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지는 강원도 여행기.
결국 3시까지 기다렸다가 울릉도 가는 배가 취소 되고 묵호항으로 발길을 옮겼다.
묵호에서도 울릉도 가는 배가 출발하는데 묵호 역시 취소되었다고 한다.
묵호는 나에겐 좀 어색한 지명이지만 묵호를 기억하고 있는 이유가 있다.
인도여행을 하면서 바라나시에서 만났던 사진작가님이 묵호에서 활동하시는 분인데,
인스타그램 아이디가 ilovemukho다.
배민호 사진작가님인데, 연락처를 알고 있는건 없고 인스타그램 아이디로 가끔씩 이야기를 나눈 정도다.
묵호에 우연찮게 가게 되어서 인스타그램으로 연락을 드리니..
미리 연락 주시고 오시지 그랬냐고.. 지금 출사 때문에 다른 지방에 와있어서 묵호에 안 계신단다.
다음번에 묵호에 한번 연락을 드리고 놀러가겠다고 했다.
이렇게 묵호에 한번 더 가야 할 이유가 생겼다..
묵호항구에서 늦은 점심으로 먹을 횟거리를 둘러보신다.
사실 나는 내가 돈 주고 회를 사먹을 정도로 즐기는 편은 아니다.
그냥 회가 있으면 맛있게 먹거나 가끔씩 가게에 가서 시켜먹곤 하지만,
내가 직접 시장에서 사먹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 날은 대게하고 쥐치를 좀 샀다.
쥐치는 25,000원 어치 샀고 대게는 얼마치를 샀더라..
한 4만원인가 5만원어치인가 샀던 것 같다.
대게는 내가 돈을 안내서 모르겠다. 쥐치는 현금을 가지고 있던 내가 냈고..
묵호.. 평일이다보니 조용할 것 같은 동네가 더 조용하게 느껴진다.
조용하지만 이렇게 바다냄새가 진득히 풍겨오는 도시는 그 나름의 매력에 취하게 된다.
항구 주변에서 먹는게 아니고 산 쥐치와 대게를 들고 골목길로 들어왔다.
정확하게 말하면 쭉 걸어오면 오가네라는 간판이 있으니 그쪽으로 오시라면서
우리가 산 것들을 미리 들고 가셨다.
활어회 양념 비용과 문어 삶는 비용, 대게 드시는 비용이라고 메뉴판이 따로 있다.
횟감을 사서 여기서 먹으면 된다.
오가네라는 이름의 가게에서 따로 하시는 메뉴도 있었다.
매운탕하고 대구탕, 복어탕, 도루묵찌개 등등..
묵호 오가네의 지도를 첨부한다.
애매한 시간 대이기도 했고 평일이라 그런지 가게에 손님은 우리 테이블 밖에 없었다.
아마 오후 4시 반 쯤 들어갔다.
가게는 좁지도 넓지도 않은 적당한 편이었다.
쥐치하고 뒤에 샀던건 뭘 서비스로 줬는데 내가 적어놓은건 쥐치 뿐이라 정확히 뭔지 기억이 안난다.
아마 이 글을 보시게 될 어머니가 저 회가 뭐였는지 얘기해주실 수도 있다..
쌈장에 푹 찍어서 쥐치회를 먹어본다. 쫄깃쫄깃하니 맛있다.
찍어먹은 쌈장도 맛있어서 계속 찍어먹게 되더라.
어머니가 운전 하시기로 하고 아버지하고 나하고 둘이 술을 마셨다.
역시 회에는 술이 빠질 수가 없다.
얼마 전에 회사 선배 집에서 가락시장에서 회를 시켜서 꽤 좋은 술들을 사다가 마셨는데
회 먹는 사진을 보니 또 갑자기 회가 땡긴다..
대게 찌는데는 시간이 좀 오래 걸렸다.
회를 다 먹고도 한참 있다가 나왔나.
생각해보니 대게 철이 지났어서 게살이 그렇게 실하진 않았다.
(대게 철은 12월 말 부터 3월 말 까지고 우리가 갔던건 4월 중순이었다.)
평소에 집에서 철에 먹던 대게보다 맛이 덜했다.
그래도 나름대로 쪽쪽 빨아먹었는데 부모님하고 셋 다 좀 실망하긴 했다.
철 지난거 깜빡하고 사먹은게 실수라면 실수.
식사로 매운탕이 나왔는데 뭐.. 나는 매운탕까지는 거의 안 먹고 국물만 조금 먹다가 말았다.
이 날 엄청 피곤한 상태였는데 소주까지 마시니 아주 몸이 노곤해진 기억이 난다.
1박을 하고 집에 돌아가기로 했고 숙소를 삼척에다가 급하게 잡았다.
강릉에서 묵호로.. 이제 묵호에서 삼척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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