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28일차 (18. 5. 29)
여행기를 쓰기 전에 도시 배경 내용부터 좀 쓰자면 클라이페다는 리투아니아의 서쪽에 위치하고 있는 해변도시인데 클라이페다에 온다면 사람들은 대부분 "니다"란 도시 여행을 간다.
리투아니아와 폴란드 사이에 보면 뜬금 없이 러시아 땅이 있는데 그곳은 칼리닌그라드 지방이고, 거기서부터 니다를 거쳐 클라이페다까지 이어지는 모래톱은 세계에서 가장 긴 모래톱이다.
클라이페다에 오면 니다를 가는게 일반적인 선택이지만 나는 가기가 귀찮아서 클라이페다에서 3박을 먹고 자며 쉬었다. 다소 영양가 없는 (?) 여행기라 이곳도 쓸지 말지 고민했으나 갔던 도시를 아예 무시할 순 없기에.. 이렇게 시작한다.
클라이페다에 오는 것 자체가 좀 힘들었다. 리예파야에서 클라이페다는 대략 100km 정도가 넘는 거리라 유럽의 도시들 치곤 가까운 편인데 국경을 넘는 노선이라 그런지 버스가 하루에 1대만 움직였다. 결국에 리예파야에서 10시간 가까이 멍 때리다가 버스를 탔다.
지나가다가 내 눈길을 끈 그림. 지금보니까 표정이 왜 이렇게 무서운지.. 그리고 클라이페다의 날씨는 정말 너무 더웠다. 좀만 걸어도 땀이 줄줄 나는 수준이었는데 청바지를 입고 나온걸 후회했다. 이 때부터 반바지를 입은 듯 하다.
역시 트립어드바이저에서 평점이 좋은 식당을 찾아왔다. 리투아니아에 입성했으니 일단 리투아니아의 맥주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한다. 유럽은 확실히 나라마다 다른 맥주를 마시는 재미가 쏠쏠하다.
식전빵으로 나왔는데 좀 배고팠는지 빵부터 허겁지겁 먹었다.
메뉴판에는 없는 오늘의 메뉴라고 추천을 받은게 연어 스테이크였다. 연어는 마요네즈 옷을 입고 있어서 보이지는 않는데 역시 날 실망시키지 않았다.
평소에 이런 사치까지 부리진 않지만 연어 먹고 기분 좋아져서 디저트까지 시켜버렸다. 이것도 메뉴판 없이 얘기하길래 그냥 레몬 초콜릿 마카롱 달라고 했는데 1유로인걸 알았으면 한개 더 시켜먹을 걸 그랬다.
클라이페다에서 내 눈길을 끄는 건물 중에 이런 건물이 있었다. l> >l 모양인데 아마 호텔로 이용되는 듯 했다.
여행기 시작하기 전에 니다란 곳이 유명하다고 써놨는데 클라이페다를 둘러보다보니 왜 그런지 알 것 같았다. 왜냐고? 여긴 진짜 볼게 없다. 볼 것도 없는데 덥고 땀은 나니 기분이 쳐지기 시작한다.
약간 여기서 클라이페다란 도시에 정을 떼버렸는데 구시가지의 가장 중심지인 올드타운 광장인데 딱히 느껴지는게 없었다. 그렇게 이쁘지도 않고 애초에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얼마 없는 도시다.
여자 동상 밑엔 Simon Dach 라고 리투아니아의 시인 얼굴이 있다. 위에 여인은 누구인지 잘 모르겠다.
클라이페다 성 위치를 보고 걸어왔는데 성을 찾질 못해서 주변을 한바퀴를 삥 돌았다. 근데 뒤에 보이는 잔디 언덕이 성이라는거 아니겠는가? 좀 어이가 없었다. 성 같다는 느낌은 없고 왜 언덕이 있지 했는데 그게 성이었다니.
이미 삐뚤어질 때로 삐뚤어져서 모든게 마냥 좋게 보이진 않았다. 사실상 2박만 하고 넘어가도 될 도시였으나 이미 3박을 해버렸으니.. 하여튼 성 내부 박물관도 돈 주고 들어가고 싶단 생각이 없어서 안 들어갔다.
클라이페다 지역의 깃발. 현재 리투아니아 국기의 색하고는 전혀 관련이 없다. 클라이페다 고유의 색이다.
성 전망대까지 올라왔다가 숙소로 돌아가면서 마트에서 맥주를 사서 들어갔다. 클라이페다에서 그나마 좋았던 기억은 호스텔에 머무는 외국 친구들과 수다 떨면서 하루를 마무리 했다는 것이다.
다음 날, 아침도 점심도 이미 지나버린 애매한 시간에 점심 겸 저녁을 먹으러 갔다. 호스텔에서 만난 수다쟁이 아저씨랑은 오후 2시에 만나고 굿모닝 인사를 했는데 밥 먹으러 나올 때도 아침 먹으러 다녀올게 하면서 나왔다.
Momo Grill 이라는 곳이었는데 여기도 식전빵이 참 맛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올리브 오일에 발사믹 섞은 조합. 올리브 오일을 꽤나 좋은걸 썼다.
이건 닭 넓적다리 구이였는데 일단 위에 올라간 고수는 가볍게 빼고 먹었다. 가지하고 토마토도 맛있었고 무엇보다 사이드로 같이 나오는 큐브 포테이토가 진짜 너무 맛있었다. 치즈를 올렸는데 맥주 안주로 정말 딱이었다. 물론 닭도 맛있었고.
여기서도 맛이 너무 흡족스러워서 디저트를 안 시킬 수가 없었다. 조금 특이한 디저트였는데 산딸기 크림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섞은 디저트였는데 굉장히 상큼하고 맛있었다.
맥주까지해서 21.2 유로로 그렇게 싼 가격은 아니다만 맛은 있으니 한번의 사치야.. 먹는 사진을 다 안 올려서 그렇지 평소엔 대충 먹고 이렇게 블로그에 올리는 사진은 괜찮은거 먹을 때나 올리는거다..
전 날에 클라이페다에서 이미 실망이란 실망은 다 했기 때문에 점심 겸 저녁만 먹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숙소 주변에 조각 공원이 있었다.
숙소로 가려면 이 공원을 거쳐갔어야 했기에 부담 없이 둘러볼 수 있었다.
참 좋은건 날씨는 덥지만 공기는 정말 상쾌한 편이란거다. 클라이페다 자체가 관광객들이 많은 도시도 아니고 유동인구도 없기 때문에 차도 그렇게 많진 않고.. 대도시에 비하면 여긴 공기가 참 좋다.
아~무 생각 없이 쉬니까 또 하루가 지나갔다. 니다는 결국에 포기했지만 유르말라에서 당한 이유로 나에 대한 보상 심리였을까.. 클라이페다까지는 쉼에 목적을 가지고 보냈던 것 같다.
내일은 리투아니아의 제2의 도시, 카우나스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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