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97일차 (18. 8. 6)
새벽에 더워서 잠이 안 왔다. 숙소에 에어컨도 없었고 선풍기도 없었다.
브라소브 가는 버스 티켓을 미리 예매하려고 했는데 예약이 안돼서 그냥 무작정 그 버스 시간에 맞춰서 가볼 예정이다.
아침 7시 버스가 있고 10시 반 버스가 있는데 잠도 안와서 뜬눈으로 있다가 7시 버스를 타러 가볼 생각이었다.
아침 6시 즈음에 숙소에서 나왔기에 체크아웃은 할 수 없었고 내 키만 책상 위에 올려놓고 조용히 나왔다.
이렇게 일출 시간에 나온건 꽤나 오랜만이었다. 어제 저녁에 숙소에 들어갈 때 숙소 앞에 목줄이 풀린 개들이 있는데 내가 지나가려니까 막 짖어서 지나가던 사람이 도와줬던 기억이 있어서 긴장했지만..
얘네들도 졸린지 아침에는 자고 있었다.
숙소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지나가던 할머니가 내 모자를 가리키면서 무슨 무슨 얘기를 막 하신다. 이쁘다고 해주는건가?
근데 가면서 내 모자, 캐리어, 바지 주머니를 한번씩 가리키시는거 보니 버스 안에선 소매치기를 조심하란 얘기 같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생각해본다.
나는 왜 지금 이 여행을 하고 있을가 그런 생각도 든다. 조금은 웃겼다. 그렇게 오고 싶어했는데 막상 지금 되니 또 이런 생각도 들고.
무언가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느낌을 불어 넣어야 하나?
지금은 몸도 피곤하고 정신도 피곤하다. 오전 7시에 버스가 안 오거나 버스를 타지 못하면 정말 미쳐버릴 것 같다.
지금은, 아무 생각이 없다.
- 당시 일기장에 썼던 글
이아시에서 브라소브 가는 방법은 버스도 있고, 기차도 있는데 기차는 직행이 없고 조금 돌아가는 방법이 있다.
이아시 버스 터미널이 아니라 Autogara Iasi Vest라는 곳에서 타야하는데.. 인터넷에서 이 정보가 안 나왔다.
Șoseaua Moara de Foc 15 라는 곳으로 가면 탈 수 있다고 하는데, 막상 가보니까 그냥 치과건물? 앞이었고 거기서 내가 얼타고 있으니까 치과에 일하는 분하고 의사선생님.. 할머니하고 저쪽으로 쭉 걸어가서 뒤에 가보면 버스 정류장이 있다고 했다.
사실 난, 처음에 여기서 타는거 아냐? 저기 갔다가 내가 탈 버스 그냥 출발하는거 아닌가.. 싶었으면서 걸어갔다가 돌아왔다가.. 했다.
하여튼 버스 터미널이 있었다.
오전 7시와 오전 10시 30분에 두 번 운행했고 버스에 화장실은 없는 중형버스였다. 우리나라 마을 버스 크기 정도라고 해야하나.
이아시 간다고 하고 표를 구매했는데 70레우였다. 우리나라 돈으로 2만원 조금 안되는 돈.
내 살다살다 버스 타는데 자두 주는 곳은 처음 봤다.
처음에 앞에서 막 뭐를 나눠주길래 저거 주면서 팔려고 하는건가? 했는데 그런거 없이 진짜 그냥 주는거였다. 아침도 거의 안 먹고 나와서 맛있게 먹었다.
내 엄지손가락이 하필 가렸는데 그 부분이 Iasi 7:00 이다. DEVA까지 가는 버스에서 브라소브에서 내리는건데,
Brasov 까지는 5시간 40분이 걸릴 예정이고 밑에 적힌것 처럼 금액은 70레우였다.
버스 타니까 모든 긴장이 풀리고 마음이 편해졌다.
뭔가 하늘이 조각난거처럼 구름이 몽글몽글 올라와있어서 찍었다. 마음이 놓이고 긴장이 풀리고 나서야 이런게 보이기 시작한다.
아까 자두를 주면서 이것도 하나씩 줬다. 사실 전 날에 슈퍼 장을 보면서 요거트를 사놨었는데 나오면서 먹질 못했다.
왜 그러냐면, 나는 장이 안 좋은 편이라.. 장거리 이동할 때 배가 아프면 안되기 때문에 요거트를 자주 먹긴 하면서도 길게 움직일 땐 아예 위험을 차단한다.
중간에 사람들을 내리고 태울 때 빼고는 멈추는 일 없이 계속 간다. 아무래도 화장실 가고 싶으면 큰일 났겠지만 오늘은 그럴 일이 없었다.
브라소브 버스터미널에 도착할 때가 1시 조금 안됐을 때였다. 거의 정시 도착했다고 볼 수 있었다.
참고로 브라소브 버스터미널 & 역하고 구시가지는 조금 떨어져있는데 버스도 운행한다. 근데 나는 그냥 우버 타고 들어갔다. 8.53레이가 나왔다.
브라소브에 대한 얘기를 간략하게만 하면, 나에겐 참 재밌었던 곳이다.
원래 드라큘라 성이 근교에 있는 유명한 관광도시인데 정작 1주일 가까이 머물면서 드라큘라 성은 안갔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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