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는 나를 제외한 얘기는 잘 안하는 편이다.
가족들에 대한 얘기도 잘 안하고 포스팅 중에 여자친구라는 말을 많이 하긴 하지만 여자친구에 대해선 직접적인 얘기를 쓰진 않는다.
블로그란 공개된 공간이지만 나름대로의 프라이버시를 중요시 한달까..
시작부터 얘기가 삼천포로 빠졌는데, 이 포스팅은 써도 괜찮겠다 싶어서 써보려고 한다.
사람들이 누구나 취미를 가지고 있는건 아니지만 각자의 취미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꽤 많다.
요즘 나한테 누가 취미가 뭐예요? 하고 물어보면 전 블로그 하는게 취미인데요.. 라고 대답한다.
예전에는 컴퓨터 게임 좋아하는데요 라고 했지만 요즘은 게임을 하는 것도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일단 흥미도가 좀 떨어졌고, 게임하면서 이제 목표를 설정하지 않고 하다보니까 그냥 즐겁게 한 두판 하고 만달까.
하여튼, 내가 생각했을 때 우리 아버지의 취미는 분재를 가꾸는 것 같다.
아파트 특성 상 분재를 둘 곳이 발코니 밖에 없는데, (우리가 베란다라고 부르는 그 곳은 정확히는 발코니라 불러야 한다. 근데 아직도 나도 베란다라고 부름) 요즘 보면 아주 발코니에 분재로 가득차있다.
얼마나 가득차있냐고?
바로 이만큼 가득차있다. 참고로 여기서 안 보이는 것들도 있고 실내에 들어와있는 것들도 있다.
전에 세보셨을 때 130개 정도 된다고 하셨나?
분명한건 100개는 넘어간다.
분재를 처음 하셨던게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은 안난다.
아마 40대 이후신거 같은데 처음에 분재 하시는거 보면서 스쳐갔던 생각은
아~~ 남자들은 40대가 넘어가면서 여성호르몬의 비율이 높아진다는데.. 그래서 가꾸는거에 취미를 들리셨나? 했던 기억이..
(난 여성호르몬 수치가 높아지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남성호르몬 수치가 20대부터 꾸준히 떨어지는거였다.)
이경규가 나오는 도시어부가 나오기 한참 전부터 도시농부라고 주말농장도 하시고 분재도 하시면서
네이버 밴드에 글과 사진을 올리셨다.
이건 얼마 전에 올리신 산앵두 꽃, 봄을 알립니다! 라고 적어놓으신 사진.
그래.. 봄이 왔구나.
분재가 이렇게 있는 것도 꽤나 많이 정리가 되어서 이렇게 이쁘게 나열되어있는거지..
내가 발코니 들어가는거에 좀 머뭇거리게 되는게 예전에 빨래 말려놓은거 걷으러 가다가 화분 하나 깨먹은 적이 있다.
그 때 갑자기 현기증이.. 서로가 서로를 탓하지 못하는 그런 상황
워낙 부모님 두 분 다 손재주는 있으신 편이라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놓으셨다.
요즘은 토요일 마다 분재 수업을 들으러 가시고 작년에는 일본으로 1년에 한번 열리는 분재 전시회도 보러 가셨다.
정말 분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대단하시다.
분재 말고 분재들을 지켜주는 요정들.
본인이 토끼띠라 그러신지 토끼를 좋아하신다.
우리 집은 토끼, 양, 원숭이, 돼지다.
(아빠, 엄마, 나, 동생.. 이렇게 나이 공개를..?)
이건 내가 예전에 미러리스로 찍은 매화.
조리개를 너무 열어서 핀이 나간게 아쉽다. 다음에는 이런 실수를 안하리라~~
실내에서 조명 없이 찍기가 참 힘들다.
분재의 매력은 요리보고 저리봐도 알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앞으로 보는거랑 옆으로 보는거랑 뒤로 보는거랑 그 느낌이 다르다.
라고 썼지만 누가 한말이..
분재는 가만히 있는데 바뀌는건 내 마음 뿐이구나.. 라고 한 마디를..
이렇게 좋은 취미를 갖고 꾸준히 하시는게 참 보기 좋다.
그리고 아버지의 취미생활을 보면서 또 느끼는거지만.. 취미생활은 역시 돈이 좀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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