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은 프랑스 파리에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이 공사 중에 생긴 화재로 첨탑과 지붕 부분이 전소되었다는 뉴스를 접하며 시작되었다.
마치 남대문에 불이 났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처럼 어안이 벙벙하달까.
가장 처음 유럽 여행을 갔을 때 두 번째로 들린 도시가 파리였는데,
그때 처음으로 노트르담 대성당을 보러 갔었다.
노트르담 대성당이 나에게 좀 특별했던 이유는 시간여행 콘셉트(?)의 사진을 찍으러 갔던 추억이 있어서다.
아버지가 본인이 예전에 출장 갔을 때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앞에서 찍었던 사진을 보여주셨고,
나도 그 앞에서 아버지랑 비슷하게 사진을 찍고 와야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마침 파리 여행하는 동안 하루는 대학교 선배인 현재형과 같이 다니게 되었고, 노트르담 대성당도 같이 갔다.
2007년 2월 10일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에 아버지가 노트르담 대성당 앞에서 찍은 사진이다. 한 손에는 종이지도를 들고 계시네.
며칠 전에 유심 없이 하는 여행에 대해서 썼지만 충분히 구글 맵스 없이도 다닐만하다.
저 때는 진짜 저렇게 다녔으니까.
나도 호스텔에서 주는 종이지도를 들고 걸어서 다녔다. 코너에 써져있는 도로명만 잘 보고 다녀도 종이 지도랑 비교하면서 찾아다니기 쉽다.
하여튼, 아버지는 나한테 노트르담대성당 앞에서 찍은 본인 사진을 보내주셨고 나도 파리를 여행하는 동안에 비슷하게 찍으려고 했다.
2015년 2월 5일
아버지가 사진을 찍고 나서 거의 8년 만에 내가 그 자리에 가서 사진을 찍었다.
8년 사이에 도로가 바뀐건지(?) 사진이랑 매치되는 정확한 위치를 찾을 수 없었고 그나마 비슷한 거리에서 사진을 찍었다.
자세도 일부러 어정쩡한 자세로 최대한 비슷하게 하려고 했지만..
시간 여행처럼 재밌는 추억으로 남게 된 곳인데.. 이제 더 이상 온전한 모습이 아니란 것이 아쉽다.
물론 최대한 비슷한 모습으로 복구는 되겠지만, 내가 예전에 봤던 모습이 아니라는 아쉬움은 남겠지.
하나 더 재밌는건 2018년 10월, 작년에 대학교 과 동생이 나한테 사진을 보냈다.
잘 지내시냐고, 자기를 여기까지 이끈 건 내 블로그라면서 의미 있는 사진이라고 내가 했던걸 따라 해서 보냈단다. 군대 전역하자마자 바로 유럽여행을 갔다고..
조금 놀랐었고 너무 고마웠다. 내 블로그를 꾸준히 봐줬다는 사실과 함께 이런 사진까지 보내준게 고마웠다.
가끔씩 이렇게 블로그 잘 보고 있다고 얘기해주는 친구들이 있다. 꾸준히 봐주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써야겠단 생각은 항상 하고 있다.
아버지나 나나, 사진을 보내준 영훈이나 각자가 찍은 사진이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마지막 사진인줄은 알았을까.
또 어떤 누군가가 내 사진과 비슷하게 찍어준다면 함께 추억을 얘기하고 공유할 수 있을텐데, 오늘은 날도 날이고(4월 16일) 여러모로 아쉽고 씁쓸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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