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93일차 (18. 9. 2)
내가 숙소 예약을 2번에 나눠서 해서 방을 옮겼어야 했다.
와, 근데 진짜 호스텔 같은 방에 코 엄청 심하게 고는 친구 + 신발에서 냄새 엄청 나는 아저씨까지 환장하는 조합이었다.
하루만 있다가 방 바꾼게 정말 다행일 정도.
일단 숙소 주변에 먹을 것이 뭐가 있나 찾아보다가 중식, 일식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에 갔다.
근데 몰도바 물가에 비하면.. 좀 비쌌다. 뭐, 맛만 있으면 되니까.
우리나라 물가로 생각하면 이거 한 접시에 2만원 정도 하는 느낌이랄까?
몰도바는 유럽의 최빈국이다. 그래서 여행하는 물가도 저렴한 편이다. 작년 기준으로 경제력에선 베트남과 라오스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곳이다.
튀김 마끼였는데, 맛있었다. 나름 제대로 된 일본 음식점이랄까. 샐러드까지 아주 하나도 안 남기고 다 먹었다.
말차 아이스크림이 있어서 시켰는데 이것도 맛있었다. 외국에서 먹는 녹차 아이스크림 중에 제대로 된게 없는데 이건 좀 괜찮았다.
Madam Wong 이라는 음식점이었고 스시마키랑 레모네이드 말차 아이스크림까지 320 레우가 나왔다.
(한국돈으로 약 22400원 정도)
밥도 먹었으니 키시나우를 한번 구경해보기로 했다. 사실 키시나우는 관광자원이랄것이 정말 없다. 없어도 너무 없을 정도다.
숙소 바로 앞에 공원이 있어서 한번 가보기로 했다. 오후 시간대에도 사람은 꽤나 많았다.
공원에 있는 예배당. 안에 들어갔는데 특별한 건 없었지만 오랜만에 기도를 하고 나왔다.
원래 1836년에 지어졌는데 2차 대전 때 붕괴되었다가 1997년에 다시 지었다고 한다. 비교적 최근에 지은 건물.
공원에서 모이 아이들까지, 솔직히 너무 많아서 부담스럽더라. 비둘기는 아직까지도 적응이 안된다. 빵이라도 조금 주면 아주 득실득실.
러시아 제국이 오스만 제국을 이긴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개선문으로 1840년대에 지어져서 키시나우의 중심지에 위치하고 있다.
아무도 찾지 않는 것 같은 놀이기구들과 몇몇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다. 한 나라의 수도라는 느낌보다 그냥 동네 느낌이 강하다.
아까 봤던 개선문 안에는 몰도바 국기가 걸려있다. 루마니아와 몰도바의 국기는 굉장히 비슷한데 색은 똑같고 가운데 문양이 들어간 방식이다. 스페인과 프랑스 사이에 있는 안도라의 국기도 비슷하게 생겼다.
맥도날드를 봤는데 뭔가 옛날 우리나라에 있던 맥도날드 느낌이 났다. 간판 스타일이 어렸을 때 봤던 느낌이랄까. 옛 추억에 젖어서 잠시 구경하고 있었다.
여기가 중심거리인데 건물들은 대부분 옛날에 지어진 느낌이다. 새 건물이 없다고 해야하나..
지도에서 쇼핑몰이라고 되어있어서 찾아가보면 그냥 3층짜리 무너질 것 같은 건물이었다.
버스터미널 주변에 있는 중앙시장이다. 나의 외갓집이 증평에 있는데 홀연듯 증평 생각이 났다. 전체적인 느낌이 비슷하달까.
키시나우의 중앙 버스 터미널, 원래 여기 내리는 줄 알고 있었는데 어제 북쪽 터미널에 가서 내렸다.
버스터미널이라고 하면 엄청 번화가?의 느낌이여야 하는데 여기는 시장과 간이 식당들이 있었다.
키시나우 도심지에선 딱히 가고 싶은 곳이 없었다. 그냥 어떤 도시인지 느껴보기 위해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도심지를 한 바퀴 돌아봤다.
시끌벅적하단 느낌은 없었다. 시골동네였던 곳이 점점 도시화 되어가는 느낌이었다.
여행에서 역시 재밌는건 슈퍼 구경. 우크라이나 오데사의 슈퍼에선 한국 과자들을 보고 놀랐는데 여기선 빵가루를 봤다. 심지어 한글로 대문짝만하게 빵가루라고 적혀있다.
몰도바 현지인에게 몰도바 음식 먹어보려면 어떤 식당이 괜찮냐고 물어보니까 La Placinte 라는 식당을 추천해줬다.
몰도바 음식을 파는 괜찮은 음식점이라나, 보니까 체인점 형태로 되어있어서 여기저기 있었다.
몰도바는 와인이 유명하다니까 일단 한잔 시키고 혹시나 별로일 것을 감안해서 레모네이드를 하나 더 시켰다.
와인 맛은 글쎄.. 약간 저렴한 와인들이 많아서 그렇게 맛있진 않았다.
그리고 시켜봤던 음식. 점심을 늦게 먹어서 그런가 배부르지가 않았고 하나만 시켰다. 약간 너비아니? 같은 느낌인데 이것도 맛있진 않았다. 너무 퍽퍽한 느낌이랄까.
샐러드도 이상하고.. 케챱에 찍어먹는 맛에 그냥 먹었다.
디저트로 시켰는데 이것도 좀 특이했다. 저게 시원한 느낌이 아니라 따뜻한 경단? 모찌? 같은거에 크림하고 잼이 올라가있는거였는데 먹다가 배불러서 저것도 남겼다.
몰도바 키시나우는 정말 조용한 도시였다. 실제로도 많은 사람들이 몰도바를 떠나 타국에 돈을 벌러 나간다고 한다.
내일은 키시나우에서 떨어져있는 비공식국가, 트란스니스트리아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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