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어른이 되어버린 나도 동심으로 돌아가는 곳, 스누피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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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어른이 되어버린 나 라는 말이 쓸데 없이 거창하긴 하지만..

결혼도 했고 하니 어른이긴 한가?

어른 취급 받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스누피가든이 너무나도 즐거웠던 걸 생각하면 아직 어른까진 아닌거 같다.

 

스누피가든은 초기 여행 계획 짤 때는 있는지도 몰랐는데 사촌누나랑 얘기하다가 신혼여행은 제주도로 간다니까 스누피가든 너무 좋았다고 꼭 가보라고 하더라.

 

마침 가려고 생각했던 코스에 스누피가든도 가까운 곳에 있어서 들리게 되었다.

 

스누피가든 입구

길 건너편에도 주차장이 있어서 주차 시키고 횡단보도를 건너 내부로 들어갔다.

주차는 그렇게 어렵진 않았지만 차량 자체는 굉장히 많은 편이었다.

 

스누피가든은 가든 하우스라는 전시 건물과 넓은 야외가든으로 조성되어있다.

먼저 전시를 보고 야외가든으로 이동하는 동선인데 일단 건물 전체가 흰색 패널로 되어있어서 차분한 느낌이 든다.

아마도 주변의 자연 풍광이 뛰어나기 때문에 건축물 자체는 상대적으로 존재감을 덜 띄도록 계획 했을 것이다.

 

들어가는 입구에서 눈에 띈건 상패였다.

스누피가든은 2021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하였다.

 

들어가는 입구와 내부 지도.

전시관인 가든하우스는 지상1층 부터 지상2층, 옥상층까지 총 3개층의 전시공간으로 이루어져있다.

(옥상층이 전시공간이라는 표현이 좀 이상하기도 하지만 경치를 빌린다는 차경처럼 자연 풍광도 하나의 전시작품이라면 전시작품이지 않겠나?)

 

관람소요시간은 2시간 반 정도로 적혀있었다.

 

이 날은 반려동물의 날이라고 하루 동안 반려동물 동반입장이 가능한 날이었다.

 

가든 하우스 (내부 전시공간)

스누피는 뭐, 어디서 누가 만든 작품인지 작가 이름은 정확히 기억 안나도 이 캐릭터 만큼은 머릿 속에 분명히 각인 되어있었다.

정확히는 피너츠라고 찰리 브라운이 주인공인 만화인데 거기 나오는 주인공의 개 이름이 스누피다.

근데 찰리 브라운 이름도 이 날 보기 전까진 기억도 가물가물 했고 스누피만 기억하고 있었다. 

 

- 예전에 벨기에 브뤼셀에서 갔던 만화센터에서 뭐 봤었지 했는데 그건 스머프였다.

 

내부는 사진 촬영이 가능해서 마음껏 사진을 찍었다.

이래저래 같이 찍고 싶은 전시작품이나 그림들이 많아서 돌아다니는 내내 핸드폰 카메라를 손에서 내려놓을 일이 없었다.

 

1층 부터 시작되는 전시는 정해진 동선을 따라서 쭉 걸어가게 되어있다.

전시 동선 사이에 중정 부분도 있어서 외부 전시 처럼 되어있는 구간도 지루할 수도 있는 전시를 잠깐이나마 환기시켜주곤 한다.

 

옛 방식의 전화기가 있는데 수화기를 들어보면 스누피가 뭐라뭐라고 하는데 무슨 얘기 하는지 알아 듣지는 못했다.

 

개집 안에서의 생활이라고 적혀 있길래 순간 흠칫했다. 

(나는 축구팀 아스날 팬인데 아스날 폄하하는 별명이 개집이라..)

 

전혀 그런 뜻은 아니지만 한글 단어만 보고 흠칫흠칫했던..

 

너무 귀엽지 않은가?

내가 워낙 또 이런 만화나 귀여운 캐릭터들을 너무 좋아해서 스누피가든 구경하는게 더 재밌었을 수도 있겠다.

평소에도 그렇고 회사 자리에도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 굿즈 많이 두고 있으니까 다른 직원분들이 지나가면서 여긴 카카오프렌즈 샵 온거 같다고 얘기하기도.. 

 

내부 전시에서의 재미 만큼 좋았던건 옥상에서 바라보는 제주의 오름이다.

아까 얘기했던 대로 제주도란 장소 자체가 주변 자연 풍광이 너무 좋은 곳이기 때문에, 이렇게 오름을 볼 수 있는 공간을 포기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냥 내집 짓고 산다해도 앞에 산이 있다면 이런 공간 하나 만들고 싶지 않을까?)

 

스누피 가든에서 바라보는 오름들이 어떤 오름이고 높이가 어느 정도 되는지 지도로 볼 수 있다.

좀 이따 가려고 봐놨던 백약이오름도 옥상에서 볼 수 있었다.

 

야외가든

전시 공간보다 더 좋았던건 야외가든이다.

야외가든이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굉장히 넓게 조성되어 있었다.

가든 곳곳에 있는 스탬프를 다 찍어서 가져오면 사은품도 주는 것 같았는데, 난 귀찮아서 딱히 하진 않았다. 

 

야외 정원은 아무래도 날씨에 따라 만족도가 크게 갈릴 듯 한데, 이 날은 전 날에 비가 살짝 오긴 했지만 방문 당시에는 날씨가 꽤 괜찮아서 좀 추웠던거 말곤 정원 관람하는데 최적의 날씨였다.

 

정원 걷는 길에 와이프도 신나서 한 컷

(본인 얼굴 클로즈업 된 건 아니라서 어제 포스팅 쓰기 전에 올려도 되냐고 허락 받고.. ㅋㅋ)

 

정원의 컨셉은 구역 별로 여러개로 나뉘어져 있는데, 각 구역마다 이렇게 컨셉과 위치 안내 MAP이 있다.

이런 안내판 디자인도 굉장히 알아보기 쉽고 깔끔하게, 그리고 색감도 잘 썼다.

 

내부에서 사진 찍는거보다 오히려 정원에서 바깥 공기 맡으며 산책할 겸 걷는 기분이 더 좋았다.

 

카페 건물
카페 마당

야외가든 중간에는 카페도 있어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두었는데, 사먹진 않고 스윽 구경하면서 지나갔다.

건물도 어디 심슨 같은 미국 만화에 나올법한 스타일이다.

 

이건 또 무슨 센스래?

브로콜리 같은 머리하고 나무하고 컨셉을 맞춰서 조성해놨다.

 

경사로를 타고 올라가는 새 둥지 같은 공간도 있었다.

위에는 진짜 나뭇가지들을 모아놓은 장소가 있었고, 새 알 처럼 만들어둔 돌도 있었다.

군데 군데 신경을 정말 많이 썼다.

(이런거 보면서 이제는 조경 설계나 시공하기 힘들었겠다. 이런 생각 드는거 보면 동심 되찾기는 멀리 떠나버린 듯 하다.)

 

사람들이 줄 서서 사진 찍은 스팟이 있었는데 호숫가에서 스누피와 함께 사진 찍는 곳이었다.

후다닥 달려가서 스누피와 사진을 남겼다.

 

기념품 샵에서는 또 다시 이쁜 쓰레기(인형)를 살 것인지 엄청난 고민에 빠졌지만 와이프가 참으라고 해서 그냥 스누피 그림 그려져 있는 메모장 사는거로 만족했다.

 

스누피가든은 내부의 전시 공간도 재밌었지만 건축을 하는 나로써는 건축물을 답사 하는 의미로도 굉장히 즐거웠던 곳이다.

전체적으로 디자인이 깔끔하고 디테일한 부분에서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나고 전시 동선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

(물론 콘텐츠가 좋아서 그런 것도 있겠다만)

 

한번 와봤으니까 다음에 다시 갈 일은 희박하겠다만..

누가 제주도에 간다고 하면 지나가는 말로도 스누피 가든 괜찮던데 한번 가봐~ 라고 해주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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