별 문제는 없다.



이런 식으로 한국어 메뉴판이 있고 가격과 들어가있는 재료들도 다 알아볼 수 있다.

가격도 저렴한 편. 대부분의 블린이 약 4천원에서 6천원 정도다.



동생이 시킨 음료로 '추운 지방 선인장' 이라는 음료인데,

과일쥬스하고 자몽쥬스하고 민트시럽이 들어간 음료다..


그냥 직역을 한건지 가끔씩 러시아 메뉴 보면 어이 없는 이름들이 많다.


(주마 가보면 메뉴 이름 중에 '여보, 이따가 다시 전화할게'같은 메뉴도 있다.)



내가 시킨건 연유, 바나나, 초콜릿 케이크.

190루블이다. 한국 돈으로 치면 대략 3,500원?


완전 저렴하다.

한국에서 이런거 먹으면 최소 6천원 정도는 받을 것 같다.


재료가 연유, 바나나, 초콜릿 처럼 맛 역시 연상되는 메뉴다.

아주 달콤한게 내 몸속에 당이 충전되는 기분이 팍팍 든다.


예전에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팬케이크 집 갔을 때도 라즈베리 연유 팬케이크를 먹었었는데

그때도 엄청나게 당 올라와서 나중엔 포기 했던 기억이..



아주 보기만 해도 당이 오르는 기분이다.



아버지가 시킨건 버섯이 들어간 바바르스키 팬케이크.

아마 버섯이 들어가있다고 해서 시키신 것 같다.


찐 양배추와 바바르스키 소시지, 볶은 양송이가 들어가있는 팬케이크다.

오히려 버섯보다는 바바르스키가 메인인 듯한데, 찾아보니 그냥 러시아 소시지의 일종이다.



동생이 시킨건 바베큐 팬케이크였는데, 어머니는 이게 제일 난 것 같다고 하셨다.



어머니가 시키신건 열대 팬케이크!

파인애플하고 코코넛 플레이크, 응유 버터크림이 들어가있는데 이것도 맛있었다.


파인애플이 들어가서 정말 트로피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팬케이크였음.

내꺼만큼 달지도 않아서 오히려 이게 더 나았던 것 같다.



아, 그리고 러시아 음식점을 다니다 보니까 모르스라는 음료를 팔더라?

한마디로 과일쥬스인데 식당에서 직접 만드는 수제 음료수라 식당마다 파는 모르스 맛이 각각 다르다.


우흐뜨블린에서 팔았던 모르스는 귤로 만든건지, 그런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메뉴판에는 비타민 모르스라고 적혀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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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짜증났던 이유는 블린하고 각자 시킨 음료들이 다 나왔는데,

내가 시킨 베리쉐이크는 한참 있다가 나왔다.


근데 이거 때문에 짜증나진 않았다.

분명히 베리쉐이크를 손가락으로 찝으면서 시켰고 그 주변에 비슷한 메뉴도 없었는데

전혀 이상한 커피 같은 메뉴가 나온 것.


난 설마 이게 베리쉐이크인지? 하고 먹어봤는데 당연히 아니지.

서빙이 잘못 나온건가 하고 직원한테 


'나, 이거 안 시켰고 베리 쉐이크 시켰다.'


하니까 주문을 확인해본다고 하더니 아니라고, 너 칵테일 안 시켰다고 얘기한다.

무슨 소리야 진짜!


아니, 나 베리쉐이크 시켰다고 하니까 자꾸 칵테일 같은 소리를 한다.

이 때 부모님은 다 드시고 옆에 가게 구경하고 있을게~ 하고 나가셨는데,

옆에서 같이 있던 동생은 내 인내심 게이지가 한계치 직전까지 올라가는걸 느꼈을 것이다.


내가 여기서 이거가지고 왈가왈부해봤자 뭐하냐~

그래서 어차피 선불로 돈 내기도 했고 그냥 나왔다.


젠장, 말이 안 통하는게 이럴 때 문제가 생긴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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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주문하고 나서 주문한 영수증을 주는지 모르겠는데, 나는 주문하고 나서 따로 주문서를 안 받았다.

혹시나 나중에 이런 경우가 생길걸 대비해서 주문하면 주문하는데로 


주문한 내역을 확인해보는게 좋을 것 같다.



<아르바트거리 해적커피 옆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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