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모스크바 여행 이야기 : 고리키 공원과 붉은광장, 북한식당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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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10일차, 11일차의 이야기.

 - 포스팅을 하는데 고민이 많았다. 분량 조절을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이 많았는데 전체 이야기를 다 쓰는건 무리인듯 하고 부분 부분 올려야겠단 생각을 했다. (현재는 여행 23일차)

 오늘도 느지막히 숙소에서 일어나 어딜 가볼까 하다가 모스크바에 있는 고리키 공원까지 걸어가보기로 했다. 숙소에서는 걸어서 대략 40분 정도 걸리는 위치에 있었다. 지나가다가 본 레닌 동상. 

모스크바에 있는 고리키 공원은 1928년에 개장되었다. 공원이 굉장히 커서 들어가는 입구도 여러 개로 나뉘어있는데 내가 걸어왔던 곳에서 가장 가까운 입구였다. 

고리키 공원은 평범한 공원 중 하나이다. 어제 봤던 공원이 굉장히 현대적인 조경과 건축계획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곳은 정말 공원다운 느낌이 들었다.

공원의 규모가 꽤나 큰편이고 작은 호수나 이런 분수대도 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곳이다. 대도시에 이런 공원이 있다는 것이 부러운 점 중에 하나다.

 5월 달이었지만 러시아 날씨엔 이 때 막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벚꽃이 피면 사진을 찍듯이 러시아 친구들도 나무 아래서 사진을 찍으며 놀았다.

굉장히 여유롭게 공원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었다.

한쪽에는 이렇게 튤립이 피어있기도 했다. 얼마 전에 피드백을 받았는데 꽃시장에서 파는게 튤립 씨앗이 아니라 구근이라고 한다. 아무리 봐도 씨앗치곤 너무 크다고 생각했는데 애초에 달랐던 것이다.  

가만히 벤치에 앉아있다가 하늘을 봤는데 나무하고 하늘이 너무 이뻐서 사진을 찍었다. 정말 아무렇지 않게 있다가 고개만 들었을 뿐인데 보이는 모습이 완전 달라보일 때가 있다. 

한 두시간 정도 안되게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한국이라면 저녁 시간 대지만 여긴 하루가 길어서 저녁 같이 느껴지지 않았다.

 Lepim i Varim 이라는 모스크바 음식점인데 러시아식 만두를 판다. 정확히는 펠메니라고 부르는데 안에는 고기속이 들어가있다. 신기하게도 만두피가 검은색이었는데 고기가 들어가서 맛은 무난했다.

어제는 Zaryadye 공원에서 성 바실리 대성당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오늘은 붉은 광장에서 사진을 찍기로 했다. 삼각대를 설치해놓고 꽤나 재밌게 사진을 찍었다. 

저녁 해가 지고 나면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것 처럼 굼 백화점에도 조명이 들어와서 붉은 광장의 야경을 더 아름답게 수놓는다. 마음에 드는 사진 중 하나이다.  

 붉은 광장 사진을 찍고 있는데 갑자기 러시아 형님이 옆에 다가와서 말을 걸길래 러시아어 못한다고 하니까 사진 찍냐고, 우리 사진도 한장 찍어달라 해서 찍어줬다. 이메일이라도 알려줬으면 메일로 보내줬을텐데 찍은걸 보더니 고맙단 말만 하고 바로 갔다. 

 꽤나 재밌는 하루였다. 워낙 사진을 찍어주는걸 좋아하긴 하는데 이 날은 다른 사람 사진을 많이 찍어줬다.  

 다음 날 점심으로 뭘 먹을까 하다가 모스크바에 북한 식당이 있단 정보를 얻었다. 굉장히 호기심에 가보게 되었는데 트램 타고 15분 정도 되는 거리에 있는걸 찾았다.

모스크바에 있는 북한 식당 고려, 아울렛 매장 옆에 붙어있는데 지하로 내려가야한다. 

입구부터 범상치가 않다. 이 그림을 본 순간부터 갑자기 긴장이 됐다. 들어갈까 말까 한참을 고민했다.

들어가니 종업원분이 혼자 오셨습니까? 라고 반겨주셨는데 기분이 묘했다. 메뉴가 굉장히 많아서 잠시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는데 이 날은 평양랭면을 먹으러 가기로 생각하고 방문했다.

맛은 평양냉면 맛이었다. 한국에선 원래 잘 안먹는 음식이기도 해서 심심한 맛 그대로 느껴졌다. 근데 진짜 너무 긴장돼서 이게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고 먹었다. 

약간 몰래카메라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점심 식사도 마치고 메트로를 타러 가는데 백화점에 대형 마트가 있어서 잠시 구경하고 왔다. 지나가다가 마트가 있으면 아무 생각없이 한바퀴를 둘러 보게 되는데 그러다보면 군것질 거리도 조금씩 사게 된다.

성 바실리 성당을 워낙 보고 싶어했으니 내부도 한번 들어가보게 되었는데 외부의 아름다움에 비하면 내부는 딱히 볼만한게 없었다.

 - 학생 기준으로 150루블이다.

대부분이 역사에 관련된 내용인데 성당도 1층, 2층으로 나뉘어 있어서 성당이란 공간을 온전히 느낄 수가 없었다.

그나마 좋았던건 2층에서 성악 하시는 분들의 노래를 잠시 감상할 수 있었다. 확실히 성 바실리 성당은 외부에서 바라보는게 가장 아름다웠다.

니콜스카야 거리에서 본 alenka 매장. 초콜릿 매장인데 저 아이 그림이 포장지에 그려져있다. 러시아에선 꽤나 유명한 초콜릿 브랜드인듯 하다.

모스크바 백화점 중에는 어린이 백화점이 있다. 온전히 어린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곳인데 규모가 굉장히 컸다. 4층 규모로 이루어져있다. 

1층에 들어가자마자 디즈니 전문 매장이 있었다. 학교 동생 중에 디즈니 완전 덕후가 있어서 그 친구 생각이 먼저 났다. 아마 여기 왔으면 정신을 못차릴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레고 매장이 가장 반가웠다. 판매하고 있는 레고 제품도 굉장히 다양했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전시품들도 엄청나게 퀄리티가 높은 것들이 많았다. 어렸을 때 그냥 갖고 놀았던건데 이 정도 규모의 레고를 보면 좀 놀랍게 느껴진다.

4층까지가 매장이고 5층은 영화관과 식당에 있는데 이 건물 전체가 어린이 제품이 들어가있다는게 참 재밌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손님들로 엄청 북적일 것이다. 

이 날 먹었던 저녁. 아마 송아지 고기를 다져서 만든건데 원래는 다진 고기가 아니라 구운 고기를 먹으려 했지만 메뉴를 잘못 시켰다. 아무래도 고기다 보니 맛있었다.

하루를 마무리 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버스를 탔더니 내릴 때 까지 승객은 나 혼자밖에 없었다.

내일 점심에는 체크아웃을 하고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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