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베니스 본섬 여행, 베니스 가면축제를 즐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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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니스에 도착해서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 바로 1년에 한번 열리는 (정확히는 3주 정도 열린다.) 가면 축제를 한다는 것이었다. 베니스 가면 축제에 대한 정보는 아예 모르고 갔었는데 정말 운이 좋았던 경우였다.   



 베니스 본섬에서 다리를 타고 넘어가야 있는 메스트레에 숙소가 있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로마 광장에서 내린 후 수상버스를 타고 산 마르코 광장 쪽으로 갈 생각이었다. 저렇게 수상 버스 플랫폼이 있고 들어갈 때 카드를 찍고 타야한다.



수상버스는 참 재밌는 경험이었다. 이런걸 타본 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베니스에서 처음 타봤고 아마 타게 되는건 베니스가 마지막일 것이다.



 날씨가 매우 화창해서 기분이 좋아졌다. 베니스 여행은 어제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만났던 한희누나와 같이 구경하기로 했다. 누나는 베니스 본섬 밑에 주데카섬에 숙소가 있었는데 산 마르코 광장으로 나오기 위해선 역시 수상버스를 타야한다. 



 베니스에선 기본적으로 수상 버스를 타고 다니고 돈을 내면 수상택시나 곤돌라를 탈 수 있다. 곤돌라 같은 경우는 배가 한번 뜰 때 가격이 정해져있는데 예를 들면 한번 뜰 때 100유로라 치면 혼자 타도 100유로, 6명이 함께 타도 100유로다. 가격은 뱃사공과 직접 흥정을 하고 타야한다. 



 어제 저녁에 산 마르코 광장에 왔을 때는 사람들이 많이 없고 차분한 분위기였는데 오늘 오니까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정말 광장에 가득찼다고 해도 무방했다.



 일단 가면을 쓴 사람들도 많았는데 산 마르코 광장에 무대를 설치해서 가면 컨테스트를 했다. 물론 서서 구경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여기저기 가면을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들을 찍는 사람도 많았기에 나도 부담 없이 사진을 찍으러 다녔다.



 누나와 만나자마자 일단 점심을 먹었다. 점심은 누나가 구글맵스에 여러 군데를 찍어와서 그 중에 괜찮아 보이는 곳에 갔는데 사람들이 굉장히 북적였고 음식을 시킨 후에 받아서 먹는 식당이었다. 약간 카페테리아 형식인 곳이었는데 모짜렐라 튀김과 먹물 파스타를 먹었는데 먹물 파스타는 진짜 맛있었다. 지금까지 먹어봤던 파스타와는 아예 다른 느낌이었다. 

 

 가격은 한 명당 5.9유로씩 냈는데 내가 찾아보고 간 곳이 아니라 가게 이름을 모르겠다.  



거리에는 이렇게 가면 축제를 즐기기 위해 분장을 한 사람들이 많았다. 지나가다가 사진을 찍어도 다들 흔쾌히 포즈를 취해줬다. 별에 별 분장을 만났던 날이었다. 



 점심을 먹고 나서 다시 산 마르코 광장 쪽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둘 다 롤링 베니스 카드를 갖고 있어서 수상버스나 실컷 타자는 생각으로 걷지 않고 수상버스를 타기로 했다. 



 사진에 보이는 곳은 산 조르조 섬의 모습이다. 두칼레 궁전 쪽에 있는 정류장에서 수상버스 2번을 타야 갈 수 있는 곳인데 이 날 일정 중에 간 곳이었고, 저기서 보는 베니스 본섬의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내려가면 사진이 있다.  



 연두색과 빨간색의 컨셉으로 매우 화려한 복장을 입은 분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베니스 가면 축제는 대략 3주간 진행되는데 마지막 주로 갈 수록 축제가 성대하게 진행된다고 하고 이 때가 축제의 마지막 주였다. 



 어제 저녁에는 광장에 아무것도 없었는데 자고 다시 오니까 가설 무대하며 의자까지 완벽하게 행사장으로 준비가 되어있었다. 저녁에는 정말 조용했는데 지금은 북적이다 못해 시끌벅적했다.



 산 마르코 광장이 정말 아름다운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 종탑이 있기 때문이다. 종탑은 산 마르코 광장을 기준으로 남서쪽에 배치되어있다. 넓은 광장만 있었다면 그저 그런 곳이 됐겠지만 화룡정점이라고 평면 위에 수직적인 점 하나가 딱 찍히니 나폴레옹의 표현대로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응접실이 되었다. 



 산 마르코 광장의 종탑은 8유로를 내면 올라갈 수 있다. 다행히도 엘레베이터가 있어서 걸어올라갈 수고는 안해도 된다. 종탑에 올라와서 베니스의 모습을 보는데 정말 와! 하고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종탑에서는 두칼레 궁전과 베니스의 바다를 함께 볼 수 있다. 참 지금봐도 기분이 좋아지는 풍경이다. 



 산 마르코 광장 옆에 바로 있는 산 마르코 대성당의 지붕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산 마르코 대성당은 고딕 양식으로 지어졌고 총 5개의 돔이 올라가있는 형태인데 한 개의 돔은 공사중에 있었고 전면 파사드의 테라스 부분도 공사 중에 있었다.



앞에 보이는 섬이 산 조르조 섬이고 사진 상에서 수평선을 따라 나있는 또다른 섬이 보이는데 저곳은 리도섬이다. 리도섬은 베니스의 부촌이고 고급 리조트나 호텔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저곳에 있는 호텔들은 각각의 프라이빗 비치가 있다고 하는데 기본적으로 1박에 몇십만원은 나가는 곳들이다. 



여기서 보니까 산 마르코 광장에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몰려있는지 더 체감할 수 있었다. 사람들이 정말 빽빽하게 들어차있다.



 조금 신기하게도 시가지 쪽에 화재가 난걸 보게 되었다. 베니스에는 차량이 못 들어와서 역시 소방차도 진입이 안되는데 헬기가 와서 공중에서 물을 뿌리는 방식으로 화재진압을 했다. 아마 제대로 진압이 되진 않았을 것 같다. 



 산 마르코 대 성당은 그리스도교 초기의 성인인 성 마르코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성당인데, 성 마르코는 지금 베네치아의 수호성인이다. 베니스는 베니스의 상인이란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무역으로 부를 축적한 도시였고, 이곳에 지어진 성 마르코 성당 역시 굉장히 화려하게 지어진 편이다. 



 약간 얼음 공주처럼 하늘색의 드레스를 입고 온 사람도 있었다. 가면 축제에 이렇게 분장을 하고 온 사람들은 본래 자기 모습을 숨기고 하루 동안은 온전히 자기가 표출하고 싶은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이 친구들은 좀 기분이 나빴던 애들인데 사진을 찍자고 먼저 하고나서 이렇게 사진을 찍으면 돈 내놓으라고 겁박을 주는 애들이다. 가서 사진을 찍었다가 자꾸 붙잡고 안 놔주길래 주머니에 있던 동전 몇개 던지고 나왔다. 기분이 좋았다가 얘네들 때문에 기분이 나빠졌다.



 누나의 숙소에 잠시 들릴겸 본섬에서 주데카 섬으로 넘어갔다. 주데카 섬에 있는 Generator Hostel인데 내 기준으로는 숙소 값이 굉장히 비싼 편이었다. 베니스 본섬에 있는 숙소들은 대부분 가격이 비싼편이다. 



시끄러운 본섬에 비해 여기는 참 한적했다. 본섬의 분위기도 마음에 들지만 여기는 참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돌아다닐 수 있었다.



 블로그 포스팅을 하려고 모아둔 사진을 한번 보고 있는데 한희누나랑 같이 찍은 사진은 이거 밖에 없었다. 눈은 또 왜 저렇게 감았는지. 여기에 있던 사람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해서 찍어줬더니 너희도 찍어줄까? 라고 물어봐서 찍게 되었다.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는 본섬 말고도 주데카 섬에도 분장을 한 사람들이 있었다. 주데카 섬에 오니 완전 전문적인 사진 작가들도 보였다. 가면을 쓴 모델을 두고 엄청 좋아보이는 카메라로 막 사진을 찍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베니스 바다의 물이 범람하면 도시가 물에 잠겨서 장화를 신고 다니거나 아예 못 다닌다는 얘기가 있는데 내가 갔을 때는 그럴 일은 전혀없었다. 하늘에 정말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씨여서 비가 올 기미는 전혀 안 보였다. 



 주데카 섬에 있는 마트 구경을 했다. 한희누나는 여행하면서 외국에 있는 마트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구경하는게 가장 재밌다고 했는데 나도 이 때부터 여행을 다니면 마트 구경을 시작하게 됐다. 맥주나 마시자며 마트에서 맥주를 사고 안주거리도 하나 샀다. 



누나와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여기 섬에 살고 있는 꼬마애들이 멀리서 우릴 보며 계속 큭큭거리다가 우리쪽으로 오더니 - 한 8살, 9살 되어보이는 애들 - 누나와 나를 가리키며 너랑 너랑 그렇고 그런 사이냐? 하는 뉘앙스로 매우 저속한 손동작을 하면서 둘이 막 웃었다. 사실 여행 중에 이런 상황이 오면 여러모로 당황스럽다. 괜히 나도 맞받아치다가 소동이 일어나면 나만 손해기 때문이다. 기분이 굉장히 불쾌해져서 장난친걸 미안하다고 하는 애들을 무시하고 다시 본섬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주데카섬에서 막판에 불쾌했지만 바닷가에서 본섬을 바라보며 느꼈던 석양은 무척 아름다웠다.



 본섬으로 오니 가면 축제의 열기도 조금 식었는지 사람들이 많이 빠져있었다. 그 와중에 만났던 사람인데 굉장히 난해한 디자인이었다. 드레스는 그렇다 치고 과일을 모형을 달고 오는 사람은 또 처음 봤다. 바쿠스를 오마주 했을 지도 모른다. 



날도 슬슬 어둑어둑해지며 거리에 있는 가로등에도 하나 둘 씩 불이 켜졌다.



 저녁 역시 누나가 알아놓은 식당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게 되었다. 주데카섬에서 맥주를 마셔서 그런가 화장실이 너무 가고 싶었고 어느 순간 부턴 수상버스에서 내리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내리자마자 다리 밑에 있는 공중화장실에 갔더니 화장실이 1.5유로나 한다. 어이가 없었지만 당장 쌀거 같아서 일단 내고 일을 봤다. 누나가 뭐 그렇게 화장실이 비싸냐고 하길래 1.5유로 어치만큼 싸고 왔다고 장난을 쳤다.



 저녁은 해산물 튀김과 피자를 시켜먹었다. 우리는 나눠먹을 생각으로 피자 한판과 튀김 요리를 시켰는데 다른 테이블은 피자 한판을 시키면 혼자 피자를 다 먹든지, 튀김을 시키면 혼자 튀김을 다 먹든지 했다. 우리가 나눠먹는걸 좀 신기하다는 듯 흘깃흘깃 쳐다보는 느낌이 들었다. 


 저녁도 먹으면서 누나와 수다도 좀 떨고 이 하루도 끝이났다. 내일 아침에는 무라노 섬과 내가 가보고 싶었던 부라노섬에 가기로 하고 각자의 숙소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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