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오사카에서 아침 일찍 다녀온 히메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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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간의 여행 계획 중에 5일차에 히메지를 다녀왔다. 3~5일차의 2박 3일을 간사이 쓰루패스를 이용할 생각을 하고 있었고, 3~4일차에 교토와 고베를 다녀오고 나서 남은 하루는 히메지까지 갔다와보자라는 생각이었다. 어쩌면 간사이 쓰루패스 본전을 뽑고 싶은 생각에 히메지를 가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오사카 성의 천수각도 유명하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일본의 성 같은 느낌이라면 히메지성의 모습을 더 많이 떠올린다. 히메지성 천수각의 모습은 전체적인 분위기가 흰색으로 이뤄져있다. 오사카성의 천수각도 비슷하지만 오사카성 같은 경우는 가장 마지막 층을 왕권이 바뀐 뒤에 증축을 해서 흰색과 검정색이 섞여있는 모습이다. 


 히메지 같은 경우는 오사카에서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산요히메지선의 종착역이 산요히메지역인데 우메다역에서 고베 산노미야역을 가는 열차를 타면 산노미야역을 거쳐서 쭉 가면 마지막역이 히메지역인 것이다. 왕복 시간만 해도 3시간이 걸리는 꽤나 긴 코스이기 때문에 이 날은 아침 7시에 숙소에서 나왔다. 



 산요히메지역에서 내리면 히메지 천수각 까지는 15분 정도 걸어야한다. 여행 다니는 동안 날씨가 쾌창한건 정말 좋았으나 너무 더웠다. 그냥 너무 더웠다. 여행 내내 음료수를 입에 달고 살았다. 아침에 숙소 밖으로 나오는 순간엔 훈증 사우나에 들어간 것 마냥 숨이 턱 하고 막히는 기분이었다.



 히메지성까지 가는 길 까지 예술의 길이라는 컨셉으로 거리에 조각상을 설치해뒀다.



 걸어가면서 조각상들도 구경하면서 지나갔는데 더운 날씨에 굳이 서서 구경하고 싶을 정돈 아니었다. 그래도 꽤나 여러 개가 설치 되어있길래 그 중에 괜찮아 보이는 것들은 사진을 몇 개 찍어뒀었다.



 산요히메지역에서 나와서 대로변을 걷다 보면 그 끝에 히메지 성이 보인다. 내가 생각했던거 보다 더 하얗게 보여서 꽤나 놀랐었다.



 히메지에 도착해서 알게 된 사실인데, 내가 갔을 때는 천수각의 보수 공사를 하는 기간이었다. 그래서 천수각에는 입장하지 못하고 일반 전시 동선만 들어갈 수 있었다. 들어갈까말까 고민 했으나 여기까지 왔으니 그냥 구경이나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입장하게 되었다.



 히메지성이 가장 번성했었을 때의 복원도. 일본 성의 특징이라면 성이 들어갈 부지를 만들면서 그 주변에 물길을 같이 만든다. 일반적인 토지와 다른 영역을 만든다는 의미도 있을 것이고, 수성을 할 때 사방에서 적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게 물길을 만드는 것도 있을 것이다. 물길 주변에는 사람이 쉽게 오르지 못할 높이의 담을 설치한다. 이건 오사카성도 마찬가지고 일본의 성 건축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사실 히메지성 내부의 전시는 정말 볼 것이 없다. 사진 촬영도 금지되어있지만 대부분 설명이 일본어나 영어로 써져있기에 그렇게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휙 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참고로 히메지성 입장료는 1000엔인데 옆에 있는 히메지성의 정원인 고코엔까지 통합 티켓을 사면 1040엔에 입장할 수 있다. 나중에 얘기하겠지만 히메지성 보다는 고코엔을 꼭 가보길 추천한다.



 화창했던 날씨와 함께한 천수각의 모습. 백색으로 빛나는 자태가 참 아름다웠다. 공사 때문에 입장하지 못한게 내심 아쉬웠다.



 성 내부를 구경하다가 괜찮은 구도가 보이면 계속해서 사진을 찍었다. 참 보기에 아름다운 건축물이다. 어찌보면 성은 아름답게 느껴지는게 당연한것이 그걸 노리고 만든 건축물이기 때문이다. 왕이 사는 곳이었기 때문에 일반 백성들이 보기에도 건축물에서도 권위가 느껴져야 했기 때문이다.



 벽에 뚫려있는 구멍은 아마 성벽에 있는 총구일텐데 모양이 네모나지 않고 삼각형으로 되어있는게 신기했다.



구경하다가 만난 녀석. 하얗게 만들어져있는 성 안에 까만 고양이가 있었다. 여행을 다니면서 강아지나 고양이를 만나면 잠시 앉아서 구경을 하거나 사진을 찍거나 하는데 역시 처음 보는 나를 반갑게 맞이하는 동물은 없었다.



 우리가 갔을 때가 2014년 8월이었는데 천수각의 공사는 2015년 3월 27일까지 한다고 써져있었다. 2015년 옆에 한자와 27년이 써져있는데, 일본은 아직 천황이 있기 때문에 연도를 얘기할 때 그 연호를 쓴다. 현재 천황이 즉위한 1989년이 1년이 되는데 헤이세이라고 읽는다. 그래서 2015년은 헤이세이 27년이 되는 것이다. 



 히메지성은 그렇게 볼 것이 없었다. 근데 날씨가 너무 더워서 히메지성 옆에 있는 정원인 고코엔에 갈까 말까 고민을 했는데 여기까지 왔으니 그래도 한번 가보자는 생각으로 딱 고코엔까지만 구경하기로 하고 발길을 옮겼다.



고코엔이 좋으려나 반신반의하면서 오게 되었는데 정~말 생각보다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우리나라에서 후원을 갔을 때 느낌이랄까 전체적인 분위기도 조용하거니와 정원 자체를 정말 이쁘게 만들었다. 



 일본은 오래전부터 조경을 전문적으로 하는 조경사가 있을 정도의 정원문화를 가지고 있다. 은각사의 정원도 풍경 예술가인 소아미에 의해 설계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얘기가 있는걸 보면 예전부터 이런 직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담양에 있는 소쇄원이 대표적인 정원 건축인데, 지금의 모습 말고 예전의 소쇄원을 그린 조감도를 보면 우리나라의 정원도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은 또 분재가 많이 발달되어있다. 요즘 아버지가 분재 가꾸는거에 맛 들리셔서 일본에서 1년에 한번 열리는 분재 전시회까지 다녀오셨는데 일본에서 나오는 분재를 보면 정말 말도 안나올 정도로 대단한 것들이 많다고 하셨다.



 히메지를 다녀왔던 이 날 역시 매우 덥고 푹푹 찌던 날이었지만, 고코엔에서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 정원을 보면서 힐링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 하나 더 사족을 붙히자면 서울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정원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는데 바로 창덕궁 후원이다. 후원 같은 경우는 정해진 인원만 딱 들어가고 가이드를 동행하는 투어만 가능하다. 단풍이 지는 가을 즈음에 후원에 간다면 시원한 날씨와 함께 정말 편안하고도 아름다운 모습을 구경할 수 있으니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한번 가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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