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 아라는 굉장히 즉흥적으로 가게 된 곳이다.
체크인 하고 나서 객실 구경 하던 도중 호텔 내에 부대시설이 뭐가 있나 책자를 봤는데 스파 아라라고 마사지 받을 수 있는 곳이 있더라.
나나 와이프나 평소에 마사지를 받아 본 경험은 거의 없었다.
작년이었나.. 집 주변에 경락마사지 하는 곳이 생겼길래 와이프랑 한번 가봤었고, 예전에 여행하면서 인도에서 한번, 우크라이나에서 한번 갔던 기억이 난다.
인터넷에서 스파 아라 검색해서 프로그램을 찾아보니 60분 전신 릴렉스 트리트먼트가 168,000원이다.
헐.. 역시 호텔이라서 가격이 어마어마하다.
둘이 가서 1시간 받으면 34만원 되는 돈을 내야하는거다.
가격표만 보면 조금 부담이 됐지만 와이프랑 나랑 되뇌였던 마법의 주문은..
어차피 신혼여행 왔는데.. 이 정도 돈 쓸 수 있는거 아니야? 라며 예약 전화를 걸었고..
전화하고 바로 와도 된다고 하길래 오후 7시 즈음에 예약을 잡아놓고 스파 아라로 향했다.
브로셔에 나와있는대로 예약시간보다 20분 정도 먼저 오면 트리트먼트 상담을 더 자세히 받을 수 있다길래 진짜 딱 20분 먼저 갔다. 어차피 호텔 내부에 있었고 딱히 할 일이 없었기도 하고.
들어오니 차분한 조명에 맞이 해주시는 직원분도 차분한 말투..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딱 봐도 약간 고급스러운 느낌이 난다고 해야하나..
뭐지? 이 기분.. 돈 쓰는 맛이 이런 건가?
차 한잔 마시면서 간단하게 체질이나 현재 몸 컨디션 상태, 피부 상태 등 간단한 체크리스트를 작성 했다.
와이프는 평소에 간지럼을 진짜 많이 타는데 작년에 마사지 한번 받을 때는 그럭저럭 간지럼 안 타고 받을만 했다고 하더라.
이제 트리트먼트 받으면서 사용할 에센셜 오일 4가지 중 하나를 골랐어야 하는데, 사실 무슨 무슨 향이었는지는 기억이 잘 안난다..
현무암에 오일이 묻어 있어서 하나씩 향을 맡아 보면서 골랐는데 조지앙 로르 제품이라고 한다.
사실 화장품 이런건 잘 몰라서 조지앙 로르가 유명한 브랜드인지도 잘 모르겠다만.. 향은 좋았다.
마사지 받으면서 찍을 일은 없으니 그냥 내부 컷 한번..
마사지 받을 때 입는 일회용 속옷이 준비 되어있어서 전체 탈의하고 그거만 입었는데 역시 왠지 모를 민망함..
마사지는 코스대로 60분 정도 진행됐고, 머리부터 발 끝까지 전체적으로 다 받았는데 와이프도 만족했다고 하고 나도 마사지 압도 적당히 시원했고, 결혼식 끝나고 바로 와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와중에 마사지 한번 쏴아악 받으니까 기분 진짜 좋더라. 역시 아까 얘기했던대로 돈 쓰는 기분.. 최고야..
(열심히 벌자..)
뭔가 마무리 되는게 느껴졌을 때는 더 했으면 좋았을걸.. 이라는 생각도 들었다만 90분 코스는 당연히 더 비싸기에..
60분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던 경험이었다.
끝나고 나서도 차가 준비되어있어서 나가기 전에 한 잔 여유롭게 마시면서 좀 앉아있다가 다시 객실로 향했다.
날씨가 흐려서 차 끌고 어디 밖에 나가기도 애매하고, 호텔 내 레스토랑 갈까 했는데 뭔가 그렇게 막 먹고 싶은 기분까진 아니고..
그래서 그냥 편의점에서 사온 과자랑 맥주 먹기 전에 간단하게 배만 채울까? 하면서 룸서비스 메뉴 뭐있나 봤더니 햄버거가 있는거 아닌가?
해비치 시그니처 버거라고 적혀있었는데 가격은 3만원이다. 딱 호텔 룸서비스 기본 메뉴 정도 가격이다.
그렇게 먹었던 해비치 시그니처 버거.
나야 원래 햄버거를 워낙 좋아하는 편이기도 했지만 호텔 룸서비스로 나오는 햄버거엔 그렇게 큰 기대는 안했는데..
오잉? 이게 뭐야. 내 생각을 훨씬 뛰어넘게 맛있었다.
고기 패티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밸런스도 좋고 맛도 있었고.. 이게 호텔의 맛인가?
마사지도 잘 받고 룸서비스도 잘 먹고 호텔도 컨디션도 좋고. 좋은 기억만 남아있는 해비치 호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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