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버스타기 1시간 전에 가기로 결정한 자코파네 여행 이야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반응형

여행 46일차 (18. 6. 16)


폴란드 자코파네는 슬로바키아 국경에 가까운 도시이다. 내가 머물던 크라쿠프에서 버스 타고 한 2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도시인데 딱히 갈 생각이 없다가 크라쿠프에 8박을 머무르는건 너무 긴 것 같아서 자코파네에 다녀오기로 했다.


여행하는 사람들과 소통하다가 알게된 소윤씨가 있는데.. 자코파네에 다녀오고 엄청 이쁘다고 꼭 다녀오란 얘기를 했다. 소윤씨는 세계여행을 하는 중이라 지금은 조지아에 있는데 내가 여행하면서 만날 수 있을진 모르겠다. 


자코파네는 사실 이름도 몰랐지만 이렇게 추천을 받아서 즉흥적으로 결정한 도시다. 



 하여튼 숙소에서 체크아웃 하기 직전까지 자코파네에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오게 되었다. 원래는 Flixbus를 타고 갈까 했는데 봐뒀던 티켓이 출발 시간에 임박해서 예약이 불가능했고 버스터미널에 가서 자코파네 가는 티켓을 끊었다. 가격은 20즈워티. (한화 약 6천원)


숙소는 괜찮은 호스텔이 없어서 그냥 싱글룸을 예약했는데 시설도 꽤 괜찮았고 가격도 나쁘지 않았다. 1박에 25000원 정도였고 당시엔 후덜덜 하면서 예약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독일, 오스트리아 이런 곳의 욕 나올만한 시설의 호스텔보다 싼 가격이었다. 



 숙소엔 티비가 있었고 공영방송에서 월드컵을 해주길래 경기를 보다 나왔다. 아르헨티나와 아이슬란드의 경기가 있는 날이었는데 메시가 페널티킥 실축 하는걸 보면서 으휴.. 했던 기억이. (전 날에 호날두가 해트트릭을 해서..)



Krupowki 길인데 자코파네에서 가장 번화한 길이다. 대부분의 상점이나 식당이 이 거리 주변에 몰려있다.



이렇게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도 있다. 자코파네가 자연으로 유명한 도시고 도심의 느낌은 없고 조용한 느낌이지만 이 거리 만큼은 사람들도 많고 활기찼다.



자코파네 특산물로는 치즈가 있다. 거리를 다니다보면 이렇게 치즈를 파는 곳이 있는데 지수가 구운치즈가 맛있다고 꼭 먹어보라고 사진까지 보내줬다.



치즈 한 개에 3즈워티 (한화 약 900원)인데 1개 먹으면 아쉬울 것 같아서 2개를 시켰다. 잼? 이라고 물어봐서 바로 달라고 했다. 구운 치즈에 딸기 잼? 같은 걸 올려먹는데 정말 맛있다. 자코파네 가면 치즈 꼭 먹어야..



소윤씨가 자코파네 영업을 하면서 자코파네 가면 꼭 루지를 타란 얘기를 했다. 그래서 나도 전망 구경도 할 겸 루지를 타러 전망대에 올라가기로 했다. Gubalowka 전망대인데 걸어서 올라갈 수도 있다. 



걸어서 올라갈 수도 있는 곳인데 그냥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가기로 했다. 학생 할인을 받으면 왕복 18즈워티인데 편도로 할까 하다가 그냥 왕복으로 끊었다. 기왕 끊는거 그냥 왕복으로.



이렇게 생긴 녀석을 타고 전망대로 올라간다. 푸니쿨라는 생각보다 자주 있는 편인데 기억에 내려오는 푸니쿨라는 저녁 8시가 막차였다.  




푸니쿨라 타고 올라가는 중. 아무래도 제일 앞 자리가 구경하기에 좋다.



올라와서 바로 루지를 타려고 했는데 뭔가 이상하단걸 깨달았다. 루지타는 곳에 아무도 루지를 타고 있지 않았다. 부리나케 가보니 루지는 오후 6시 까지.. 내가 도착한게 6시 20분 정도였나.. 월드컵 보다가 느긋하게 올라오니 루지 시간이 끝났다.


좀 허무했다. 루지타려고 올라온건데.. 아쉬움이 쉽게 가시지 않았다.



그래도 여기까지 올라와서 보는 자코파네의 모습은 꽤 괜찮았다. 시원한 풍경이라고 해야하나. 

자코파네 오면서 기대감이 증폭된게 버스타고 오는 길 마저 참 아름답고 "자연 자연"한 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



전망대 쪽이 모래로 덮혀있어서 그런지 꼬마 친구는 모래 장난을 하면서 놀았다. 모래 갖다가 할머니한테 선물이라고 주기도 하고.. 딱 어린 아이들 노는 것 처럼 노는 중.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자코파네의 풍경과 그들의 뒷 모습이 너무나도 잘 어울렸달까. 



루지 못 탄 아쉬움 때문이었을까.. 한참을 멍하니 구경하다가 내려왔다. 애초에 자연이란게 멍 때리면서 천천히 감상하는게 가장 좋긴 하다만.


자연이란 얘기를 계속 하는데.. 생각보다 여행 스타일이 많이 갈린다. 도시를 좋아하는 사람,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자연을 좋아하는 여행객들이라면 대부분 남미나 아프리카를 선택하는 편이다. 이건 정해진건 아니고 그냥 나의 생각.



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데 나도 먹고 싶어졌다. 근데 쓸데 없는 군것질인 것 같아 잠깐 고민했다. 그래봐야 한국 돈으로 천원이 조금 넘는 가격인데?


천원 가지고 왜 이렇게 고민하냐 할 수 있지만 그냥 그러면서 다니고 있다. 뭔가 하나를 사먹어도 소중히 사먹고 싶은게 내 마음인가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