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81일차 (18. 7. 21)
엄마와 온전히 여행 하는 마지막 날.
다음날 점심에는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러 가셔야 했고,
엄마와의 유럽 여행 마지막 일정은 체스키 크룸로프로 당일치기로 가기로 했다.
체스키 크룸로프는 마을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있는 곳인데, 체코 프라하에서 편도로 약 3시간을 버스로 달려야 나오는 곳이다.
우리는 갈 때 STUDENT AGENCY 버스를 탔고, 올 때는 FlixBus를 탔다.
프라하 STUDENT AGENCY는 중심가에서 좀 떨어진 Na Knížecí 정류장에 위치하고 있다.
체스키 크룸로프로 버스를 타고 가면 버스 정류장에서 마을까지 걸어서 10분 정도 들어가야한다. 버스를 타고 오는 길에 이렇게 탁 트인 곳이 있었다.
사람들이 이쁘다 이쁘다해서 얼마나 이쁜지 궁금했는데 확실히 도시가 딱 봤을 때 느껴지는 매력이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아침부터 버스를 타고 와도 3시간 걸리는 거리라 점심부터 먹고 둘러보기로 했다. Nonna Gina라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왔는데 피자 하나하고 파스타 하나를 시켜 먹었다.
피자나 파스타나 맛도 무난한 편. 체스키 크룸로프에서 먹는 식사야 한 끼 밖에 안되는거라 많이 안 찾아봤다.
- 피자 한판하고 파스타 콜라까지 해서 500코루나 나옴. (팁 포함)
점심 먹은 식당 옆에 수도원이 있어서 안까지 들어가진 않았고, 안마당만 잠시 구경했다.
체스키 크룸로프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가는 곳을 꼽으라면 체스키 크룸로프 성 전망대가 아닐까 생각한다.
체스키 크룸로프 성 전망대는 성인 100코루나, 학생 70코루나였는데 입장권 사는 줄이 꽤나 길었다. 사람은 몰리는데 티켓 부스에 사람은 2명인가 밖에 없다. 좀 여유롭게 기다리도록 하자.
성 전망대는 마을 내에서 높은 축에 속하는 곳이라 전망은 매우 매우 좋은 편이다. 다만 전망대가 굉장히 협소한데 사람들은 바글바글해서 움직이기도 힘들고 제대로 된 사진을 찍기도 힘들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사진을 주구장창 찍는 것도 서로에 대한 예의가 아닌 듯 하다. 남기고 싶다면 빠르게 남기고 나오는게 좋지 않나.. 생각해본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체스키 크룸로프 마을의 모습과 이발사의 다리. 이발사의 다리는 사연이 있는 곳인데, 예전에 루돌프 2세의 아들이 정신병을 앓고 있었는데 한 여자(이발사의 딸)에게 반해 결혼을 했다.
그 후에 잘 살고 있다가 정신질환으로 자신이 아내를 죽여버리는데, 누가 자기 아내를 죽였냐고 마을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처형시킨다. 보다 못한 이발사의 아버지가 자신이 딸을 죽였다면서 거짓 자백을 하고..
이발사가 처형되면서 마을에는 다시 평화가 찾아왔고 그를 기리기 위해 다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체스키 크룸로프 성에서 자메츠카 공원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성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성 내부에 오르막길이 보이는데 그 쪽으로 오면 이런 뷰를 볼 수 있다.
자메츠카 정원까지 올라가는 것도 추천하는데 가는 길에 전망대 형식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체스키 크룸로프 치면 나오는 사진들 중에에 이 구도로 찍는 사진도 많았다.
자메츠카 정원까지 올라가서 정원 잠깐 구경하고 사진도 찍고 내려오려고 하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지금까지 비는 많이 피하면서 다녔는데 마지막 날에 날씨운이 안 따라준다.
나는 애초에 여행할 때 우산을 안 들고 다니고 엄마는 한국에서 챙겨왔다가 오늘은 안 가져와서..
내가 가지고 다니는 우비를 엄마에게 드리고 나는 바람막이를 입고 다녔다.
우비 입고 물품 구경하고 있는 엄마.
뒤에서 보고 있는데 너무 웃겨서 찍었다.
체코의 국민캐릭터, 우리나라로 치면 뽀로로 급이라고 볼 수 있는 두더지 크르텍(Krtek)
내가 엄청 귀여워 하는 녀석이고 지금도 내 옆엔 크르텍 인형이 하나 있다.
비도 아주 억수로 쏟아지는데 비도 적당히 맞으면서 걸었다. 난 사실 비 맞는걸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데 여행하면서는 그냥 맞으면서 다녔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사진.
엄마하고 얘기해서 4시 정도로 예약했던 버스를 한 시간 늦췄는데 비가 와서 마을을 제대로 둘러보지도 못하는 상황이었고, 버스 정류장 주변에 Villa Cafe 라는 곳이 있어서 와봤다.
펜션? 지하에 위치하고 있는 카페라 올 때 까지 여기에 카페가 있긴 한건지 의심하면서 왔는데 꽤나 분위기 좋은 카페에 빗소리 들으며 시간을 보냈다. 레모네이드는 그냥 그렇고 커피는 illy를 써서 그런지 에스프레소는 맛있더라.
프라하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도 엄청나게 비가 쏟아졌다. 프라하에서 체스키크룸로프 까지는 편도로 3시간인데 우리나라로 생각하면 서울에서 전주 가는 거리다.
전주 당일치기 가는건 갔다오는 시간이 너무 드는거 아니냐고 생각했는데, 막상 유럽 여행 중에는 왕복 6시간 이동 하는걸 생각하니 내 자신이 조금은 웃겼다. 생각하기 나름인건가.
마지막 저녁은 숙소 주변에 있는 후사에서 버팔로 윙과 스테이크를.. 아주 아주 맛있게 먹었다.
엄마하고의 마지막 저녁도 이렇게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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