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는 언제나 가볍게, 그냥 편한 어투로 써야지.
4년에 한번씩 오는 월드컵 기간이다. 글을 쓰는 지금도 잉글랜드와 스웨덴의 8강전을 보고나서 쓰고 있다.
이번 월드컵은 러시아에서 열리는데 여행 하면서 알게 된 사람들, 그냥 여행으로 소통하는 사람들, 한국에서 알고 지내던 사람들 많은 사람들이 월드컵을 보러 러시아로 갔다.
참 재밌어 보인다. 좀 더 여행을 늦게 했다던가 러시아에서 시작을 안했다면 나도 월드컵 기간에 가서 구경도 좀 하고 경기도 보겠지만. 이번엔 인연이 아닌거로. 2022년에 카타르는 갈 일이 있을까?
폴란드에서 계획보다 좀 오랜 기간을 머물렀는데 월드컵에서 기대되는 팀 중 하나인 폴란드의 첫 경기 세네갈전을 현지에서 보고 싶었다.
폴란드 vs 세네갈은 6월 19일에 있었다. H조라서 조별 예선 중에 가장 늦게 하기도 했고.
폴란드 경기 전날에 한국과 스웨덴의 조별 예선 첫 경기가 있었다.
결과는 이미 아는대로 한국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페널티킥을 내주면서 0:1로 지게 된다.
지수하고 크라쿠프에서 만났던 날 스페인과 포르투갈 경기를 보러 갔던 펍이 있었는데 꽤 괜찮고 오후 2시부터 영업을 시작한다기에 한국인들과 이곳에서 보기로 했다.
원래 나는 폴란드전만 볼 생각이었는데 동유럽 오픈채팅방에 있는 유리가 스웨덴전 볼 일행들이 있다고 해서 같이 보기로 했다.
독일전 같은 경기력을 조별예선 첫 경기부터 보여줬으면 얼마나 좋았겠니 ㅜ
1차전에서 큰 활약하지 못한 김신욱. 스웨덴도 첫 경기에서 그렇게 좋은 경기력은 아니어서 16강은 힘들지 않겠나 생각했는데 조 1위로 올라갔고 아쉽게도 8강에서 월드컵을 마무리했다. 역시 축구는 모른다.
감독님.. 감독님의 트릭은 어디까지..
16강을 못 간것도 아쉽고 스웨덴과의 1차전도 매우 아쉽지만 독일전은 월드컵 역사적으로 봐도 의미가 있는 경기였고 유종의 미로는 최고의 경기였다. 독일을 집으로 보낸게 바로 한국이라니. 독일이 1:0으로만 이겼어도 조 2위로 16강에 가는 상황이었다.
(독일이 2위로 16강에 갔다면 만나는 상대는 브라질. 브라질은 독일에게 썩 좋지 않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7:1..)
축구 같이 본 친구들과 축구 보고나서 피자도 먹고 크라쿠프 광장에서 간단히 술도 더 마시며 하루를 보냈다. 내일하는 폴란드의 첫 경기도 같이 보기로 했다. 이런 저런 수다를 많이 떨었다.
나는 하루 종일 좀 피곤한 상태에서 오후 10시까지 술을 마신것도 좀 무리해서 있던거라.. 칵테일까지 마신 이후엔 숙소에 가서 쉬었다. 나머지 친구들은 바벨성 야경을 보러 갔다가 케밥집.. (지하에 비밀장소가 있는 미지의 그곳) 까지 가고 재밌게 놀았더라.
다음 날 폴란드의 경기. 역시 이 글을 시점에 폴란드는 이미 짐을 싸서 러시아를 떠난지 오래다. 레반도프스키에게 거는 기대가 엄청 컸을텐데 그는 첫번째 월드컵을 완전히 망쳤다.
펍에 조금 늦게 갔더니 펍 안은 이미 꽉 찼고 자리를 간신히 만들었는데 경기를 같이 보는 일행들이 한 두명씩 늘어가면서 정말 좁게 옹기종기 모여서 경기를 봤다.
옆 자리에 폴란드 사람들이 단체로 앉아있었는데 볼에 폴란드 국기를 이렇게 바르길래 우리도 빌려서 그려놨다. 흰색 빨간색이라 굉장히 쉽게 만들 수 있다. 위장 크림같은걸 바르는 느낌이랄까..
폴란드는 결국 세네갈에게 첫 경기를 내줬다. 세네갈은 월드컵 첫 경기를 기분 좋게 시작했다만 페어플레이 점수으로 일본에게 밀려서 16강을 가지 못했다. 일본은 한 골을 더 먹히지 않기 위해 후반전에 볼을 돌리고.. 참 촌극도 그런 촌극이 없었다.
경기를 같이 보고 케밥집(으로 위장한? 시샤바)에 가서 시간을 보내다 저녁을 먹으러 왔다.
일행 중에 크라쿠프에 사시는 분, 이제 여기서 개인 사업을 시작하시는 형님이 계셔서 크라쿠프 맛집을 잘 알고 계셨다. 덕분에 맛있는 저녁을 먹을 수 있었음.
뒤에서 유리친구가 내가 알바중이라면서 찍은 사진. 외국인 가족이 갑자기 나보고 사진 찍어달라길래 열심히 사진 찍어줬다. 외국 애들 스타일로 한국 스타일로 다양하게 찍어줬다.
프라하에선 더 진풍경이 벌어졌다. 전 날에 프라하에서 클럽을 갔다가.. 새벽 4시 반 즈음에 숙소에 다시 들어왔나. 아침에 일어나서 민박에서 주는 아침 식사는 챙겨 먹고 다시 잤다가 오후 2~3시 즈음에 일어나서 축구를 보러갔다.
똑같이 여행 중이던 한 한국인 형님이 한국인들끼리 모여서 축구를 보자는 계획을 세웠고 직접 펍을 돌아다니며 자리를 예약해서 대략 70명~80명 가까이되는 한국인들이 한 곳에 모이는 일이 있었다.
아마 내가 유럽여행하면서 각기 다른 사람들이 모인거 중에 가장 많은 규모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사실상 사진만 놓고보면 서울이라 해도 믿을 정도.
멕시코전도 아깝게 1:2로 졌다. 마지막에 손흥민 골 덕분에 마음껏 소리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멕시코 팬인지 뭔지 자꾸 우리 옆에 와서 멕시코~~ 멕시코~~ 멕시~~~~코~~~ 이러는데 한국인들이니까 망정이지 다른 유럽인들한테 그랬으면 바로 싸움났을 듯 하다.
- 괜한 생각이겠지만 동양인이라고 그런건가.. 쳇 축구보는데 짜증난건 사실
멕시코가 넣은 2번째 골도 오심이라.. 이래저래 아쉬운 경기다.
원래는 축구만 보고 돌아갈까 했는데 1차가 정리된 이후에 2차 자리가 마련됐고 결국에 3차까지 갔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참 이런 경험도 앞으로 거의 없을 듯 하다.
글을 쓰다보니 러시아와 크로아티아 경기가 시작했다. 이 경기가 끝나면 8강전도 종료되고 4강전, 결승전도 할텐데 나머지 경기들도 유럽 현지에서 볼 듯 하다. 프랑스 vs 벨기에, 잉글랜드 vs 크로아티아가 될지 러시아가 될지.
근데 이제 남은 팀이 다 유럽팁이라는거! 월드컵이 끝날 때 까지 월드컵 요양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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