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나는 서울 강남 소재에 있는 건축설계사무소에 다니고 있다.
(사실 건축설계사무소 다닌다는 얘기는 했어도 어디인진 얘기 안했었다.)
우리 회사는 설계 파트 인원으로만 40명 조금 안되는 인원으로 운영되는 중소규모의 설계사무소이다.
난 개인적으로 충분히 만족하면서 지금 회사에 다니고 있다.
왜냐, 나는 여행 다니면서 생각해본 결과 나랑 설계사무소는 안 맞겠다고 이미 결론을 내린 상태였고,
실제로도 설계사무소 말고도 다른 직종도 지원을 했어서 설계사무소 업무에 대해 조금은 회의적인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으나..
와서 해보니까 설계사무소에서 하는 일 방식들이 괜찮았고 나름대로 잘 적응했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지금 쓰는 이유는 이제 하반기도 시작했고, 이미 지원 접수를 마친 회사들도 있고 본격적인 취업활동도 시작할테니
(이미 시작되었다.)
내가 겪었던 경험들을 몇글자 적어볼까 한다.
일단 할말은 설계사무소를 떠나서 각 회사마다 채용 절차나 시스템은 천차만별이다.
그리고 난 포트폴리오 제출을 딱 2군데 했는데, 그 중 하나는 떨어지고 하나는 2차 발표 및 면접까지 진행이 되어 지금 회사에 다니고 있다.
내가 2군데 한 이유는 별건 아니고, 준비 시작한 기간이 너무 늦어서 비교적 늦게 입사 공고가 뜬 회사에만 지원해서 그렇다.
작년 9월 9일날 한국에 들어와서 학교에 복학했고 마지막 학기를 다니면서 포트폴리오 준비를 했는데,
그 전까지 준비해놓은 것도 없고 프로젝트 하면서 3D도 잘 안 올리면서 마감을 해서 작년에 포트폴리오 준비하면서 3D 모델링도 다 하고,
포트폴리오도 만들고 기존에 했던 도면들도 좀 디벨롭하다보니 시간이 없었다.
요즘 설계사무소들이 8월 말부터 시작해서 11월까지 지원을 받는데 나는 9월에 들어와서 준비를 했으니 시간이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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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지원했던 시기부터 어떤 회사를 고르면 좋을까? 까지 길게 써볼까 하다가 너무 판 벌리면 쓰기도 싫어질 것 같아서 그냥 면접 때 어떤 질문 들었는지 써볼까 한다.
참고로 앞서 얘기한대로 회사 2곳 지원해서 1곳에서 발표 및 면접 보고 취업했으니 표본이 1개 밖에 없다.
물론 주변 친구들한테 물어본 정보도 있지만 그냥 이런 것도 있구나~ 하면서 가볍게 봤으면 한다.
당연히 회사마다 사람도 다르고 분위기도 다르고 면접 때 나올 질문들도 전혀 다를테니까!
그리고 '정답'은 없다.
1. 우리 회사에 왜 지원했는지?
- 사실 이건 어떤 회사를 가든지 나올만한 질문 같다. 우리 회사에 왜 지원했는지?
- 학교에서 프로젝트 하면 처음에 컨셉 생각안하다가 나중에 패널 만들 때 컨셉 생각하는 것 처럼, 이것도 끼워맞추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결국에 이 회사를 지원한 내 동기가 무엇이었는지? 얘기하면 되지 않을까?
한마디로 자기가 정말 지원한 이유를 말하든지 아니면 회사 프로젝트 얘기를 하든지..
난 개인적으로 이 곳에서 배워보고 싶다 한 곳이 하나 있었다. 모 아뜰리에인데, 그 분들의 설계 프로젝트들 보니 괜찮은 작품들이 많아서 가고 싶단 생각을 했지만 신입사원 계속 안 뽑다가 내가 취업하고 나니까 올해 1월 달인가 공고 올리시더라.
내가 꾸준히 소식을 보던 곳 같으면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이 프로젝트들 보고 인상 깊어서 지원했다고 얘기할 수 있었을 듯.
2. 본인의 설계 스타일이 어떻다고 생각하는지?
- 난 학교 다닐 땐 약간 틀에 박힌 스타일이라고 해야하나? 4학년 때 교수님이 프로젝트 다 끝나고 마지막이 1:1로 상담하면서 했던 말씀이
"ㅇㅇ아, 너는 설계를 설계로 생각하는게 아니라 수학 문제처럼 생각하는거 같아." 였다.
그 한마디가 굉장히 와닿았다. 정말 난 수학문제처럼 생각하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뭐, 개인적으로는 이게 나쁘다곤 생각안한게 난 내가 계획하는 프로젝트에 있어서 이게 실제로 지어지면 어떨까? 공간감은 어떨까?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공간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사실 디자인 면에 있어선 좀 틀에 박힌 디자인이 나오기도 했다.
그래서 난 이 때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계획을 추구한다고 했었나? 실제로 그러기도 했고.
3. (발표를 했었는데) 이 프로젝트 선정한 이유가 뭐죠? 단순히 성적이 잘 나와서 그런가요?
- 내가 선정한 프로젝트가 졸업 프로젝트가 아니라 4학년 때 했던 공유주거 프로젝트였는데, 이 프로젝트 하면서 정말 우여곡절도 많고 밤새는 시간도 많고 고민했던 시간도 많았다.
그래서 내가 단순히 성적이 잘나와서 선택한게 아니라, 내가 프로젝트를 발표 해서 다른 사람을 설득하려면 나 자신부터 프로젝트에 확신과 자신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건축에 대해 고민 많이 하고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밤도 가장 많이 샌 프로젝트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지나가는 얘기로 하자면 결국에 프레젠테이션은 자신감인거 같다. 그게 근거없는 자신감이든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자신감이든, 확신을 갖고 얘기해야한다. 내가 그냥 설명하기 위한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휘어잡고 내 생각에 조금이나마 동조, 혹은 공감을 받기 위한거니까.)
4. 프로젝트 진행하면서 회사 선배들과 의견이 안 맞으면 어떻게 할껀가요?
- 이건 건축에 대한 얘기는 아니고 일반적인 업무 이야기인데 내가 당시 했던 말은.. (이런 질문 생각도 안해봄)
'건축에는 답이 없기에 프로젝트 하면서 당연히 의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 계신분들은 10년, 20년 많게는 30년 가까이 건축 하신 선배님들이기에 때문에 그 분들의 의견을 먼저 따르되 그 중에서도 제가 주장할 부분이 있으면 명확하게 의견을 제시하겠습니다.'
라고 답변했다.
5. 본인 성격에 단점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 난 고집 있다고 얘기했다. 뭐, 고집 있는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지 않나?
6. 여행 다녀오면서 느낀 점이 뭐가 있나요?
- 난 포트폴리오부터 자기소개서까지 내가 여행 다녀온 이야기를 썼었는데, 그거 보시곤 여행에 관련된 질문도 하셨었다. 이 질문은 정말 내가 지금까지 느꼈던 감정 그대로 답변했다. 이건 뭐, 느끼기 마련이라 패스.
- 하고 싶은 말은 꼭 정해진 질문이 아니라 자기소개서나 포트폴리오 보면서 얘한테 이런건 좀 궁금한데? 하면서 질문을 할 수도 있다는거다.
7. 3D 모델링하고 조감도, 투시도는 본인이 다 작업한건가요? 아니면 누가 작업해주는 친구가 있었나요?
- 포트폴리오에 3D 모델링하고 렌더링한 이미지를 올렸는데, (사실 대부분 넣기도 하고)
나는 평소에 학교에서 프로젝트를 할 때 3D를 잘 안 올리는 편이었는데, 작년에 포트폴리오 준비하면서 안 했던 3D 모델링 다 하느냐고 시간이 좀 걸렸다. 내가 다 했으니 자신있게 제가 다 했다고 얘기했다.
3D 툴 뭐 다뤘냐고도 물어보시더라. 당시에는 Rhinoceros 로 작업했었는데 회사 들어오고 나선 라이노 한번도 안하고 스케치업만 사용하고 있다.
회사마다 좀 다른데 라이노를 주력으로 쓰는 회사들도 많다. 우리회사는 스케치업만 쓰고 있는데 난 스케치업 한번도 안하다가 회사에 들어오고 나서 하나씩 하면서 배웠다. 닥치면 어떻게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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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질문이 있었을까.. 면접 볼 때 몇 가지 질문 더 들은거 같은데 생각이 안난다.
앞서 얘기했던대로 이건 그냥 내 경험일 뿐이니 아~ 이런 질문도 있었구나 가볍게 보심이..
나중에 생각나면 더 적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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