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까지 가는 길에도 한국에선 비가 왔다. 이 날 아침 10시 10분에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러 갔었고, 부모님이 데려다주셔서 편하게 갈 수 있었다.
숙소에서 나와 아르바트 거리로 가는 길에 축구장이 하나 있었는데 이 날 경기를 하고 있었다. 블라디보스토크에 축구팀이 있긴 할텐데 정확히 몇 부리그인지는 모르겠다.
숙소에서 아르바트 거리는 걸어서 10분이 안되는 위치에 있었다. 애초에 엄청 활발한 느낌도 아니거니와 비가 와서 분위기도 우중충했다.
비가 와서 어디까지 구경을 해야하나 하다가, 혁명광장까진 걸어왔는데 러시아 월드컵 관련 행사로 사람들이 많은 것 말곤 사람들 대부분은 자기 갈길을 갔다.
비도 계속 내려서 맞으면서 다녔는데 이렇게 다니다간 감기에 걸릴 것 같아 해적커피에서 잠시 시간을 보냈다. 운동화가 마를 즈음에야 저녁을 먹으러 갔다.
혼자 뭐 먹을까 하다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유명하다는 댑버거에 갔다.
블로그에 따로 리뷰를 해놓기도 했다. 그럭저럭 맛있긴 했는데 한국에서 먹는 수제버거가 훨씬 낫다. 한국이랑 가격도 비슷한 것 같고, 블라디 물가 치면 꽤 비싼 편이다. 맥주 500ml와 함께 650루블, 한국 돈으로 13000원 정도를 냈다.
이 날은 비바람이 어제보다 더 심해서 해적커피에서 몇시간을 죽치고 앉아있었다. 횡단열차 탈 때 까진 시간이 꽤나 남았는데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하나 고민이 됐다.
마트가 있다는 것만 확인하고 비바람을 뚫으며 독수리 전망대까지 가기로 했다. 여기까지 왔는데 안 보고 가기엔 너무 아쉬울 것 같아 걸어왔는데 진짜 바람이 너무 심해서 우비가 계속 뒤집혔다. 이 정도 바람이면 우비가 찢어질 수도 있겠단 생각을 했었다.
독수리 전망대 오는 길에 이걸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아무 생각 없이 걷다보니 결국엔 도착하게 되었다. 내가 왔을 땐 정말 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다.
그렇게 도착하게 된 독수리 전망대. 비바람을 뚫고 오니까 기분이 참 묘했다. 내가 생각했던 모습을 봐서 좋기도 하고 볼만한게 이거 밖에 없나 싶어서 조금은 실망하기도 했다.
올라갔을 땐 혼자 있었는데 사실 이런 비바람에 누가 오나 싶었다. 근데 내려가는 길에 한국인 단체 관광객 분들이 올라오시더라.
이 비바람을 뚫고 다시 시가지까지 걸어갈 생각이 안 들었다. 진짜 이 비를 맞으며 아르바트 거리까지 갔다간 감기에 걸릴듯 했다.
독수리 전망대 앞에서 68번 버스가 아르바트 거리 주변까지 간단 정보를 보고 기다렸는데 구글맵스의 위치가 아닌 다른 곳에서 지나가는걸 보고 여기서 기다렸다.
내가 68번 버스가 지나가는걸 봤기에 한참을 기다렸다가 너무 안와서 걸어가야겠다 하고 뒤를 돈 순간에 버스가 왔고 급하게 달려가서 버스를 탔다. 버스에 타고 나서 한국어가 보여서 깜짝 놀랐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던 버스를 여기서 다시 쓰는것 같았다.
피자, 햄버거를 파는 곳도 있었는데 어제 버거를 먹었으니 끌리지가 않았고 한국 음식을 파는 곳에서 제육볶음을 시켜먹었는데 맛은 그럭저럭 먹을만 했다.
영화는 뭘 볼까 하다가 포스터 보이는 것 중에 아무거나 하나 골라서 봤다.
영화를 보고 나오니 대략 자정에 가까운 시간이었는데 열차 출발까지는 1시간 반 정도가 남아서 이제 장을 보러 가기로 했다.
마트를 구경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우리나라 제품들이 많이 들어와있다. 초코파이 같은 경우는 정말 많이 팔리는 듯 하다.
열차 플랫폼까지 내려오니 횡단열차를 탄단 실감이 좀 났다. 다소 차가운 표정을 하고 있는 차장 누나들 때문에 타기 전부터 좀 쫄았다.
드디어 6일 17시간의 횡단열차 여행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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