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나의 건축학과 5학년 생활은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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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과는 그냥 보기엔 꽤나 매력적인 학과다.

여기 저기서 도대체 건축학과를 어떻게 표현했길래..


가령 예를 들면 건축 관련된 콘텐츠가 있었다면 건축학개론이 가장 먼저 나오고

신사의 품격에서 건축 설계사무소가 나왔었다..


그 다음에 또 뭐가 있었나..

건축학과는 그런 이상과는 전혀 다른 곳인데 말이야 (?)


원래 블로그에 쓰려고 했던 것 중에 건축학과의 생활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려고 했는데

너무 주구장창하게 쓸 것 같아서 나중에 쓰기로 하고,


그냥 건축학과의 마지막 학년, 졸업전시를 준비하는 학년에 내가 무엇을 하고 지냈을까 핸드폰에 있는 사진을 둘러봤다.


그 얘기나 좀 써볼까 한다. 



우리 학교 같은 경우는 설계실, 즉 스튜디오가 이렇게 방 처럼 되어있었고

우리 학년은 인원수가 많이 없어서 같은 학년의 모든 사람들이 한 방에 있었다.


물론 여기서도 집에 잘 가는 학생들과 나처럼 설계실에서 먹고 자고 다 하는 학생들로 나뉘는데

나같이 지내는 친구들이 몇 명 있었다.


설계하면서 맨날 작업하다보면 어깨가 뭉치니까 사이 좋게 어깨 풀어주자면서..



그리고 학교에서 라꾸라꾸 침대를 갖다놓고 먹고 자고를 했다.

그러다보니 교통비는 안나와도 식비가 참 많이 나왔다.


일단 학교에서 삼시세끼를 다 해결하니까.. 여기서 무엇을 해먹을 수도 없고 계속 다 시켜먹었다.

이건 한창 맛들렸던 고기인데 꽤 비쌌지만 5학년 때 배달의 민족을 쓰다가 알게 되어서 많이 시켜먹었던 기억이..



설계실 생활하는데 건축학과 건물 공학관이면서 비가 오면 천장과 벽에서 비가 샜다.

에휴.. 보수 공사를 해도 똑같은 이 건물은 도대체..


그래서 비가 엄청나게 오는 날이면 이렇게 슬리퍼 신고 뒷처리를 해야했다.



대지 모형 만들다가 시원하게 엄지손가락 살을 날려서 병원을 다녀오기도 했다.

모형 만들면서 한번도 다친적 없었는데 5학년 돼서 다친..


건축학과 다니다보면 모형 만들 때 칼을 쓰는데 잘 썰기 위해서 항상 날카로운 상태를 유지하다보니까 이렇게 불상사가 생기곤 한다. 



앗.. 속옷이..


이렇게 전기장판하고 츄리닝하고 수건하고 속옷하고 등등..

집은 그냥 빨래하고 좀 자고 밥 먹고 하는 정도였다.


일요일날 저녁에 학교에 가서 금요일날 저녁에 집에 돌아오는 생활을 대략 3년 정도 했다. 



대지모형을 다 만들면 이렇게 뭘 올려보기도 하고..

항상 머리 속에서 생각을 담아두는거랑 모형으로 만들어보는거랑 전혀 다른 결과물이 만들어진다.



뽑아놓은 도면 위에 트레이싱지를 깔고 내 생각도 한번 그려보고..



프로젝트 할 부지를 선정하기 위해서 실제로 가서 보기도 한다.

애증의 해방촌이다.


내가 졸업 전시 했던 부지가 해방촌인데 그래서 참 정이 많이 들은 곳이다.



그리고 설계실 생활을 하면서 먹고 자고 하다보면 같이 생활하는 동기들하고 술 마실 일도 많아진다.


진짜 지금까지 먹은 술은 대학교 생활.. 아니 설계실 생활하면서 정말 많이 마신 것 같다.

어차피 내일이 없다고 생각하고 마시고.. 집 갈 걱정도 안해도 되고..


그냥 라꾸라꾸 누워서 자면 되니까 이 때 정말 술 많이 마셨었다.



5학년 생활을 보냈던 내 자리. 위에는 모형과.. 아니 여기서도 인형이(?)

그리고 컴퓨터와 라꾸라꾸와 의자들도..



아이유 팬인 나는 2017년 아이유 캘린더를 책상에 올려놨었고.. 각종 필기구도 올려놨었다. 



그리고 내 자리 뒤에는 같이 쓰던 냉장고 하고 전자레인지까지..

그리고 학교 다니면서 내가 봤었던 책들..


저기서 많은 책들은 누가 가져갔는지 없어지기도 하고 학교에 남은 애들 주기도 하고..

몇권은 집에 가져왔다.


이렇게 졸업 설계를 쭉 진행하다보면.. 정말 순식간에 졸전까지 간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나를 도와줬던 친구들 덕분에 무사히 졸업전시까지 할 수 있었다.



내 사진 제외하곤 매너상 모자이크를..


졸업 모형 위에 올려놓는 다면서 애들이 이렇게 내 사진 컬렉션을 만들어놨다. 



너무 고마운 사람들.

잘 마무리 할 수 있었고 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받아서 참 감사한 졸업전시였다.


하지만 졸업 전시는 내가 한게 아니다..

나를 도와주는 친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뿐.. 내가 한건 그냥 20% 정도 되는 듯 하다.



어디서 만들어왔는지 내 얼굴로 스티커를 만들어서 처음처럼에 승열처럼이라고 붙혀서 올려놔줬다.

저 소주병은 아직도 들고 있다.



그렇게 난 졸업전시를 마무리 할 수 있었고, 지금 졸업도 하게 되었다.

5학년 1학기 졸업 전시를 마쳤다.


졸업전시를 한게 2017년 7월 초니까 벌써 1년 반도 넘어 2년 가까이 된다.


5학년 생활을 되돌아보면..


학교 설계실에서 게임도 정말 많이 했고..

술도 정말 많이 마셨고..

학교에서 살다시피 했고..

시원하게 손가락도 베어서 피도 철철 나보고..

스트레스도 정말 많이 받았고..

매일 매일 속에 화를 담고 살았고..


했지만 지나고보니 많은 사람들에게 참 고마움을 느꼈던 한 학기었다는 것..



아, 그리고 학교 후배 중에 유튜브에서 치즈스트럭쳐라는 이름으로 건축학과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친구가 있다.

나도 구독하고 보는 중인데 좋고 유익한 콘텐츠를 많이 만들고 있다.


건축학과에 오고 싶어하는 친구들의 궁금증을 많이 해소해준달까.


난 그냥 의식의 흐름대로 얘기한거니.. 

혹시나 건축학과 생활이 궁금해서 내 블로그에 와주신 분들이라면 이 친구의 유튜브를 한번 보시는 것도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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