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과 갔다온 간사이 지방 여행은 2015년 2월에 다녀왔으니 벌써 3년 반이 지난 일이다. 이 당시에는 블로그에 제대로 포스팅하고 싶었던 생각도 없었고 시간도 많이 지나고 해서 정리를 하는데 내 설명이 좀 부족할 수도 있고 정보 자체도 다를 수 있으니 2015년 2월의 기준으로 생각하고 봐주셨으면 한다.
애초에 건축 테마를 잡고 다녀온 여행도 아니었고, 동생과 함께하는 여행이었기에 동생의 양해를 구하거나 따로 일정을 잡으면서 여행 다니는 루트 중에 있으면 잠깐 가서 구경하는 정도로 다녔다. 여기에 쓴 건축물이 아닌 곳은 따로 단일 포스팅을 진행하려고 한다. 처음에는 "짧은 오사카 건축 여행"이라고 제목을 지었다가 딱히 심도있게 본 것 같지도 않아서 "지나가다가 볼 법한 오사카 건축물 구경"으로 좀 더 가볍게 바꿨다.
첫 번째 건물, 오가닉 빌딩
오가닉빌딩은 신사이바시역 3번 출구에서 도보로 갈 수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이 때 여름에 갔었을 때 날씨가 꽤나 무더웠는데 데이터도 제대로 안들고 다녔을 때라 주변에서 건물을 찾느냐고 꽤나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오가닉 빌딩은 1993년에 세워진 건물이고 설계와 인테리어 디자인은 이탈리아의 건축가인 가에타노 페세(Gaetano Pesce)가 하였다. 건물 자체는 다시마 가공 업체인 오구라야마모토라는 회사의 본사 건물인데, 건물 자체의 컨셉은 "어떻게 하면 재밌는 것을 만들 수 있을까?"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사실 회사 자체의 이미지랑은 무슨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다만 건물 자체가 재밌어 보이긴 한다.
오가닉 빌딩에는 총 132개(22 x 6개)의 화분에 각기 다른 식물들이 심어져있다. 화분의 모양 또한 각기 다르다. 내 의견으로는 설계 단계부터 어떤 식물을 담을지도 결정했을 것이고, 그 식물을 키우는데 가장 적합한 화분의 형상도 같이 디자인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 이 건물을 알게 된건 가이드북에서 본건데 가이드북에서 말하길 모든 식물이 죽지 않고 살아있다고 하는데 죽어가는 식물들도 있었다. 궁금해서 구글 맵스로 최근 사진을 구경해보니 더 시들해진 것 같더라. 확실히 인터넷에서 보는 이미지와 실제로 가서 보는 느낌하고는 전혀 다를 것이다.
일단 이 건물은 외관을 식물로 녹화를 했다는 것에서 친환경적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이 건물 자체의 오수 처리를 화분에 심어져있는 식물을 통해서 정화한다는 점인데 외관에서 볼 수 있듯이 화분마다 조그마한 수로가 연결되어있는게 보인다. 먼저 화분의 식물을 통해서 1차적으로 정화가 된 다음에 정화조로 모이고 그 다음에 한번 더 정화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작은 건물 내에서 친환경적인 요소를 담아낸건 재밌어 보이지만 - 거기에 계획 된지 벌써 20년이 넘은 건물이다. - 굳이 시간을 내면서 찾아갈만한 건축물 같은 느낌은 들지 않는다.
두 번째 건물, NHK 신방송회관 & 오사카 역사박물관
오사카 성 가는 길에 볼 수 있는 NHK 신방송회관과 오사카 역사 박물관이다. 이 건물은 외부에서만 봤고 실내로는 들어가지 못했다.
이 건물에 대해서 얘기할 것은 오사카 역사 박물관이 어떻게 계획이 되었나를 생각해야하는데, 오사카 성 주변에 있는 이 건물의 부지에서 기초 공사를 하다가 과거 고대 궁궐의 유적지가 발견되었다. 그래서 건물 계획 자체가 처음부터 다 바뀌게 되었는데 건물이 올라갈 궁터에 기초를 세우지 않고 유적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였다.
오사카 역사박물관의 역사를 보면 1987년에 처음 부지에서 유적을 발견하고, 오랜 회의 끝에 91년에 유적을 보존하면서 건물을 세우기로 한 것이 확정되었고 94년에 설치를 결정하고 공사가 시작되었다. 그 후에 2001년에 이 건물이 준공되었으니 유적을 발견하고나서부터 24년, 건물을 짓는 데만 7년이 걸렸다.
세 번째 건물, 산토리 뮤지엄 텐보잔
가이유칸 가는 길에 볼 수 있는 산토리 뮤지엄 텐보잔이다. 애초에 산토리 뮤지엄 자체의 기능으로는 폐쇄된지 오래이고 현재의 이름은 오사카문화관 - 텐보잔이다. 내가 갔을 때는 이미 산토리 뮤지엄으로는 폐쇄가 되어서 내부에 들어가지 못했으나 오사카 시에서 관리하는 전시회로 건담 전시회가 있었는데 가격이 2000엔이 넘어가서 그냥 외관에서 보는거로 만족했다.
건축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이 건축물은 일본의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작품이다. 안도 다다오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프리츠커 상을 받은 인물로 재료적으로는 노출콘크리트를 고집하는 건축가로 유명하고 자세한 설명은 나중에 안도 다다오 건축물만 따로 포스팅 할 때 쓰도록 하겠다.
바다를 바라 보고 있는 이 건축물은 전체적인 건물의 느낌이나 그 밸런스가 꽤 괜찮게 느껴진다. 내가 이 건물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첫 번째로 본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이 이곳이었다. 처음에 노출콘크리트를 만지면서 콘크리트가 이렇게 부드러울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건물의 내부도 구경해보고 싶지만 가이유칸을 가는게 목적이었기에 여기 전시를 볼 시간은 없었고 외관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했다. 바다 옆에 있는 건축물이라 그런지 내부에서 바다를 바라 볼 수 있는 공간을 아주 근사하게 만들어놨다는 점과 건물 외부의 조경도 바다와 이어지게 잘 꾸며놨다.
간단하게 세 개의 건물을 소개 했고 처음 간사이 여행을 다니면서 답사했던 다른 건축물은 단독 포스팅으로 쓰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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