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절을 보고 고베 산노미야역으로 돌아왔다. 늦은 점심으로 몬(mon)에서 식사를 했는데 그렇게 썩 맛있진 않았다. 지금까지 여행을 정리하면서 분량이 애매해서 넣지 않은 식당들이 있는데 나중에 한번에 합쳐서 포스팅을 하도록 하겠다.
몬에서 점심을 먹고 고베에 있는 앙팡만 뮤지엄에 가기로 했다. 호빵맨은 우리 커플과 인연이 있는데 여자친구와 내가 들고 다니는 동전지갑이 나는 세균맨 지갑, 여자친구는 짤랑이 지갑을 가지고 있다. 사실 만화 스토리 상으로는 세균맨이 짤랑이를 좋아하고 짤랑이는 식빵맨을 좋아한다는 설정이 있는데 커플 지갑을 맞추려고 보니 식빵맨과 짤랑이는 왠지 안 어울리는 것 같고 세균맨을 고르게 되었다. 나중에 밑에 있는 내 사진에서 나오겠지만 세균맨 동전 지갑을 여행 다니면서 이래저래 잘 쓰고 있다. 이번에 계획하는 여행에도 들고 갈 예정이다.
호빵맨 뮤지엄은 일본에 총 다섯 곳에 위치하고 있다. 그 중 고베에 있는 호빵맨 뮤지엄은 고베 하버랜드 옆에 위치하고 있다. 호빵맨 뮤지엄은 쇼핑몰 공간하고 체험 할 수 있는 공간이 나뉘어져있는데 쇼핑몰 공간은 무료 입장이 가능하고 체험을 하는 공간은 어른이나 어린아이 상관없이 1800엔을 내야한다. 우리 같은 경우는 둘 다 성인이고 아이들이 노는 곳에 갈 생각은 없어서 쇼핑몰 공간만 둘러보기로 했다.
고베 산노미야역에서 가이간선(해안선) 열차를 타고 하버랜드역에서 내렸다. 역시 간사이 쓰루 패스를 이용한다면 추가 요금을 내지 않고 갈 수 있다. 하버랜드 역 안에 보면 호빵맨 뮤지엄으로 가는 길이 홍보가 잘 되어있다. 하버랜드 열차에서 나와서 호빵맨 그림만 찾는다면 쉽게 찾아올 수 있을 것이다. 바닷가 주변에 위치하고 있다.
뭐라고 읽는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 일본어는 제대로 말하지도 못하는 초보 수준인데, 대충 읽어보면 앙팡맨의 스위트파티? 같다.
쇼핑몰 천장에 이렇게 돌아가는 조형물이 설치되어있었는데 우주선을 타고 있는 세균맨과 날라가고 있는 호빵맨이 있었다. 진입은 1층에서 할 수 있는데 쇼핑몰은 지하 1층에 위치하고 있다. 아마 지금 시야에서 안보이는 2층까지 이렇게 보이드 공간으로 진입부분을 계획하였다. 어린이를 위한 공간에 놀러와서도 이런게 먼저 보이곤 한다.
짤랑이가 파는 내부 카페도 있는데 몬에서 이미 점심을 먹고 왔기도 했고 여기서 굳이 사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지나갔다. 아무래도 가격도 많이 비싸서 가성비는 당연히 별로일 것이다.
나는 여행하면서든 한국에서든 인형을 좀 사는 편이라 여기서 구매욕구를 참느냐고 혼났다. 아마 여자친구가 말리지 않았더라면 최소 한 개의 인형은 사왔을텐데 지금 와서 생각하니까 세균맨 인형은 하나라도 사올걸 그랬다.
이렇게 좀 작은 인형도 팔긴하는데 저 작은 인형이 하나에 만원을 넘어간다. 확실히 주요 타겟층을 노리고 만든 곳이라 그런지 이런 굿즈도 비싸긴 엄청 비싼 편이다.
호빵맨 뮤지엄에서 가장 재밌던 곳은 잼아저씨의 빵공장이다. 저기 빵을 만들고 있는 아저씨가 우리나라에선 잼 아저씨라고 부르는 캐릭터인데 실제로 일본판에서도 잼아저씨라고 부르는 것 같았다. 잼아저씨 위에 빨간 글씨를 보니 쟈무 오지상(잼 아저씨)의 빵 공장이라고 써져있었다.
이렇게 호빵맨 만화에 나오는 캐릭터들의 얼굴을 본따서 여러가지 맛의 빵을 만든다.
이렇게 보면 어떤 빵이 어떤 맛을 가지고 있는지 설명해준다. 역시 한국인들도 많이 찾는 곳이라 그런지 한국어로도 친절하게 설명되어있다. 가격은 하나에 310엔으로 다소 비싼 감이 있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아무것도 안 할순 없고 여자친구와 나와 딱 한개씩만 사기로 했다. 그래도 기념할만한 건 하나쯤은 해야지 여행이 더 재밌어진다.
다른 것들은 제대로 잘 만들면서 내 사랑 세균맨은 왜 이렇게 못생기게 만들어놨는지 조금 아쉬웠다. 얼마나 귀여운 아이인데 저렇게 이상하게 만들어놨다니 나도 이런 기분인데 어린 아이들이 보면 이건 세균맨이 아니라고 울어도 할말이 없을 수준이다. 나는 역시 세균맨 빵을 샀는데 먹으려고 보니까 아까웠지만 이대로 모셔둘 수도 없고하니 귀부터 찢어서 먹었다.
세균맨이 있길래 세균맨과 같이 사진을 하나 찍었다. 저기 내 목에 걸려있는 동전지갑에 위에서 말했던 세균맨 동전지갑이다. 일본 여행을 다닐 때는 저렇게 목에 매달고 다녔고 인도 여행을 다녔을 때는 주머니에 넣은 다음에 동전 지갑의 끈을 내 바지의 멜빵 구멍에 묶어뒀다. 지금 지갑을 보면 세균맨 무늬가 많이 헤졌는데 그래도 정이 붙어서인지 잃어버리지 않는 이상 버리질 못하겠다.
지하 1층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호빵맨의 캐릭터들과 귀여운 누나들이 같이 나와서 공연을 했다. 아이들의 반응을 유도하는데 나는 역시 세균맨 위주로 찍었다. 역시 제일 애착이 가는 캐릭터다. 세균맨의 일본어 이름은 바이킹맨이다.
중간부터는 아이들의 부모님에게 얘기해서 아이들이 무대 안으로 들어오게 해달라고 했고 적당히 안전이 유지되는 선에서 아이들이 같이 뛰어놀기 시작했다. 역시 저 나이때는 저렇게 같이 뛰어노는게 최고인 듯 싶다.
세균맨이 중간에 무대에 올라가서 혼자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었다. 만화에서 그러는 것 처럼 짙궂은 장난을 치는 스토리인 것 같다.
세균맨이 이렇게 소동을 부리면 식빵맨놈 - 이렇게 주관적으로 쓰는 이유는 누차 얘기하지만 난 세균맨이 좋다. - 이 나와서 세균맨을 혼내준다. 아이들의 공연도 끝이 나고 호빵맨 뮤지엄의 폐장 시간도 가까워져서 우리도 기념품 샵만 구경하고 나가기로 했다.
그 중에 내 마음을 가장 저격했던 인형이 있었는데 바로 호빵맨 탈을 쓴 세균맨이었다. 이건 정말 미친 것 같은 디자인이었다. 정말 사고 싶었는데 가격대가 좀 쌘거로 기억해서 여자친구가 엄청 말렸던 기억이 난다. 사실 이렇게 놓친 인형들이 꽤 되지만 그래.. 집에 둬봤자 이쁜 쓰레기로 전락한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영 아쉽긴 하다.
나름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서 호빵맨 뮤지엄을 구경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을 오시는 부모님들은 한번 방문해보셔도 좋을 듯 하고 우리 같이 다 큰 어른이 가도 재밌게 둘러볼 수 있으니 고베에 갔을 때 가볼까? 고민 하지말고 한번 가서 구경해보길 바란다. 특히 어렸을 때 호빵맨 만화를 조금이라도 본 적이 있다면 예전의 추억을 되돌아보며 한번 들리면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호빵맨 뮤지엄도 둘러보고 역시나 오늘도 해가 빨리 지기 시작했다. 이 날은 3박 4일 일정의 마지막 밤이기도 해서 오사카에 돌아가서 저녁도 먹고 철판 요리를 먹으면서 술도 간단하게 마시기도 했는데 먹을거에 대한 포스팅은 한번에 올리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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