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에 온건 굉장히 오랜만이었다.
이 날은 오후 8시 경기였는데, 경기 당일날 회사에서 보고서 제출하는 날이라 전 날 밤을 새고 집에 들어가서 샤워만 간단히 하고 바로 나왔다.
밤새고 오후 3시 정도에 퇴근해서 집 갔다가 오후 5시? 조금 넘어서 나왔던 것 같다.
6호선으로 환승하는 합정역에서 부터 사람들이 많음을 느꼈다.
그리고 유니폼 입은 분들도 꽤나 많이 모였고.
이번 브라질전에는 우리가 유럽 축구를 보면서 익숙하게 느낄 만한 이름의 선수들이 대거 왔던터라 기대가 컸다.
그리고 연일 뉴스에서는 브라질 대표팀이 남산에 갔다, 에버랜드에 갔다 등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 알려줬으니 말이야.
6호선 월드컵경기장 역을 내리면서 부터도 많다고 생각했는데, 경기 시작 시간보다 1시간 30분 정도 일찍 왔는데 사람들이 어마어마했다. A매치 당일에 이렇게 좌판이 많았나? 싶기도 하고.
노포 좌석들을 지나가면서는 더 격하게 느꼈다.
정말 사람들이 북적북적거렸다. 들어가기 전에 배를 채우며 맥주도 한잔 하는 분들이겠지.
이 날 좌석을 4개를 연좌석으로 끊었는데 와이프는 회사가 6시 반에 끝나서 상암까지 오는데 시간이 좀 걸렸고,
- 그래도 경기 시작 전에는 도착했다. -
같이 보기로 했던 형님들과 먼저 만나서 맥주를 마셨다.
밤샜던 터라 맥주 마시면 들어가서 졸린거 아니야? 했지만 그럴 일은 없었다.
(후술 예정)
감사하게도 샌드위치를 미리 사두셔서 한 개를 먹고 남은 한 개는 와이프 주려고 했는데 보니까 샌드위치에 마요네즈가 발려져 있는거 같더라.
와이프가 마요네즈를 못 먹는 턱에 밖에서 순살치킨을 하나 사서 들어갔는데 맛은 그저 그랬다.
정말 어려웠던 티켓팅. 서버가 터졌던 터라 사실 포기할까 생각도 했었는데 오후 5시에 예매 오픈 되고 나서 1시간 20분 만에 예약에 성공했다.
집념과 오기로 예약을 할 수 있었달까.
원래는 모바일 티켓으로 받을 생각이었는데,
예약하면서 핸드폰 번호를 잘못 입력하면 예약 완료 된 이후에 개인정보를 바꿀 수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현장에서 내 신분증과 예약 번호를 보여주고 실물 종이 티켓으로 받을 수 있었다. 덕분에 또 이런 티켓 사진 설정 샷도 남길 수 있었고. 오히려 좋았을지도..
어제 대전에서 했던 칠레전도 그렇고 이 날 상암에서 했던 브라질전도 64,000명이 넘는 관중들이 자리를 채우며 만원 관중이 되었다.
이 날 밤샜던 터라 몸이 졸리고 맥주까지 마셔서 졸린거 아니야? 했는데 경기장에 들어오자마자 이 사람들의 열기와 함성, 그리고 선수들의 모습을 보자마자 온 몸에 아드레날린이 갑자기 막 솟구치면서 하나도 안 피곤하더라.
정말 오랜만에 느끼는 이벤트의 좋은 기운이었다.
경기 시작 전 사진 찍는 타이밍
이 날은 브라질 대표팀도 대표팀이었지만 대한민국 축구 국가 대표팀에 대한 관심 + 코로나 시대도 끝나가서 보복 심리의 예매? + 손흥민의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후 첫 경기 등 사람들의 이목을 끌만한 요소는 굉장히 많았다.
브라질 축구 국가 대표팀
네이마르가 경기 이전에 훈련 미니 게임하는 도중 다쳐서 발이 부은 사진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려서 출전을 못하나 했었는데, 다행히도 선발이었다.
결과야 이미 지금은 다 나온 후고, 1-5로 대한민국이 원 사이드하게 밀리면서 졌었지만 친선전이기도 하고 브라질 대표팀의 경기력이 워낙 좋았던 터라 직관 했던 분위기는 대참사의 분위기보단 브라질 대표팀의 플레이를 감상하는 분위기였다.
경기 끝나고 나중에 내가 보는 축구 커뮤니티 들어가보니 경기 중에 왜 브라질 대표팀한테 야유 하냐는 사람도 있었고(?), 브라질 대표팀이 잘하면 왜 박수치냐 우리 선수들 기 죽게 하냐. 이런 글도 있었지만 현장에선 별 생각 없었는데 말이야..
브라질이 워낙 골을 많이 넣어서 몇 번째 골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선수 세명이 세레머니로 춤을 추고 있었다.
얼마 전 레알마드리드와 리버풀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출전 했던 비니시우스(레알마드리드 선수)도 교체로 출전했다. 그나저나 카세미루는 결승전에서도 뛰고 여기서도 선발이었던 것 같은데.. 체력 완전..
경기는 1-5로 많은 실점을 하며 졌다.
아쉬운 점은 피파 랭킹 1위의 브라질에 워낙 월드클래스 급의 쟁쟁한 선수들이 많아서 그런가 우리나라 대표팀 선수들이 좀 얼어서 제 기량을 발휘 못한 느낌이 컸다.
애초에 체급 차이도 좀 나긴 하지만. 지더라도 이럴 때 크게 지면서 미비한 점을 빨리 보완하는게 좋지 않을까?
경기 끝난 뒤 모습.
정말 오랜만에 목이 쉴 정도로 재밌게 육성 응원을 했던 것 같다.
위에서 얘기한대로 이 날 밤을 샜던 터라, 월요일 즈음에 (목요일 경기였음) 와이프랑 얘기하면서 피곤할 거 같은데 그냥 취소할까? 얘기를 꺼내면서.. 바로 아.. 이거 취소하면 또 아쉬워서 며칠 동안 잠도 제대로 못 자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서 피곤한데도 무리 해서 갔었는데..
정말 안 갔으면 후회 막심할 순간이었다. 경기 직관이나 공연을 간다는 것은 단순히 돈을 쓴다. 피곤함을 무릅쓰고 간다. 시간을 낸다. 이런 단순한 개념을 넘어서서 나에게 항상 살아갈 수 있는 큰 원동력을 만들어주는 것 같다.
파라과이전은 예매 하지 못해서 아쉽지만 다음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에도 또 직관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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