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아와지섬의 꿈의 무대, 안도 다다오의 유메부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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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코코엔역의 고속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유메부타이에 도착하였다. 유메부타이는 일본어로 꿈의 무대를 얘기한다. 이곳은 하나의 건물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건물이 있는 마스터플랜으로 계획된 부지다. 그 중에 중심이 되는 건물로는 웨스틴 아와지 리조트와 국제 회의장이 있다. 


 버스에서 내려서 잠시 웨스틴 호텔에 들어갔다. 날씨도 좀 덥기도 했고 시원한 호텔 로비 주변에서 무료 와이파이를 잡아서 잠시 핸드폰 확인을 좀 하다가 구경을 하려고 했다. 



 로비에 있는 장미꽃과 꽃을 형상화한 소파인데 나름의 인테리어도 많이 신경 쓴 티가 났다.



뭐를 형상화한 장식인지는 모르겠다. 단풍을 표현한건지 그냥 꽃잎을 표현한건지 모르겠는데 벽에 붙어있는 장식이 특이해서 찍어봤다.



 위에서 부터 천천히 물이 흘러내려와서 바닥에 수심이 얇게 물이 깔리도록 해뒀다. 안도 다다오의 건축을 보다보면 물을 건축물을 더 돋보이게 만드는 요소로 쓰는걸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원주에 있는 뮤지엄 산을 봐도 미술관으로 들어가는 입구나 동선 중에 물을 얕게 깔아뒀는데 햇빛에 반짝이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안도 다다오가 얘기하길, 유메부타이를 계획하고 시공하면서 가장 힘들었던것이 사진에 보이는 이곳에 깐 가리비 껍데기를 조달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시중에서 쉽게 파는 재료도 아니고 저 만큼의 면적을 가리비 껍데기로 채우려면 그 양도 엄청나야하니 힘들었을 것이다. 그나마 안도 다다오 정도 되는 건축가가 원한다니 안된다고 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아와지섬까지 오니 한국인이 안 보였다. 오사카 여행 할때는 정말 길에 다니는 반 이상이 한국인 같았는데 여기에 오니까 한국말이 하나도 들리지가 않았다. 뭔가 신기하다고 해야하나. 이곳을 산책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여기에 투숙하러 온 사람들 같았다.



 날이 너무 더워서 건물 안에 있는 카페에서 빙수를 하나 시켰다. 정말 땀이 줄줄 흘러서 등에 땀이 가득했었는데 그나마 빙수를 먹으니 살만했다.



 나는 건축물을 답사하면 화장실도 구경하는 편인데 안도 다다오의 건물을 보면 특히 이런 곳의 디테일도 굉장히 신경 쓰는 편이다. 예를 들어 얘기하면 사진에 보이는 것 중에 세면대 옆에 콘센트의 위치도 노출콘크리트의 점 위치에 가게 계획했다. 예전에 교수님과 JCC 답사를 하면서 이런 얘기를 했더니 안도 다다오 정도 되는 건축가가 그런거까지 신경 쓰는건 당연하다고 얘기하셨던 기억이 난다.



 유메부타이 자체가 천천히 산책하면서 본다는 느낌으로 보면 좋다. 안도 다다오의 건축에 나타나는 형식으로 중정도 있는데 유메부타이의 원형포럼과 타원포럼도 이런 건축적인 요소가 들어간 공간 중에 하나이다. 



 내가 설계 계획을 하면서는 이런 모습의 공간도 계획하기가 좀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막상 이 공간에 와서 느껴보면 크게 부담스러운 기분이 들지 않는다.



 아무래도 섬에 위치한 곳이고 바로 옆에 바다도 면하고 있어서 이곳에서 보는 경치가 꽤나 좋다. 다만 구름도 거의 없던 한 여름이여서 더웠다는 점 빼곤 좋았다.



 백단원으로 올라가는 길에 이런 계단이 있다. 왼쪽으로 가던지 오른쪽으로 가던지 똑같이 올라갈 수 있다. 안도의 의도가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백단원은 백개의 꽃이 피어있는 단으로 이루어진 추모공간이다. 애초에 이 곳은 채석장으로 사용되던 터를 가지고 만든 것인데, 고베 대지진 때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100개의 단은 각기 다른 꽃이 심어져 있는데 4월~5월에 대부분의 꽃이 피어서 이곳이 가장 아름다운 기간이라고 한다.



 위에 끝까지 올라가서 그늘을 찾아 가만히 아와지섬의 경치를 구경했다. 역시 우리나라의 날씨와 비슷하게 그늘에 있어도 습도 때문에 덥긴 마찬가지지만 땀을 조금이라도 식히고 갔어야 했다. 



 백단원에 설치되어있는 엘레베이터 타워. 어느 샌가 노출 콘크리트를 따라 담쟁이 식물들이 타워를 전체를 뒤덮었다.  2년 뒤에 다시 찾아 왔을 땐 식물들이 더 덮은 것 같았다. 여담이지만 이 엘레베이터 타워의 개념을 내가 졸업전시 할 때 써먹었었다. 


 유메부타이는 사실 처음 생각에는 없던 곳이었다. 물의 절에 대해서 찾아보고 나서 그 뒤에 알게 된 곳이었는데 꽤나 좋은 건축공간이었다. 천천히 산책한다는 생각으로 이곳을 둘러보면 괜찮은 곳인데 아무래도 날씨가 제일 거슬렸다. 봄이나 가을 날씨에 이곳을 찾으면 더 기쁜 마음으로 구경할 수 있을 것이다. 아와지섬까지 왔다면 물의 절만 가지말고 유메부타이도 꼭 구경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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