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현지인의 도움을 받으며 시작한 따뜻했던 세비야 여행
본문으로 바로가기
반응형

 파리에서 세비야로 넘어오는 길, 나는 창가 자리를 예매했는데 옆 자리에 외국인 부부가 오더니 창가 자리가 자기들 자리란다. 티켓을 확인해봐도 내 자리가 맞는데 자꾸 자기들 자리라길래 좌석을 한번 더 확인 시켜주니까 그제서야 미안하다고 했다. 옆자리 부부는 세비야에 사는 부부인데 파리 여행을 하고 돌아가는 중이라 했다. 



 여행하면서 어떤 나라를 가든 최소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 정도는 알고 가는 편인데 옆자리에 앉아있던 스페인 누님한테 물어보니 - 아줌마긴 한데 아줌마 같은 느낌이 안 들었다. - 아주 기뻐하는 표정과 함께 나한테 직접 써주면서 발음까지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려줬다. 


 내가 배웠던 간단 스페인어 : 안녕 - Hola (올라) / 감사합니다 - Gracias(그랏시아스) / 미안합니다 - Perdon (페르돈)


이건 근데 한국어 발음대로 하면 안되고 스페인어 특유의 악센트가 있어서 정확한 발음은 네이버 사전에 한번 검색해보길 바란다.  



 스페인에는 처음 오냐, 세비야도 그럼 처음인거냐 부터 시작해서 계획이 없다면 세비야 여행을 하면서 가볼만한 곳이랑, 맛집, 해봐야 할 것들을 다 적어주겠다고 했다. 처음에는 나는 적당히 몇개 적어주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엄청 자세하게 적어줘서 놀랐다.



세비야에 사는 자신들이 자주가는 맛있는 음식점이 어디인지도 적어줬다. 가장 고마웠던건 세비야에 있거나 스페인 여행을 하면서 무슨 문제가 생겼을 시에 자기들한테 연락하라고 번호도 적어줬다. 남편의 이름은 파코, 아내의 이름은 파키였다. 



나한테 타파스에 대해서 아냐고 물어봤는데, 난 대충 음식 종류라는 것만 알고 아무것도 알지 못했는데 어떤 타파스가 무난한지도 다 써줬다. 남편은 영어를 잘 못하는 편이었는데, 아내가 영어를 잘 하는 편이라 스페인어로 써져있는 메뉴가 대충 어떤 메뉴인지 하나씩 다 알려줬다. 너무 고마웠다.


 세비야 공항에 내려서 그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나는 공항버스를 타러 왔다. 가격은 편도로 4유로였다. 공항버스는 굉장히 유쾌했다. 한국인 자매를 포함해서 나까지 세 명이 타고 있었는데 우리가 스페인에 처음 왔다고 하자 우리를 열렬하게 반겨줬다. 공항버스를 조사했을 땐 SAN BERNARDO라는 정류장에서 내리면 세비야 시내라는 정보를 봤고 실제로 거기서 내렸다. 



 근데 정말 큰 오산이었다. 내 숙소는 세비야 대성당 주변에 있었는데 SAN BERNARDO의 트램은 운행시간이 끝났다고 떠서 영락없이 걸어가야 할 판이었다. 이 포스팅을 쓰면서 다시 찾은 정보지만 공항버스를 타고 오면서 세비야 대성당 주변에 내리려면 PASEO COLON이라는 정류장에서 내리길 바란다. 


 걸어오는데 학생들이 뭉쳐다니다가 나를 보며 CHINA! 하길래 나는 KOREA! 하고 되받아쳤다.



 대성당 주변까지 와서 숙소를 찾는데도 꽤 애를 먹었다. 내가 묵은 숙소는 Cathedral House Sevilla 라는 곳이었는데 간판이 워낙 작아서 찾질 못했다. 지나가는 학생들을 붙잡고 물어봤는데 그 친구들도 찾는데 애를 먹었다. 참 간신히 체크인까지 마치니 드디어 긴장이 확 풀렸다. 



 짐도 풀었더니 배도 고파져서 대성당도 구경할 겸 밖으로 나왔다. 세비야 대성당은 그 규모가 굉장히 웅장했는데 야간에 조명을 받고 있으니 그 모습이 참 이뻤다.



 배가 고파서 사람이 많아 보이는 집에 들어갔다. 벌써 9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 가게는 아직도 시끌벅적했다. 파리였다면 9시가 넘은 시간에 웬만해선 돌아다니지 않았겠지만 여긴 이 시간에도 사람들이 활발했다. 타파스 하나를 시켜보고 맥주 2잔을 마셨는데 이렇게 먹고도 4.5유로 밖에 안나왔다. 정말 감동했다. 



 파리랑은 분위기가 완전 딴판이였다. 정말 180도 다른 도시에 왔다고 해도 무방했다. 물가는 파리에 비하면 엄청 싸고 칼바람이 불던 날씨는 온데간데 없고 따뜻한 날씨가 날 반겨줬다.



 밤 10시가 지난 시간이었지만 거리는 매우 활발했다. 여행하면서 밤 늦게 다니지 말자는 생각을 했지만 왠지 세비야에서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물론 이 사진을 찍고 바로 숙소로 들어가긴 했다. 너무 늦게까지 돌아다니면 문제가 생길 확률도 높아진다.



 내가 묵었던 Cathedral House Sevilla이다. Calle Arfe 36번지인데 저렇게 간판을 쥐꼬리 만하게 해놔서 찾지를 못했다. 나중에 저 사실을 알게 되니 얼마나 허무했는지 모른다. 파리부터 오는 길이 정말 쉽지 않은 하루였다. 우여곡절 끝에 세비야에 도착했고 오늘 하루도 이렇게 끝이 났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