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도시는 급변한다. 1년 반만에 찾은 해방촌은 조금 낯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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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급변한다. 정말 하루가 다르게 모든 것이 바뀌어가는 세상 속에 살고 있다.


이태원 주변에 있는 해방촌은 나에겐 정말 특별한 장소다.

5년의 학교 생활을 마무리 하는 졸업 전시 사이트(설계 부지)가 해방촌이었기 때문에,

해방촌에 대해서도 많은 조사를 하고 많은 애정을 가지고 다니게 되었다.


내가 냈던 졸업 전시 퀄리티에 대해선 많이 아쉽지만,

이 부지에 대한 애정, 아니 애증은 여전하다. 


해방촌에 있는 나미브라는 전시 공간에서 신준식 사진작가님의 개인 전시회가 있어서, 

전시회를 먼저 보고, 해방촌까지 간 김에 중심가로 소월길까지 천천히 걸어올라갔다. 



해방촌은 남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실제로 일제시대 때의 지도를 찾아보면 현재 해방촌의 위치는 지도 상에 남산 자락으로 표시되어있다.


위 사진에서 보면 나무 뒤쪽에 건물이 빼곡히 보이는 곳들이 해방촌인데,

실제로 저기에 건물이 올라가기 전엔 남산 자락이었다. 



해방촌은 앞서 말한대로 남산 자락에, 산 위에 집을 하나 둘 씩 짓다가 만들어진 마을이다.

해방촌의 단면을 봤을 때 가장 높은 곳은 중심가로인 소월길인데,

이 소월길에서 중심이 되는 커뮤니티를 보면,


해방예배당, 해방촌성당, 신흥시장, 보성여고가 있다.

용산2가동 주민센터도 있지만 이건 논외로 하고.


신흥시장은 말 그대로 시장이라는 자체가 주민이 소통하는 장소였다.

이곳에서 물건을 사고 팔고 다른 주민들과 만나는 곳이었고,


해방예배당과 해방촌성당은 종교라는 이름하에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였다.

그리고 교육이라는 목적으로 모인 보성여고로 공동체가 형성되었다. 



너무 역사 얘기를 깊게 들어가려고 했나.

생각 안하고 느낀 대로 쓰려고 시작한 글인데 계속 어려운 얘기를 건드리니까 생각이 자꾸 많아진다.

그냥 내가 느낀 점만 얘기를 해야겠다.  


나에게 해방촌은 건축적인 접근, 도시재생적인 접근을 한 곳이었다.

해방촌의 자체 커뮤니티 역시 이곳을 좀 더 사람들이 많이 찾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내가 해방촌에 처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게,

졸업 전시 사이트를 정했던 2017년 3월이었고 그 때부터 해방촌에 대한 애정이 시작된다. 



오랜만에 신흥시장에 갔다.

신흥시장은 예전도 그랬고 지금도 그랬고 해방촌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공간이다.


내가 처음 갔을 때도 신흥시장은 점점 바뀌는 중이었는데, 

올해 왔을 때는 정말 모든게 바뀌었다고 생각들 정도로 바뀌었다.


다모아식당 간판으로 들어가서 철든책방이 나오는 계단을 따라 내려가는데

내가 1년 반 전에 봤던, 기억하고 있었던 신흥시장은 아니었다. 


좀 더 밝게 바뀌었달까.



예전에 갔을 때 신흥시장은 이런 느낌이었다.

낮에도 좀 어둑한, 돌아다니기가 조금은 어색한 곳이었다.


지금의 신흥시장은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공간이 되었다.

나는 몰랐는데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나온 해방촌편의 가게들이 다 신흥시장 안에 있는거였다.


그 아구찜하고 알탕집인가. 굉장히 호평을 받았던 가게가 보여서

아! 여기였구나 했다. 오후 4시 반이었는데 벌써부터 기다리는 사람이 있더라. 


조금은 어색했다.

아니, 원래 있던 가게들이 잘 되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건 좋은데.

지금의 신흥시장을 보니까 갑작스럽게 자본이 들어온 느낌이 들었다.


워낙 뜨는 곳이라 그런가.


도시재생을 공부하다보면 매번 나오는 단어가 있다.

젠트리피케이션.


젠트리피케이션은 쉽게 얘기하면 땅값이 싼 구역, 상대적으로 낙후된 구 도심구역이

활성화가 되면서 입소문이 나면..


자본이 들어오면서, 자연스럽게 땅값은 올라가고

원래 있던 거주민들은 그걸 버티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나가게 되는 현상을 얘기한다. 



지금 보는 신흥시장이 그랬다.

너무나도 많은 것이 변했다.


나는 이걸 나쁘게 보는게 아니다. 단지 조금은 어색했을 뿐.

현대 도시가 바뀌어가는 과정에 있어선 피할 수 없는 현상이지 않을까?


나는 내 얼굴을 매일 보면서 살아가기에 내가 바뀌어가고 있는지 잘 눈치채지 못한다.

오랜만에 본 사람들이 있으면 이게 바뀌었네, 살 빠졌네 하지만..

심지어 블로그에 사진을 올려도 살 빠진거 같다는 얘기를 듣는다.


나도 해방촌을 1년 반, 어떻게 보면 꽤나 오랜만에 봤기에

이 친구의 변한점이 너무나 많이 보였을지도.



언제 또 해방촌을 방문할지 모르겠지만,

그 다음에 방문할 땐 해방촌은 나를 어떤 얼굴로 맞이해줄지 궁금해진다.


조금은 졸린 상태에서 글을 쓰다보니 어떻게 마무리 지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럼 안녕. 

다시 보자 해방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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