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다시 찾은 안도 다다오의 물의 절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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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랬다. 다시 찾은 물의 절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여자친구와 유메부타이를 보고 나서 물의 절에 가기로 했다. 마이코코엔에서 고속마이코 버스를 타고 (마이코코엔에서 유메부타이까지 510엔) 유메부타이에 내렸다면 다음 번에 오는 버스를 타고 물의 절 주변에 있는 오이소 버스 터미널 까지 갈 수 없다. 그래서 호텔 로비에 대기하고 있는 택시를 타고 물의 절에 가야한다. 걸어오는 방법도 있다만 대략 30분 정도가 걸린다. 택시가 없는 경우에는 호텔 로비에 요청하면 택시를 불러준다. 호텔 로비에서 택시를 타고 혼푸쿠지(물의 절) 앞까지 오는데 1170엔이 들었다.



 대략 1년 반 만에 다시 찾은 곳이지만 여전히 내 가슴은 두근거렸다. 겨울이었지만 새 지저귀는 소리도 조금씩 나고 매우 조용한 분위기에서 물의 절을 향해 걸어갈 수 있었다. 건축 답사를 다니다 보면 이런 좋은 점이 있다. 사람들이 자주 가지 않는 장소라 그런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그리고 한국인이 없어서 그런지 정말 여행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예전에 바르셀로나에서 미스의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을 갔을 때 거기서 만났던 친구가 얘기했던 'Our hidden place' 라는 말이 생각이 난다. 정말 이런 곳은 건축에 관심 있는 우리들을 위해 숨겨진 장소다. 



 천천히 안도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 걷기로 했다. 이 돌들을 밟고 옆으로 지나가는 방법이 있겠지만 안도의 의도대로 온전히 이 건축물을 만나려면 길을 따라가길 추천한다.



조금은 굴곡진 벽을 따라 물의 절을 만나러 간다. 



 물의 절을 만나러 가는 길, 동영상 재생은 데이터가 많이 들을 수 있으니 주의하시길 바란다.



 그리고 다시 만난 물의 절의 모습. 역시 겨울이라 그런지 연못에 연꽃은 보이지 않았다. 물의 절은 성인의 경우 400엔의 입장료를 내야한다. 처음 방문 할때는 나이가 지긋하신 할머니가 계셨었는데 이번에 왔을 때는 역시 나이가 많으신 편이지만 다른 분이 우리를 맞이 해주셨다. 절이라 그런지 이 내부에 들어오면 조금씩 나는 향 냄새가 있다. 나무의 냄새와 향 냄새가 섞여서 오묘한 향기가 나곤 하는데 기분이 나쁜 냄새가 아니다. 신발을 벗고 나무 바닥을 따라 천천히 절 내부로 들어간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물의 절에 붉은 햇빛이 들어오는 시간은 석양이 지는 시간대이다. 그때의 물의 절이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데 나는 두 번의 방문 에서 그 시간에 온 적이 없었다. 대부분 이런 오후 때 방문을 했는데 물의 절에 너무 늦게 방문을 하기에는 그 다음 일정이 무리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 아름다운 모습을 보지 못한건 아쉽지만 꼭 그 때의 모습이 아니더라도 좋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내가 안도 다다오의 건물을 만날 때 꼭 하는 행동이다. 천천히 벽을 따라 걸으면서 노출 콘크리트에 살포시 손을 대며 걷는다. 안도의 건물에서 보는 노출 콘크리트는 정말 콘크리트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다. 이 촉감이 참 신기해서 안도의 건물에 갈 때면 계속 만져본다. 내가 그의 건축물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붉은 색의 격자 프레임을 통해 빛이 들어온다. 그래서 물의 절의 내부는 콘크리트가 가지고 있는 회색 벽이 아니라 은은하게 붉은 그라데이션이 들어가있는 벽으로 바뀐다. 사람에게 빛은 정말 중요한 존재이고 건축물에서도 역시 빛은 중요한 존재긴 하지만 안도 역시 이런 빛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극대화 시킬 수 있는 건축가 중 한명이다.


 한 바퀴를 도니 관리하시는 아주머니께서 우리의 신발을 벌써 반대편에 갖다 놓아주셨다. 이대로 가긴 아쉬워서 반대로 한번 더 돌고 와도 되겠냐고 여쭤보았더니 웃으며 천천히 둘러보라 하셨다. 다시 한번 물의 절을 돌면서 이곳의 분위기를 즐기고 나왔다. 



처음 왔을 때 언제 다시 오나 했는데 1년 반만에 다시 찾아오게 되었다. 이제는 정말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 곳이 되었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한번 갔던 곳이 아무리 좋아도 다시 찾아가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걸 느낄 수 있는데 물의 절에 세번 찾아갈 일이 생길지 모르겠다.


 물의 절을 걸어나와서 길을 따라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날씨는 조금 춥지만 그래도 걸을 만한 날씨였다. 다시 버스를 타고 마이코코엔으로 돌아간 뒤에 고베 산노미야역까지 가기로 했다. 오이소 버스 터미널까지 걸어가야 마이코코엔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다시 탈 수 있다. 



 고속마이코행 버스 티켓은 가장 왼쪽에서 뽑으면 된다. 대인 620엔 짜리를 눌러서 뽑으면 된다. 우리는 돈을 조금이라도 아꼈어야기에 마이코코엔역에서 내려서 고베 산노미야역까지 다시 기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오이소 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버스의 시간이다. 1년 반 전이랑 버스 시간표가 바뀌어서 2018년 현재는 시간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르겠다. 이 시간표는 2016년 2월에 찍은 시간표이다. 저녁 시간 전까지는 한 시간에 2대 꼴로 운행을 하고 저녁에는 1시간에 1대만 운행한다고 알고 있으면 좋을듯 하다. 아와지 섬을 떠나 이제 다시 고베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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