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몰 보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일몰 시간 대에 해가 뉘엿 뉘엿 넘어가면서 만드는 그 하늘의 빛깔.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너무나도 사랑하기 때문이다.
여행 할 때도 일몰을 본다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 중에 하나였다.
관광명소를 돌아다니는 것 보다 어떤 도시에서 만끽할 수 있는 일몰을 본다는게 더 좋았으니까.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시간에 봐도 오늘과 내일이 같은 법이 없었다.
그런데 제주도 3박 4일 여행 일정에서 첫 째날과 둘 째날 다 날씨가 흐려서 일몰을 보지 못했다.
원래 금오름에 올라가서 볼까 일몰을 볼까 하다가 주차할 곳도 없고 날씨가 흐리길래 일단 금능해수욕장 주차장에 차를 대고 있었다.
근데 일몰 시간이 거의 다 되어가는데 지평선 너머에 흐린 구름은 걷힐 기미가 안 보이더라.
여기서 기다려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왠지 저 멀리 서쪽으로 더 가면 일몰이 보일거 같았다.
그래서 여자친구랑 얘기하다가 결심을 하고 네비게이션에 바로 신창풍차해안을 찍고 그쪽으로 차를 몰았다.
그렇게 멀진 않았다. 차 끌고 한 15분 정도 움직이면 신창풍차해안까지 갈 수 있었다.
신창풍차해안을 찍고 가고 있는데 아까 금능해수욕장에서 보지 못했던 붉은 빛이 살짝이나마 나와서 우리를 반겨주고 있었다.
더더욱이 들뜬 마음으로 운전을 했다.
일몰시간이 다가오고 있었기에 마음이 더 촉박해졌다.
일몰시간이라고 적혀있는 시간이 오후 5시 30분 언저리니였으니, 최소한 5시까지는 가있었어야 하는데 이때가 딱 5시를 조금 넘긴 시점이었다.
정말이지 보고 싶었다.
여자친구가 조수석에 앉아서 촬영했던 동영상.
신창풍차해안의 클랭블루라는 유명한 카페가 있는데, 그 언저리에 주차할만한 곳이 보이지 않았다.
해안도로를 따라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어디가 있을까.. 쭉 따라가다보니 다른 분들이 꽤나 많이 모여있는 곳이 있었다.
지금 글을 쓰면서 그 때 일몰 봤던 장소가 어디쯤이었을까.. 하고
로드뷰로 찾아보니 제주도 옹다방이라는 곳 앞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만난 일몰
제주도에서 일몰 한번도 못 보고 돌아갈 줄 알고 계속 아쉬워했던 터라 오늘 만난 이 친구는 더욱이 반가웠다.
역시나 일몰과 함께 하는 사진이 빠질 수가 없다.
블로그에 올리는 여자친구 사진은 뒷모습이나 옆모습으로..
우리가 차를 댄 뒤로도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 까지 찾아오셨다.
아무래도 다들 생각하는건 비슷한 듯 하다.
마지막 존재감을 발휘하고 계시는 순간이다.
일몰을 배웅해주고 나선 다시 숙소 쪽으로 돌아왔다.
해가 지고 나니 슬슬 배가 고프기 시작했다. 숙소 들어가기 전에 어디서 저녁을 먹고 들어가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그냥 숙소에 차를 대놓고 걸어 나오기로 했다.
불과 몇 분 전에는 해님을 배웅하고 왔는데, 저녁 먹으러 가는 길은 달님이 마중 나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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