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향수 냄새를 참 싫어하는 사람이다.
뭐랄까, 후각에 굉장히 민감해서 그런가 엘레베이터나 공간에서 누군가의 향수 냄새가 굉장히 거슬렸고
지하철 좌석에 앉아있다가도 향수 뿌린 사람이 옆에 앉았는데 그 냄새가 거슬리면 내릴 때가 안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일어나서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학교 다닐 때 설계실의 밀폐된 공간에서 생활을 계속 하다보니까 여자친구가 나한테 홀애비냄새 난다고 섬유향수를 선물해준 적이 있는데
(이 이야기는 그만 알아보도록 하자.. 흑흑)
난 애초에 옷에도 크게 관심 없는 사람이고 악세사리에도 관심 없고 웬만해선 먹을 거에 돈 쓰는 비중을 쓰는 사람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시계도 차고, 벨트도 제대로 된거 하나 사고 싶더니 올해 들어선 향수를 하나 사볼까?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도대체 무슨 바람이 들어서일까? 나도 모르겠다. 돈을 벌기 시작하니까 뭔가 사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걸까?
향수 사볼까? 하는 얘기를 하니까 여자친구가 갑자기 향수에 관심이 생겼냐면서 좋아라 하는거 보니까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어떤 향수가 무난할까.. 일단 가격은 10만원 언저리 까진 괜찮겠단 생각을 하고 찾아봤다.
원래 백화점에 가기 전에는 딥티크에서 나오는 탐다오. 딥티크 탐다오를 살 생각으로 갔었다.
강남 신세계백화점 1층에 향수 매장이 있어서 딥디크를 먼저 갔었는데 직접 가서 시향해보니까 나하곤 좀 안 맞더라.
그래서 딥티크는 일단 뒤로 하고 어디를 갈까 했는데 여자친구가 조말론을 한번 가보지 않겠냐! 라고 해서 조말론 매장에 갔다.
조말론 매장에 가서 딱 얘기했다.
"제가 향수 냄새를 싫어하는 편이라 향이 강하지 않고 은은한 편에 속하는 남자 향수를 찾고 있는데요. 제가 쓸거요."
하니까 몇가지를 추천해주셨다.
근데 정말 내 마음에 쏙 드는 녀석이 나왔다.
여자친구하고 나하고 둘 다 마음에 든다고 한 유일한 향.
바로 조말론에서 나오는 우드세이지 앤 씨솔트다.
조말론에서 시향하고 나서 2층의 다른 리치 브랜드? 향수도 시향하러 갔었는데 냄새 맡자마자 기겁을 하고 나왔다.
내 취향은 도저히 아니었다.
그래서 조말론에 가서 바로 구매를 했다. 30ml와 100ml가 있지만 당연히 가격 차이도 있고,
나는 향수를 처음 사는 사람이기에 30ml로 구매했다. 가격은 93,000원
인터넷에서 사면 더 저렴할 수도 있겠다. 내가 산건 오프라인 매장 가격이다.
일상에서 벗어나 강한 바람이 몰아치는 해변에 있는 모습.
포근하게 감싸는. 씨 솔트로 신선한. 활기 넘치는 향.
테이스팅 노트에 있는 저런 얘기는 사실 다 알아듣질 못한다.
향수 리뷰를 찾다가 티스토리에서 굉장히 재밌고 흥미로운 블로그를 발견했다.
구글에 향수 검색하면 1순위로 나오는 블로그인 366일 향기나는 블로그인데, 이 분이 향수에 대해 설명하는 글들이 재밌다.
약간 상황극을 쓰시는데 이 향수가 나랑 분위기가 잘 맞는 녀석일까? 에 대한 은유적인 묘사를 해준다.
이 향수에 대해 정리하신 구절 중에, 시원한 해변가에서 자몽에이드를 마시는 기분이란 얘기를 하셨다.
나는 자몽을 정말 좋아해서 게임 닉네임도 자몽을 쓰고 그냥 과일 자몽도 좋아하고 자몽에이드도 좋아하는데..
이 향수에서 느껴지는 은은한 자몽향이 내 코를 만족시켜준 것일까?
아직까지도 향수 향이 어색하고 가끔씩은 코가 힘들어서 사고 나서 매일 매일 뿌리지는 않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운 녀석이다.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굉장히 재밌고 다른 향수를 검색하실 때도 한번 찾아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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