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수프라, 블라디보스토크의 조지아식 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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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토크에 가면 누구나(?) 한번쯤 들리게 된다는 수프라.

수프라는 정말 모든 사람들이 이견 없이 추천하고 괜찮다고 말할만한 음식점이다.


다른 사람들의 블로그 일정이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갈만한 집 얘기하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곳인데,


내가 작년에 블라디보스토크에 갔을 때는 혼자 여행 했을 때라 들리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가족여행이라 4인 여행이었으니 가볼법 했다.


많은 리뷰들이 수프라 가면 기다릴 수도 있으니 예약을 하고 가라고 해서 

나도 블라디보스토크 숙소에 도착한 이후에 전화를 해봤으나 당일에는 이미 꽉 차서 예약이 힘들단 답변을 받았다.

그 와중에 전화 받은 직원분은 한국말을 조금 할 줄 아는 러시아 직원이었다.


오늘 예약? 오늘은 안돼요.

와서 조금 기다려요.

조금만 기다리면 들어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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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러시아 여행을 다니다보면 조지아 음식점이 많이 보인다.

조지아는 예전에는 그루지아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고 구 소련에 속해있던 나라였다.


그러나 구 소련 해체 이후에는 러시아식 이름으로 불리지 않길 바랬고,

그루지아 라는 이름 대신 조지아라는 이름으로 불리길 바랬다.


요즘 내 세대라면 조지아라는 이름이 더 익숙할 수도 있는데,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은 그루지야라는 이름을 더 익숙해하곤 한다.


(또 얼마전에 조지아하고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 평가전이 있어서 어디서 들어봤는데? 할만한 이름이다.)



수프라는 아르바트 거리에서 해양공원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

아르바트 거리 끝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수프라 입구가 바로 보인다.



가니까 역시나 기다려야 했고,

한 5분 정도 기다렸나? 들어오라고 해서 따라갔더니 바로 자리에 앉는게 아니라

2층에 올라가서 기다리라는 것이었다.

(바로 들어가는 줄 알고 괜히 설렜음)



1층하고 2층으로 되어있는데, 자리가 괜찮다면야 일몰 시간에는 2층 자리에서 일몰을 볼 수 있다.

창가 자리에 앉으면 가능할 것 같다.


안에 사람들은 정말 꽉 차있었고 가게 내부도 시끌벅적했다.



2층에 올라와서 기다리는데 입어보라는 건지 빨간색 옷이 걸려있었다.

그거 입어보려고 하니까 직원이 와서 이것도 겉에 걸치고 모자까지 써보라고 해서 엄마의 패션 완성.

(매너상 스티커를..)



수프라는 한국 사람들이 워낙 많이 와서 그런지 잘 만들어져있는 한국어 메뉴판이 있다.

그리고 러시아의 레스토랑들의 메뉴판을 보니까 가장 앞 쪽에는 이 곳의 메인 셰프의 사진들이 있더라.



사랑과 정성껏 만든 힌칼리.

딱봐도 만두 같이 생겼는데, 맞다.


힌칼리는 조지아식 만두다.



일단 메인 메뉴를 시키기 전에 음료부터 시켰다.

어머니하고 동생은 조지아 맥주를 시켰다.



아버지는 보드카하고 나는 수프라의 흑맥주를 시켰다.

맥주는 그냥 일반적인 흑맥주 맛.


아버지는 보드카를 시켰는데,

꽤 비싼 보드카였는데 저거 한잔에 한국돈으로 대략 4,000원 정도 했었다.



그리고 동생이 시킨 힌칼리.

두개를 시켰는데 하나는 송아지였나? 하나는 양이었다.


그리고 힌칼리도 우리나라 물만두, 군만두처럼

수프라에도 튀긴 힌칼리가 있었다.



동생이 시킨 카헤티식 카슬라마.

카헤티는 조지아에 있는 주 이름 중 하나인데 카슬라마는 그냥 이 음식의 이름인듯.


허브하고 마늘, 삶은 송아지고기가 들어가는 기름이 진한 맑은 수프라는데

맛이 좀 오묘했다.


그리고 조지아 음식에도 고수가 좀 들어가서인지 내 입맛에는 그냥 그랬는데,

우리 가족들은 다 맛있게 먹었다.



이 친구의 이름은 텔라비.

텔라비 역시 조지아에 있는 한 도시의 이름이다.


세 종류의 토마토와 이메리티 치즈(이메리티는 조지아 왕국 이름),

그리고 바질과 석류쥬스와 오일이 합쳐서 만들어진 샐러드.


이것도 식사 전에 샐러드 가볍게 먹는 용으로 먹어서 괜찮았다.



요 녀석은 차코크빌리.

양파하고 향신료를 넣은 토마토 닭고기 요리다.


딱 토마토 닭고기 요리로 맛도 그럭저럭 괜찮은데 위에 고수가 딱..!!

역시나 고수는 나에겐 크흠..


우리 가족이 고수를 얼마나 좋아하냐면 부모님은 고수를 드신다고

즉석쌀국수를 시켜서 거기에 고수를 넣어먹는..



조지아 음식점에 가면 빠지지 않는 메뉴 '하차푸리'다.

하차푸리는 여러 버전이 있는데 이렇게 배 모양의 하차푸리는 아자리아 지방식 하차푸리인데,


아자리아가 있는 곳이 흑해 지방의 해안 도시기 때문에 여기서 보트 모양이 유래 되지 않았나? 싶다.

작년에 러시아 여행하면서 하차푸리가 왜 배 모양인지 봤었는데 기억이 안난다..


보트모양의 빵 안에는 갖가지 치즈와 계란 노른자가 있는데 손으로 빵을 뜯어서 안에 있는 치즈를 찍어먹으면 된다.

조금 짤 수도 있는데 꽤나 별미다.


먹으면 맥주를 부르는 음식..



그리고 역시 조지아 음식점에 빠지지 않는 음식 샤슬릭이다.

샤슬릭은 쉽게 얘기해서 꼬치 구이(?)인데 러시아를 다니면서 많이 시켜먹었던 메뉴이다.


사실 고기라 실패하기도 어려운 메뉴니까.. 

샤슬릭은 종류가 많은데 일반적으로 돼지, 소고기, 송아지, 닭, 양고기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서 먹은건 아니고 내가 먹었던거로는 송아지가 제일 무난했는데,

이 날 송아지는 다 팔리고 재료가 없다고 해서 먹질 못했다.


안되는게 많아서 그냥 되는거 위주로 시켰다.

샤슬릭 역시 하나 정도는 시켜보는걸 추천한다.



식당에 불이 꺼지고..

원래 다 먹고 나서 하나를 더 시키고 먹고 가자고 했는데,

종업원이 온다고 하고 왜 이렇게 안 오는지.. 음식은 왜 이렇게 안 나오는지..


원래 별 생각 없이 기다리긴 하는데,

가족들이 있고 슬슬 먹고 나가고 싶은데 자꾸 안 와서 한참을 기다렸다.


아, 그 이유는 우리나라 식당 같은 경우는 그냥 종업원들이 나눠서 모든 자리를 대응하는 방식이라면

이곳의 레스토랑들은 대부분 테이블마다 담당 직원이 정해져있어서 서빙이나 주문, 나머지 서비스들을

한 명의 직원이 계속해서 대응해준다.


그래서 나도 나올 때 현금으로 팁을 좀 냅두고 나오긴 했다만,

이거 하나 시키고 먹는다고 한 40분 가까이 있었던건 좀 미스..


주문까지야 괜찮은데 추가 주문을 하려고 하면 생각보다 기다리는 시간이 많아지더라.

그래도 다니는 모든 직원들은 얼굴에 항상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우리 가족이 첫 날 저녁으로 수프라에 와서 배부르게 먹었는데,

4인 가족이 와서 총 먹은 비용이 4,360루블. 


한국돈으로 약 82,000원이 나왔다.


이런 레스토랑에서 배부르게 먹고 술 마시고 다 하고 나서 1인당 20,500원이면 굉장히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우리는 술도 더 시켰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와서 배부르게 먹어도 1인당 2만원 보다는 안 나올 것 같다.


이러나 저러나 나도 기대 좀 하고 온 곳이었는데,

가족들도 다 괜찮다고 해서 다행이었다. 


숙소가 아르바트 거리에서 좀 떨어져있는 곳이었기 때문에,

클로버하우스에 가서 숙소에서 먹을 장을 좀 보고 막심을 타고 숙소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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