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리차드 마이어가 설계한 국내 건축물, 강릉 씨마크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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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에 걸쳐서 리차드 마이어의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을 얘기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강릉 여행을 다녀오면서 리차드 마이어가 국내에 설계한 건축물인 강릉 씨마크 호텔을 볼 기회가 있었다.

사실 울릉도에 들어갔다면 못 봤겠지만, 못 들어간 김에 주변에서 뭐할까 하다가 들린 곳.


백색의 건축가 리차드 마이어의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


얼마 전에 작성한 포스팅이다.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 포스팅을 보고 씨마크 호텔을 보면 건축물에서 꽤나 비슷한 구석이 많이 보인다.

백색의 건축가라는 이름답게 정말 깔끔한 재료를 사용하다는 점,

기하학적으로 전체적인 건물의 형태를 잡는다는 점.


우리가 흔히 기하학적인 건축물이다! 라는 얘기를 하는데 기하학적 건축물이라고 하면,

건축물의 형태가 원, 삼각형, 사각형과 같은 어떤 도형의 성질에서 오는 디자인이랄까.

Geometrical Design에 대한 이미지를 검색하니까 이런 사슴 그림이 나온다.

사슴의 형태가 도형으로 이뤄진 이런 기하학적인 디자인 방법.

또는 건축물에선 이런 부분도 기하학적인 디자인이라고 볼 수 있다.

대충 기하학적인 디자인에 대한게 어떤 것인지 머리 속에 들어오셨을련지..


강릉 씨마크호텔을 둘러보고 나서 느낀점은 확실히 5성급 호텔답게 잘 만들어졌고 많은 부분에 신경을 쓴게 느껴진다.

솔직히 난 모르지만, 예전에 우리나라는 호텔의 등급을 매길 때 무궁화 등급을 사용했는데 2014년 말 부터 전부 별 등급으로 바뀌었다. 

일단 5성급 호텔이라고 하면 필수 조건이 있는데 대형 연회장과 국제회의장이 필요하다.

다른 조건들도 많지만 건축적으로만 보면 그렇게 필요하단 뜻. 

지하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건물 구경을 시작한다.

아, 나는 계단의 저런 처리가 마음에 든단 말이야.

원형 계단의 밑 부분을 저렇게 매끄럽게 처리하고 난간 부분의 선도 끊김이 없이 쭉 연결이 되는 디자인.

저런 디테일이 눈에 들어온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와서 국제회의장인 어쎈트리움으로 가는 길.

은은한 조명의 실내 공간과 다르게 자연광이 비춰지는 저 복도로 왠지 모르게 걸어가고 싶은 기분이 든다.

빨려 들어간달까.

화장실 표시도 픽토그램으로 재밌게 만들어놨다.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어쌘트리움의 옥상부분으로 가는 길. 

두 건물을 연결해주는 다리 부분이라 내부에서도 트러스 구조가 보인다. 

건물 이어주는 부분들을 보면 저렇게 세모 형태의 구조가 들어간 것을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다.

옆에서 본 씨마크 호텔. 난간은 굉장히 가벼운 느낌으로 시야를 가리지 않게 만들었다.

좀 아쉬운건 바다 바로 옆에 있어서 그런지 난간들을 보면 녹이 슬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부분도 다 고려하면서 했겠지만.. 결국에 유지보수를 꾸준히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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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마크호텔의 외장재로 들어오시는 분들이 많아 추가하는데,

씨마크 호텔의 외장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커튼월(전면 유리창), 알루미늄 시트, TX 액티브 콘크리트 패널이 사용되었다.


TX 액티브 콘크리트 패널은 아시아에서는 처음 사용 된 외장재인데,

이탈리아 Italcementi 사가 개별한 이산화티타늄이 배합된 시멘트를 주 원료로 제작되었으며,

이산화티타늄의 광촉매 작용으로 건축물 표현에 흡착된 오염물질을 산화시켜 제거하는 기능이 있다.

흰색 외장재가 자정작용(?) 을 하면서 계속 흰색을 유지한다는 것.

- 건축문화 2015년 8월호 씨마크호텔 부분 참고 

발코니 부분을 처리하는 느낌을 보며 리차드 마이어의 건축물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면을 분할 할 때 뒤에 있는 판을 하나로 딱 느껴지게 한 후에 발코니부분을 메지(건축물의 재질에 들어가있는 선)를 다르게 줘서 처리한다.

(건축물을 보면 외관이 한판으로 딱 끝나는게 아니라 일반적으로는.. 

여러개의 타일이 붙어서 만들어진단걸 알 수 있을텐데 그걸 메지를 준다고 한다. 그냥 이쁘라고 주는게 아니라 메지를 주는 이유는 따로 있다.


내가 알기로는 하나는 외부마감재가 손상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

모든 재질은 열을 받으면 조금이라도 수축팽창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재료가 깨지지 않기 위해서 쪼개서 붙히는 것.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외부 마감재는 석재나 타일인데 그런 타일들이 깨지지 않기 위해서 미리 나눠놓는 것이다. 

예를 들면 기차길이 다 이어져있는게 아니라 일정 부분 끊어져있는걸 보면 알 수 있다.

다른 이유 하나는 건축물 자체에서 나오는 열, 혹은 습기 때문에 나누는데 주로 사용하는 재료인 콘크리트에서도 습기가 발생하기 때문에

그런 습기를 빼내주기 위해선 외부마감재 사이에 틈이 있어야 빠져나갈 수 있다는 거.

솔직히 나도 이거에 대해서 궁금해서 예전에 검색해보긴 했는데 정확한 이유인지는 잘 모르겠다.) 

경포대 바로 앞에 위치해서 바다 전망은 정말 끝내준다. 여기서 더 자세히 보이듯이 외부 난간 처리는 굉장히 가볍게 했다.

요즘은 건축물을 볼 때 전체적인 형태도 형태지만 디테일적인 부분을 보게 된다.

창호의 프레임은 어떻게 나눴는지, 천장 부분은 어떻게 마감했는지 등등..

물론 보고 나서도 무슨 재질인지 모를 때가 많다. 아직 경험치의 부족인데 많이 봐야 알 것 같다.

건축물에 대해 공부하면서 느낀건 재질이나 색에 대한 공부가 굉장히 까다롭다는 점. 

주변의 자연경관이 괜찮은 것이 한 몫 하지만 씨마크 호텔은 그런 경관들을 잘 조망할 수 있게 공간을 만들어놨다.  

호텔 로비의 Drop-off 부분. Drop-off 는 말 그대로 Drop off 차에서 내리는 부분을 얘기한다.

씨마크 호텔의 로비에서 가장 놀랐던건 바로 이 원목 테이블이다.

정말 기가 막힌다. 놀라운건 이 원목 테이블이 하나의 나무로 만들어졌다는 건데, (아마도?)

애초에 이렇게 커다란 나무도 비싸지만 이렇게 테이블로 만들었다는 것도 놀랍다.

옆에서 보면 얼마나 멋진지.. 경포대의 동해 바다가 눈 앞에 펼쳐져있다. 

다른 객실과의 상호 프라이버시를 위해서 발코니의 나누는 부분이 난간보다 좀 더 튀어나와있다.

사실 저렇게 나뉘는 부분이 딱 떨어지면 발코니에 나갔을 때 옆에 있는 발코니가 보인다.

 

씨마크호텔을 구경하면서 경포대 바다까지 내려가서 또 사진을 찍었다.

아까 난간이 녹에 슬었다고 얘기했던 부분은 위에보다 아래 쪽이 훨씬 더 심했다. 

레스토랑의 야외 테라스. 경포대 바다를 먹고 바다 소리를 들으며 식사를 할 수 있다. 

막을 곳은 막고 열어야 할 곳은 열었다. 어차피 조망을 해야할 공간은 바다쪽이니.

투숙하질 않아서 제대로 보질 못했지만 씨마크호텔은 한번 쯤 와서 천천히 둘러보고 싶은 곳이었다.

1박에 최소 40만원 정도 하는 호텔인데 언제쯤 와볼 수 있을지.

건축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강릉에 왔을 때 한번 쯤 구경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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