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도심에서 넥서스월드에 가는 방법이나, 스티븐 홀이 설계한 11동에 관련된 내용을 보려는 분은 이전 포스팅을 참고해주시길 바란다.
▶ http://winnie-yun.tistory.com/69
스티븐 홀동을 주민 분이 구경 시켜주셔서 운이 좋게도 주동 내부를 구경할 수 있었고 넥서스월드의 나머지 주동은 외부에서만 구경하게 되었다. 정말 운이 좋았던 경우다. 렘 쿨하스 동까지는 주동 내부까지 잠깐 들어가볼 수 있었지만 나머지 주동 같은 경우는 애초에 외부인의 출입을 금한다는 표지판이 설치 되어있었다.
전체적인 배치를 볼 때 렘 쿨하스 동은 스티븐홀 옆에 있다. 역시 노출콘크리트를 재료로 사용했는데 눈에 띄는건 검정색의 벽돌이다. 마치 우주선과 같은 느낌으로 저 벽이 공중에 떠있는듯한 느낌을 준다.
렘 쿨하스에게 넥서스월드의 설계는 꽤나 의미있는 작품일 것이다. 넥서스월드의 9동, 10동의 설계는 촉망받던 건축가였던 렘 쿨하스를 유명하게 만든 신호탄과 같은 설계였기 때문이다.
10동의 주호의 평면. 단조로운 주호의 구성이 아니라 다양한 평면을 담아내고 있다. 렘 쿨하스 동은 총 3개의 층인데 3개 층에 저런 평면이 3번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3층의 메조네트형의 주택이다. 한 개의 주호가 세 개층을 쓰게 되는데 그 사이들이 내부 계단으로 이어져있는 것이다.
좀 특이 했던건 각 주호로 연결되는 진입 부분이 경사가 지어져있다는 것이었다. 공간의 다양성을 담아내려 했던 것이었는지 모르겠으나 정확한 의도는 이해하지 못했다.
렘 쿨하스 동의 특징과 얼굴과도 같은 검정색의 돌은 공중에 떠있는 느낌을 준다고 얘기했는데 안에서 보면 실제로 이렇게 건물에서 이격되어있다.
단지 전체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움직이는 생활가로 부분에는 근린 생활 시설이 들어와있다. 유현준 교수님의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를 읽어보면 꽤나 흥미로운 구절이 있다. 서울에 있는 다양한 거리에서 사람들이 흥미를 느끼는 것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데 테헤란로와 명동을 비교했을 때 사람들이 마주하는 장면의 갯수가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명동 같은 경우는 상점들이 몰려있는 반면에 테헤란로는 오피스가 크게 들어와있기 때문에 거리를 걸으면서 보는 장면에선 명동이 압도적으로 많다. 책에서는 TV 채널을 돌리는 것과 같다고 했는데 내가 보고 싶은 채널이 없을 때 지상파 채널(테헤란로)만 계속 돌리냐 케이블 채널(명동)까지 돌려보냐라고 생각해도 좋을 듯 하다.
그 다음에 만난 마크 맥이 설계한 주동이었다. 매우 밝은 노란색의 입면이 눈에 확 띄었다.
옆에 붙어있는 건물은 붉은 색 계열의 색을 쓴 입면이었는데 둘다 노란색, 빨간색이 아니라 좀 더 파스텔톤에 가까운 색을 사용하였다. 광장으로 나와있는 다양한 형태의 테라스와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기 위한 목재루버가 주택의 빛과 공기를 조절해준다.
전체적인 주동의 배치가 ㅢ의 형태로 되어있는데 마크 맥의 주동은 그 모서리 부분에 위치하고 있다. 두 개의 생활가로가 만나는 부분인데 마크 맥은 본인의 주동을 설계할 때 도시와 주거가 만나는 전이공간으로 광장도 같이 설계하였다. 사실 전이공간은 건축에서 꽤나 중요한 장치이다. 우리가 건물을 들어가면서 내가 이 건물 안에 들어왔다는걸 인식하듯이 이런 광장 같은 곳도 벽은 없는 공간이지만 옆에서 걷던 길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준다.
오사무 이시야마가 설계한 주 동은 5동 부터 7동으로 총 세 개의 주동인데, 각 동을 파인애플, 야자, 바나나의 컨셉으로 구성했다고 한다. - 사실 건축가의 그런 의도는 느낄 수 없었다.- 외부인의 출입을 금한 곳이라 구경을 할 수 없었다.
크리스티앙 포잠박이 설계한 2동, 3동, 4동 역시 주동의 입구부터 외부인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표지판이 있었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거주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그들의 사생활을 존중해야했다. 후쿠오카 건축 가이드북을 만들면서 크리스티앙 포잠박의 주동을 내가 스터디 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재밌는 공간들이 많다. 가운데 있는 노란색의 타워에서 다른 주동 간의 연결이 되기도 하고 왼쪽에 보이는 주동에는 외부와 면한 곳에 목욕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마련하기도 했다. 주거 건축이란게 사실 주호 내부의 모습을 봐야 더 온전히 느낄 수 있는건데 실제로 볼 수 없음에 아쉬움을 느꼈다.
마지막으로 만난 오스카 투스케가 설계한 1동. 가운데를 기준으로 양 옆에 대칭되는 구성을 가지고 있다. 오스카 투스케는 카탈루냐 출신의 건축가인데 그곳에서 볼 수 있는 건축의 특색을 살려서 설계를 하였다.
넥서스 월드의 전체적인 단지계획을 봤을 때 주동과 붙어있는 생활가로는 약 6m 정도로 구성이 되어있었다. 일반적인 생활가로보다 더 넓게 형성되었다. 이런 넓은 가로를 걷고 있으면 걷고 있는 사람이 좀 더 여유를 느끼게 된다. 주호를 못 보는건 아쉽지만 넥서스월드는 꽤나 이름 있는 건축가들이 참여한 프로젝트다. 후쿠오카에 있는 현대건축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곳이니 건축을 공부하거나 건축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잠시 시간을 내어 구경해보는걸 적극 추천한다.
우리는 오스카 투스케 동까지 둘러보고 잠시 쉬다가 이토 도요가 설계한 그린그린파크가 있는 아일랜드 시티로 답사 장소를 옮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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