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가 새해부터 첫 출근을 해서 출근 하면 이제 어디 가기도 바빠지니 해가 넘어가기 전에 국내여행을 다녀오자고 했고, 작년 12월 말 즈음에 1박 2일로 여수를 가게 되었다. 어디를 갈지 고민을 좀 하다가 강원도는 끌리지 않고 전주는 내가 얼마 전에 다녀와서 머리가 커지고 나서는 안 가본 여수로 정하게 되었다.
1박 2일 여행이여서 아침 일찍 수원역에서 여수로 내려가는 기차를 탔다. 배가 고파서 내려가면서 먹을 공씨네 주먹밥을 사고 편의점에서 음료수하고 과자도 좀 샀는데 내려가면서 계속 자서 그런지 과자는 결국에 안 먹었다. 이거 먹고 나니까 졸음이 쏟아지더라. 더군다나 전날에 근무하고 회식까지 하고 들어가서 이 날 내려가는데 꽤나 피곤했다.
여수엑스포역에 도착해서 버스를 타고 체크인 할 숙소로 갔다. 이번 여수 여행에서는 K-그랜드 호스텔 여수라는 곳에 묵게 되었는데 더블룸에 묵게 되었고 가격도 퍽 나쁘지 않았다. 오픈한지 얼마 안돼서 그런지 꽤나 깨끗하고 조식도 나오는 편이니 여수 여행 갈 때 관심 있는 분이면 묵어보시길 추천하다. 여수 K-그랜드 호스텔 위치
여수여행에서 딱히 한 건 없었다. 그냥 다른 지방으로 내려가서 쉬면서 먹으려고 한게 전부였는데 여자친구나 나나 그렇게 많이 먹지 못하는 체질이여서 끼니 때만 챙겨가면서 적당히 먹었다. 내가 좀만 과식해도 금방 탈이 나는 경우가 많아서 이번에도 적당히 적당히 먹었다. 여수 첫 끼는 두꺼비게장에 갔는데 평일에 가기도 했고 점심 때가 조금 넘은 시간이여서 사람도 많이 없었다. 게장 골목에 위치하고 있는데 가장 먼저 보이는 황소식당을 지나 한블록 가면 바로 보인다. 갈치조림 백반을 시켰다.
맛은 꽤 괜찮았다. 애초에 간장게장하고 양념게장 자체를 좋아하기도 해서인지 이 때 밥 한공기 먹고 한 공기를 더 시켜서 먹었다. 갈치 조림은 맛은 있는데 내가 갈치를 제대로 먹는 법을 몰라서 먹기가 불편했다. 역시 전라도 음식점은 어딜 가던 기본 찬도 맛있어서 식욕을 돋군다. 갈치조림 정식을 2개 시키고 밥 한공기 더 먹어서 둘이서 33000원 나왔다.
두꺼비게장에서 점심을 먹고 나서는 바로 돌산공원으로 갔다. 여수 케이블카를 타러 간건데 생각보다 케이블카 가격이 좀 나가더라. 크리스탈 케이블카는 딱히 타고 싶은 생각이 안 들어서 일반으로 탔는데 성인 기준 13000원이었다. 꽤나 큰 지출. 그래도 전망은 좋더라.
돌산공원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오동도로 넘어갔는데 포스팅을 하면서 오동도 사진을 올리려고 하니까 미러리스에 다 여자친구 사진 밖에 없었다. - 사실 SNS에도 여자친구 사진은 안 올리는 편이라 올릴 만한 오동도 사진이 없다. - 오동도도 산책하기도 좋고 사진 찍기도 괜찮은 곳이 많았는데 오동도에서 틀어놓는 음악이 이 곳에 도저히 안 어울리는 선곡을 갖다가 하더라. 아마 라디오를 틀어놓은거 같은데 락 음악이 계속 나와서 선곡을 도대체 누가 하는건지 궁금했다.
오동도를 한 바퀴 다 돌지는 못하고 서둘러서 케이블카를 타는 곳으로 돌아왔다. 나는 여행을 다니면서 일몰을 보는 것을 좀 중요시 하는데, 이번에는 케이블카에서 일몰을 보고 싶었다. 겨울이다보니까 해도 빨리 지고 다섯시가 되기 전에 다시 케이블카를 타러 왔다.
여수 해상 케이블카에서 본 일몰. 바람이 불어 추웠지만 날씨 자체는 화창했던 날이라 일몰이 꽤나 이쁘게 졌다. 하멜등대 위를 지나면서 찍었다.
돌산공원 케이블카 전망대에 도착해서 한 컷. 이미 돌산공원을 가기에는 야경 사진을 찍기에 애매해져서 완전 해가 다 질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카페에서 음료 한잔 시켜놓고 천천히 쉬면서 시간을 보냈다.
이 날 돌산공원에서 추위에 떨면서 찍은 돌산대교의 야경. 미러리스 사고 처음 개시할 때가 여수여행이었는데 꽤나 만족했다. 동유럽 여행을 갈 때도 도둑 맞는 일만 아니면 잘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돌산공원을 들어갈 때는 버스를 타고 들어갔는데 나올 때는 날씨가 춥기도 하고 요금도 많이 안나오는 것 같길래 숙소까지 택시를 타고 내려왔다. 아까는 짐만 맡기고 나서 숙소 체크인을 하고 좀 쉬다가 해물삼합을 먹으러 서시장 23번 포장마차 집을 갔다.
원래 서시장 23번 집이 해물삼합으로 유명한 집인데 그 집이 잘 돼서 지금은 이렇게 따로 가게를 내셨다고 하더라.
위치는 KT 여수지사 주변에 있는데, 정확한 위치는 구글 맵스를 참조하시길. https://goo.gl/maps/V1knWuqEYrC2
해물삼합은 이번에 처음 먹어 봤는데 삼겹살과 관자, 새우하고 김치까지 재료들이 푸짐하게 들어갔는데 지금까지 먹어보지 못한 새로운 맛이었다. 맛있는 편이긴 한데 막 맛있는거 같진 않고 뭔가 신선하다고 해야하나. 전라도에 내려왔으니 소주로 잎새주를 시켰는데 내 입맛에는 별로였다. 그냥 매번 마시는 참이슬이나 처음처럼이 제일 난 것 같다.
그래도 맛은 만족했다. 이 때 해물삼합과 소주 한병 시켜서 34000원이었고 꽤나 배부르게 먹었다.
다음 날 숙소에서 아침도 챙겨먹고 천천히 나왔다. 숙소에서 이순신 광장도 가까운 편이라 걸어나와서 있는 거북선 구경도 좀 하고 이른 점심으로는 서대회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점심으로는 광장미가에 가기로 했다. 서대회가 맛있는 집이라고 해서 찾아갔고 이 때가 11시 즈음이어서 그런지 아직 사람들은 많이 없었고 우리가 첫 손님이었다.
둘이 가서 서대회 두 개를 시켰는데 양이 너무 많았다. 처음에 주문을 시킬 때는 생각을 못했는데 이정도 양이면 갈치구이를 하나 시키고 서대회를 하나만 시켰어야 했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의 먹긴 했다만 여자친구가 자기 입맛에는 안 맞는것 같다고 많이 안 먹어서 좀 남기고 나왔다. 갈치구이 시킬껄이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올라오는 기차 시간까지 어디를 가기도 애매하고 점심도 먹어서 뭐할까 생각을 하다가 만성리 검은모래 해변에 왔다. 날씨는 추웠고 사람들도 많이 없었다.
만성리 검은모래해변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건 메리엘 카페. 따로 포스팅을 하기도 했는데 꽤나 괜찮은 전망에 커피 맛도 좋았다. 카페에서 가만히 쉬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택시를 타고 여수엑스포역으로 왔다.
짧았던 1박 2일의 여수여행이 끝났다. 여수에 내려가서 딱히 한 건 없었지만 오랜만에 여자친구와 여행을 갔다는거에 의미가 있었다.
올라오는 기차에서도 대부분의 시간을 자는데 소비했는데 그렇게 오래 걸리는 기차도 아닌데도 좀이 쑤셨다. 인도에서 12시간 넘어가는 기차들은 어떻게 탔을까. 그렇게 다닌 내가 새삼 신기하기도 했다. 이 때 생각한게 이렇게 기차 타는 것도 좀이 쑤신데 시베리아 횡단열차 가면 어떻게 버티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가보면 생각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당장 그런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나보다.
원래 저녁을 각자 집에 가서 먹을까 했는데 시간이 저녁시간을 넘긴 시간 대에 수원역에 도착해서 수원역 로데오거리에서 뭘 먹을지 고민을 하다가 보이는 음식점 하나에 들어갔다. 로데오거리에 있는 홍대개미라는 덮밥집에 들어갔는데 음식이 엄청 빨리 나와서 놀랐고 - 아마 사람 붐비는 시간대에 잘 팔리는 메뉴는 미리 준비해놓는 것 같더라. - 맛도 괜찮았다. 사케동하고 스테키동 시켜서 18800원이 나왔다.
저번에 이디야 기프티콘을 받은게 있어서 수원역 AK에 있는 이디야 카페에 갔다. 허니 브래드 먹고 내가 좋아하는 자몽에이드도 마시면서 일정을 마무리 했다. 이제 정말 1박 2일 간의 여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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