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여행일기] 우여곡절 탈린 넘어가는 길, 버스 타기 참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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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시작하고 첫번째로 긴박했던 날이 아닐까 싶다.

횡단열차에서 동전 지갑을 잃어버린 이후로 (내 실수로 잃어버린건지 누가 가져간건지, 결론은 없어졌다.) 이 날이 가장 패닉이었다. 

이 날 상트페테르부르크 버스 터미널에서 탈린으로 넘어가는 럭스 익스프레스 Lux Express 티켓을 예매했었고 오후 1시 15분에 출발하는 버스였다. 숙소 체크아웃을 좀 일찍 하고 주변에 있는 떼레목에 가서 블린을 시켜먹었다.

러시아어를 읽을 줄 몰라서 그냥 그림에 보이는 연어 들어간 블린을 시켰는데 으, 연어가 진짜 못 먹을 수준이라 블린만 먹고 나머지 연어는 버렸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였는데 버스 시간보다 훨씬 일찍 나와서 우버를 불렀는데 이놈의 우버는 매칭이 될 생각이 없어보였다.

그나마 우버 매칭 되었던 순간 기사가 취소 하면서 기회는 한번 더 물건너간 상태. 어떻게 한명과 매칭이 되었는데 매칭 되고나서 거의 15분을 기다려서 차에 탈 수 있었다.

차에 타서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넵스키 대로는 정말 주차장마냥 차들이 움직일 생각을 안했고 엄청난 교통체증 속에서 천천히 움직였다.

중간에 보니까 5중 추돌사고가 나서 막힌 것도 있었다. 어찌어찌 1시 5분을 좀 넘겨서 버스 터미널 주변에 왔는데 우버가 길을 잘못 알려주더니 터미널에 다 도착해서 한바퀴를 삥 돌았다. 거기에 좌회전도 안되는 구간. 우버 기사가 아예 한바퀴를 더 돌아서 가야된다고 했다.

진짜 사람 미치는 줄 알았다. 버스 시간이 1시 15분에 출발이었는데 우버에서 내리니 1시 13분이었다.

배낭 메고 터미널 안으로 달려갔는데 터미널 입구에서 보안 검사를 하더라. 

보안 검사에서도 배낭을 놓고 들어갈 때 벨트, 지갑, 동전 하나 하나 다 걸려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라고 하는데 사람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  

진짜 너무 답답해서 한국말로 "아 이러다가 버스 놓치겠네. 왜 이래.." 하면서 어찌어찌 보안 검사도 끝내고 버스 정류장 쪽으로 달려가는데 다행히 버스가 아직 출발하지 않고 있었다.

버스에 가니까 왜 이렇게 늦었냐는 뉘앙스로 손목을 가리키길래 연신 미안하단 말만 반복했다.

(버스 타니까 긴장이 확 풀려서 피곤하면서도 바깥 구경할 여유가 생겼다. 

거의 무너진 건물 옥상에 나무 한그루가 있는데 참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 

 원래 일찍 터미널에 도착해서 먹을거도 좀 사려고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버스를 탔을 때 목이 너무 타서 옆 자리에 앉은 아주머니에게 물 마셔도 되냐고 물어볼까 했는데 알고 보니 럭스 익스프레스 버스를 타면 물도 하나씩 제공했다.

 가뜩이나 기분 우울했는데 가는 길에는 비까지.. 탈린 도착해서도 비가 올까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탈린에는 비가 오지 않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탈린까지 가는건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대략 6~7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애초에 거리가 멀기도 하고 러시아에서 에스토니아로 넘어가는건 비쉥겐국가에서 쉥겐국가로 움직이는거라 입/출국심사를 한다. 

(이 부분은 나중에 루트 정리 하는 부분에서 자세히 설명하겠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탈린에 도착했다. 럭스 익스프레스는 유럽의 버스들 중에서도 꽤나 고급화된 버스라 편하게 올 수 있었다. 

여행기와 달리 이렇게 쓰고 싶은 에피소드는 여행 일기에 가끔씩 쓰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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