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순천여행] 무진기행, 안개가 자욱했던 순천만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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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체크인을 하고 한 1시간 반 정도를 밍기적거리다가 순천만에 가기로 했다.

숙소에서 순천만까지 버스를 타고 충분히 갈 수 있지만,


날씨도 덥고 버스도 언제 올지 몰라서 그냥 택시를 타기로 했다.


숙소는 순천 이마트 근처였는데 순천만까지 9,400원이 들었다.

카카오 앱으로 불렀는데 순천은 카카오 택시 쓰는데 문제 없었다.


예전에 전주 내려가서 택시 잡으려고 할 때 고생했던거 생각하면..

내가 전주 갔을 때 그 땐 카카오택시를 기사님들이 안 쓰고 한옥콜인가? 그거로 전화를 해야 오는 방식이었는데,

요즘은 어떻게 하고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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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님한테 순천만 간다니까 이런 날씨에 순천만을 가냐고 얘기하신다.


하하, 뭐 순천까지 왔는데 비 오더라도 그냥 한번 가봐야죠.


이 날은 일본 즈음에 있었던 태풍의 영향인지 우리가 순천도착할 때 부터 비가 왔고,

순천만에서 일몰을 보려던 우리의 계획은 정말 처절하게 빗나갔다.



순천만 습지의 입장권으로 순천만 국가정원도 함께 입장할 수 있었다.

당일만 되는 줄 알았는데 다음날까지도 이용할 수 있다고..


원래 성인 기준 입장료가 1인당 8,000원인데

올해는 순천 방문의 해라고 1,000원 할인된 가격인 7,000원에 입장할 수 있었다.


(여자친구가 순천 방문의 해 덕분에 천원 할인 받았다는 얘기를 꼭 쓰라고..)



순천만 습지 종합안내도.

순천만 습지에 들어와서 사람들이 많이 가는 용산전망대까지만 가도 최소 2시간 정도가 걸린다.


입구에서부터 용산전망대까지 대략 1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일몰을 보러 갈 생각이라면 시간 계산을 잘하고 가야한다.

못해도 일몰 시간 1시간 반 전에는 입장을 해야 딱 맞지 않을까?




본 입장권 소지자는 발권일 다음날까지 순천만정원 관람 가능.

원래 다음날 갈까 생각을 해봤지만, 시간 여건상 맞지 않아서 안가게 되었다.


자, 제목에도 안개가 자욱했던 순천만 습지라고 써놨는데 안개가 얼마나 심했냐?



진짜 이정도였다.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 있어서 앞이 희미하게 보일 정도랄까..

그리고 얼마나 습하던지, 정말 습식사우나에 들어와있는 기분이었다.


온 몸에 미스트가 쉴 새 없이 뿌려지는 그런 느낌..

땀인지 물인지 뭔가 찝찝한 느낌이 계속 되었다.


이 다리가 무진교다.



무진교의 이름은 무진기행에서 따왔는데, 김승옥 소설가의 작품이다. 

무진기행에 한 구절을 쓰면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오면, 밤사이에 진주해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삥 둘러 싸고 있는 것이었다. 

무진을 둘러싸고 있던 산들도 안개에 의하여 보이지 않는 먼곳으로 유배당해버리고 없었다. 

안개는 마치 이승에 한(恨)이 있어서 매일 밤 찾아오는 여귀(女鬼)가 뿜어내놓은 입김과 같았다.

 해가 떠오르고, 바람이 바다 쪽에서 방향을 바꾸어 불어오기 전에는 사람들의 힘으로써는 그것을 헤쳐버릴 수가 없었다. 

손으로 잡을 수 없으면서도 그것은 뚜렷이 존재했고 사람들을 둘러쌌고 먼 곳에 있는 것으로부터 사람들을 떼어 놓았다.

 안개, 무진의 안개, 무진의 아침에 사람들이 만나는 안개, 사람들로 하여금 해를 바람을 간절히 부르게 하는 무진의 안개, 

그것이 무진의 명산물이 아닐 수 있을까!



김승옥은 소설가는 무진기행을 순천을 두고 쓴건 아니었지만,

그의 고향이 순천이다.


찾아보니 순천만 국가정원 주변에 순천문학관에 김승옥관이라는 곳이 있단다.

이번 여행을 준비할 단계에선 알지 못했다. 


그렇게 날씨는 흐리지만 안개가 자욱히 깔린 순천만을 둘러보게 되었다.



건너편에서 한 커플이 걸어오고 있는데, 주변 모습들 하고 너무 이쁘게 담길 것 같아서 사진을 찍었다.



원래는 용산전망대까지 올라가보는게 목표였는데,

비도 왔고 날씨가 좋지 않아서 가는데는 무리라고 판단했고 올라가는 길 앞까지만 갔다.



습지 바닥을 봤더니 무슨 구멍도 있고.. 게가 막 돌아다니고 있었다.

뜬금 없이 발 헛디뎌서 저기에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갑자기 발이 푹푹 꺼지더니 빨려들어가는거 아닌가.. 엉뚱한 상상을..



이 날 찍은 사진이 전체적으로 으스스하다. 그래도 마음에 드는 사진들이다.

우중충한 날씨와 당시 내 기분을 대변해주는 느낌이다.



지나가다가 두루미인지 백로인지, 새 한마리가 고고하게 서있어서 잠시 담았다.



순천만에서 찍은 사진들 중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사진.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순천만의 모습.


이 사진을 올리니 무진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이런 느낌일 것 같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정말 기분 좋은 말이었다.



뜬금 없지만 오랜만에 내 사진을..

여자친구가 핸드폰으로 찍어준 사진이다.


사진 찍을 때면 렌즈 갈아끼우는거 때문에 저렇게 가방을 앞으로 메고 다닌다.


원래는 아름다운 일몰을 구경하러 올 생각이었는데 흐린 날씨에 보질 못해 아쉬웠지만,

그래도 안개가 자욱하게 낀 순천만을 나름대로 즐길 수 있어서 재밌었다.


순천만을 올 때도 택시를 타고 왔고, 다시 시내로 돌아갈 때도 택시를 타고 나갔다.

순천만 습지 주차장을 나가서 도로변으로 가니까 택시가 2대 정도 기다리고 있더라.


순천여행 다음 이야기는 굉장히 맛있었던 마늘 통닭, 순천 풍미통닭으로 돌아오겠다.


여자친구와 함께한 순천 1박 2일 여행 일정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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