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45일차 (18. 6. 15)
크라쿠프에선 생각보다 (?) 알차게 여행했다. 애초에 크라쿠프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짧게 머물면서 아우슈비츠나 비엘리츠카 소금광산만 보고 가는게 전부인데 나는 4박 후에 잠시 자코파네로 이동했다가 2박을 더 해서 총 6박을 크라쿠프에 있었다.
물가도 싸고 여행하기에도 매력적인 도시라 생각한다.
비엘리츠카 소금광산을 가는 법은 크라쿠프 중앙역 앞에 버스정류장에서 304번 버스를 타고 가면 된다.
Dworzec Glowny Zachod 로 검색하면 나오는 버스정류장에서 타면 되는데 소금광산으로 가는 버스는 왕복 7.6 즈워티다.
버스 내부에서도 살 순 있다. 버스 내부에선 카드로밖에 못 사지만. 비엘리츠카가 2존인지 궁금한데 아마 거리 상으로 2존이 맞을 것이다.
비엘리츠카 소금광산에 가기 위해선 Wieliczka Kopalnia Soli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크라쿠프에서 비엘리츠카까지 운행하는 304번 버스. 크라쿠프 도심으로 들어갈 때도 이 버스를 타면 되는데 노선은 살짝 달라진다. 올 때 크라쿠프 올드타운의 오른쪽 부분으로 내려왔다면 갈 땐 올드타운 왼쪽 길로 크게 돌아서 중앙역으로 간다.
비엘리츠카 소금광산은 오른쪽에 있는 오르막길로 올라가면 된다.
소금광산 내부는 가이드투어로 진행되는데 아마 영어가 가장 무난한 언어가 아닐까 싶다. 사실 나도 영어로 들어도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다.
요금은 일반 89즈워티, 학생은 69즈워티. 그리고 사진이나 비디오를 찍기 위해선 10즈워티를 따로 내야한다.
운이 좋게도 바로 입장할 수 있는 가이트 투어가 있었다. 소금광산 내부로 들어오기 위해선 너무 큰 가방이면 따로 맡기고 들어와야한다. 일반적인 백팩 정도면 반입 가능하다.
비엘리츠카 소금광산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소금광산이고 13세기에 시작되었다. 안에 있는 조각상들은 다 암염으로 만든 작품들.
코페르니쿠스나 쇼팽 같은 유명인들도 여기에 다녀갔다는데.. 하여튼 역사적으로 유명한 사람들이 꽤나 다녀갔다고 한다.
지나다니다가 벽에 이렇게 소금 같이 붙어있는게 보여서 신기했다. 손가락에 침을 묻혀서 한번 맛볼까 했지만 괜히 그랬다가 배탈이 날 것 같아서 조용히 사진만 찍었다.
13세기 부터 시작한 소금광산이니 꽤나 오랜 시간동안 지속되었는데 기계 동력을 쓰지 못하는 옛날에는 말을 이용해서 내부의 장치들을 움직였다고 한다. 광부들도 소금광산에서 일하는게 좋은 환경은 아닐텐데.. 평생을 지하에서 보내다가 죽는 말들도 좀 안쓰럽게 느껴진다.
비엘리츠카 소금광산 내부 투어는 시간마다 가이드 투어로 구경하거나 광부 체험을 하는 투어도 있는데 난 전자였다. 성수기에는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고 가는 것도 좋다.
가이드분이 꽤나 유머러스한 분이었는데 여기서 길 잃으면 올라가는데 2주는 걸릴테니 잘 따라오라 하셨다.
내부에는 작은 예배당이 있다. 모든 공간들은 광부들이 오랜 기간 동안 손질하여 만들었고 최근엔 현대 예술가들의 손을 거쳐서 만든 작품들도 있다.
비엘리츠카 소금광산에서 가장 압권인 공간. 소금광산에서 가장 큰 예배당이다.
사실 이 때 기분을 얘기하자면 와! 대단하다! 이런 느낌보다 음.. 이런 곳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지하 공간에 있다는 현실감 자체가 없어서 그런듯 하다. 일반적인 예배당을 보는 느낌이랄까..
이곳에 있는 샹들리에 역시 소금 결정으로 만든 것이다. 하나하나 다 소금으로 만들었다니 그저 대단할 따름이다.
광산 내부에 있는 연못 (?), 소금기가 들어가서 그런지 색깔이 참 오묘했다.
신기하게도 내부에는 상점과 화장실도 다 있다. 가격은 좀 비싸보여서 사먹진 않았고 구경만 했다. 심지어 와이파이까지 된다. 휴식 공간이 나올 때 한번 쉬는데 그 때 잠시 와이파이를 이용했다.
휴식 공간에서 잠시 쉬다가 나머지를 둘러보고 그 다음 휴식공간이 나오면 가이드 투어는 종료되고 광산 내부에 있고 싶을 만큼 있다가 알아서 나가면 된다.
올라갈 때는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데 이게 엘레베이터 한 대엔 9명이 정원, 한번에 총 4대만 움직여서 36명만 태우고 올라갔다 내려온다. 약간 폐쇄공포증 있는 사람이라면 많이 답답할듯 하다. 내부가 엄청 좁은 편이다.
그리고 올라가는 대기 줄이 너무 많아서 한참 기다렸다가 나갔다.
비엘리츠카 소금광산을 보고 크라쿠프에서 지수를 보기로 했는데 (바르샤바에서 만났던 동생) 생각보다 버스가 오래 걸려서 얘기했던 시간보다 15분 정도 늦을 것 같았다.
내가 유심 없이 다니는 상황이라 연락도 안되고.. 급하게 한국에 있는 한상이형(인도여행 같이 갔던 형)에게 전화해서 인스타 메시지로라도 늦는다고 연락해달라 했다. 전화를 한 이유는.. 폴란드에 있으면 로밍 요금 없이 하루에 통화가 3분 무료더라.
먹은건 크라쿠프에 있는 무무 스테이크 (Moo Moo steak). 주문할 땐 스테이크 + 사이드 + 소스를 다 따로 시켜야한다. 그래도 스테이크 치고 가격도 괜찮은 편이고 맛도 괜찮다.
지수가 바벨성에 안 가봤다고 해서 밥 먹고 산책할 겸 바벨성에 가자고 걸어나왔는데 이게 웬일? 저녁 노을이 정말 기가 막히게 지고 있었다. 엄청나게 흐린 날씨였는데 이렇게 노을이 지다니 정말 깜짝 놀랐다.
얼마 전에 갔을 땐 구름 낀 하늘만 보다 왔는데 오늘은 참 이뻤다. 근데 여기서 보는 경치가 그렇게 이쁘진 않다. 건너편에 호텔인지 뭔지 하는 건물들이 많아서 그닥.
지수가 찍어준 사진. 한참 뒤에야 알았는데 비엘리츠카 소금광산 다녀오면서 사진을 찍는다고 돈을 내면 스티커를 주는데.. 스티커 안 떼고 티셔츠에 그대로 붙어있더라. 자코파네 가서 깨달았다.
지수가 찍고 싶어하던 컨셉 (?) 사진.
바벨성 전망대에서 사진을 한참 찍다가 내려가는데 구름을 뚫고 해가 짠! 하고 나왔다. 내려오는 길에 또 발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었다.
크라쿠프 구 시가지 광장의 야경. 이 날은 참 구름도 이쁘게 생겼었다.
- 사실 사진들은 핸드폰에서 보정을 좀 한거라 보정빨이 있다..
원래는 재즈바를 가려고 크라쿠프에 있는 재즈바 여기저기 다녀봤는데 공연 시작하기 전이라 그런지 마땅히 들어가고 싶은 곳이 없었다.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월드컵 경기가 너무 재밌어 보이길래 어떤 펍에 들어왔다.
스페인하고 포르투갈 경기였는데 이 날은 호날두가 해트트릭한 경기였다. 이 펍이 꽤나 마음에 들어서 한국 vs 스웨덴, 폴란드 vs 세네갈을 여기서 다 봤다.
그리고 크라쿠프에서 갔던 재즈바. Harris Piano Jazz Bar 인데 크라쿠프 광장에 위치하고 있다. 크라쿠프 광장이 워낙 커서 광장이라고만 얘기하기 애매하다만, 자세한 위치는 구글맵스에서 찾아보는걸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괜찮았다. 날짜에 따라 입장료를 받는 날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날도 있다. 내가 간 날은 개인당 입장료 20 즈워티씩 받았는데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공연은 대부분 저녁 9시 반 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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