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95일차 (18. 8. 4)
몰도바의 와인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엄청 유명한 편은 아니지만, 나름 와인 생산으로 유명한 곳이다.
예전 구 소련 국가들이 대부분 와인 생산을 했다고 하기도 하는데..
몰도바 키시나우에 온 이유는 와이너리 투어를 해보고 싶어서였다.
푸틴의 개인 셀러가 있는 크리코바 와이너리 투어를 하러 왔다.
크리코바 와이너리는 미리 투어 예약을 하는게 좋다. 오후 시간 대에 메일을 보내니까 바로바로 답장이 오더라.
크리코바 와이너리는 택시를 타고 오는게 좋은데, 그냥 택시를 잡고 타거나 콜택시를 부르면 된다.
참고로 키시나우 시내에서 크리코바 와이너리까지 100레우를 주고 왔고, (약 7천원)
아무리 많이 줘도 120~130레우지 더 이상 가면 바가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아, 그리고 몰도바 키시나우에선 Uber 서비스가 안돼서 Yandex.taxi 앱을 썼다. 우버가 안되는 듯 하다.
택시 목적지를 정할 땐 Strada Chișinăului 124, Cricova 를 검색하거나, 여기를 검색해서 가자.
와이너리 들어갈 땐 걸어서 들어가는게 아니라 이렇게 가이드 투어 형식으로 진행된다.
가이드 투어는 루마니아어, 러시아어, 영어로 진행되고 메일 보낼 때 몇시가 가능한지 계속 연락을 해온다.
내가 선택한건 650레우짜리 Professional 이었는데 테이스팅이 포함된 가격이고 주말엔 100레우가 추가 된다.
고로 나는 750레우를 준 셈이다.
한국돈으로 5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몰도바 물가를 생각하면 상당히 비싼 가격이다.
아, 참고로 내부는 좀 춥다. 갈 때 껴입을 옷을 좀 챙겨갈 수도 있고 아마 패딩을 빌릴 수도 있는 것 같다.
와이너리 내부는 도시 조직처럼 나뉘어있는데 도로명 주소 처럼 이렇게 길 이름도 써져있다.
보이는 나무 통에는 총 8t의 와인이 저장되어있고 와인을 보관하기에 최적의 온도와 습도가 유지되어있다고 한다.
정확하게 수치를 얘기해주셨는데, 그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영어 듣고 이해하기도 벅참)
여기는 1980년에 만들어진 와인 공장과 연구소.
와인을 만들 때 저장하는 곳인데, 와인의 침전물, 당분을 위쪽으로 몰기 위해서 저 수 많은 병들을 사람들이 직접 손으로 살짝 살짝 돌린다고 한다. 투어 중간에 보여주는 영상에서 돌리는 부분이 나온다.
몰도바의 와이너리 사업은 국가의 총 생산에서 꽤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침전물이 병 위에 모이는데 한 3cm 정도가 모인다. 그래서 샴페인을 열면 팍 터지면서 침전물은 없어지고 깨끗한 스파클링 와인을 먹게 되는 것이다.
영상관에서는 영상을 보면서 크리코바 스파클링 와인을 한 잔 시음하면서 본다.
LOVE.. 물론 나는 혼자 왔지만..
미국인 커플이 있어서 LOVE 앞에서 사진을 찍어줬다.
영상을 보고 나선 다시 입구 쪽의 전시장으로 옮겨간다.
와이너리의 내부는 거의 3km 가까이 된다는데 3km가 말이 그렇지 생각해보면 엄청난 크기다.
모자이크 타일로 만든 포도밭의 모습
와인 만들 때 포도를 으깨는 기구부터 지금까지 크리코바 와인을 만들 때 썼던 와인병의 종류 등 역사적인 내용을 설명해주셨는데 사실 이런 부분은 딱히 재미가 없어서 적당히 들으면서 넘겼다.
여기 있는 사진은 크리코바 와이너리에 개인 셀러가 있는 유명 인사들의 사진이 모여있는 것이다.
그나마 아는 사람. 가운데 있는 사람이 전 FIFA 회장이었던 블래터다.
그리고 크흠.. 홍차를 좋아하시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도 개인 셀러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개인 셀러가 시작되는 곳 앞에는 이렇게 와인 병으로 2018년을 만든 조형물이 있다. 2019 만들 땐 저기 8에서 와인병 3개만 바꾸면 되니까 쉽게 바꿀 수 있겠구만..
개인 와인셀러가 있는 곳인데 아주 예전부터 보관하던 와인들은 이렇게 윗 부분에 먼지가 가득히 쌓여있다. 사실 몇십년 동안 와인을 보관하면 마시려고 보관한다기 보다 소장품으로써 가치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아까 사진에 보였던 그 분의 개인 와인셀러. 푸틴의 개인 와인셀러가 바로 여기다.
푸틴의 50번째 생일 파티를 크리코바 와이너리에서 했다는데.. 지금은 몰도바랑 러시아 사이가 그렇게 좋은건 아니라서 다시 올일은 있을까 궁금해진다.
여기 와서 처음 안건데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와인 셀러도 있었다. 확실히 몰도바 와인이 유명하긴 한가보다.
아주 오래된 빈티지 와인들
투어가 끝나면 오른쪽에 보이는 곳에서 와인을 살 수 있다. 지금 사는건 아니고 와인 테이스팅이 끝나고 사면 된다.
Underground wine city CRICOVA라고 지하 와인 도시라는 표현을 쓴다. 우리가 본건 빨간색 부분 정도고 더 깊숙한 곳에도 와이너리가 존재하고 있다.
와이너리 구경이 끝나면 그 다음엔 크리코바 와이너리 안에 있는 다양한 테마의 연회 장소를 둘러보게 된다.
잠수함 컨셉으로 만들어 놓은 연회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는 대형 연회장도 있다.
와이너리 투어가 끝나고 테이스팅을 신청한 사람들만 테이스팅 룸으로 들어간다.
자리는 따로 안 정해져있고 세팅된 자리에 알아서 앉으면 되는데 이렇게 간단한 크래커와 치즈, 견과류하고 초콜릿까지 있었다.
와인을 마시기 전에 가이드 분이 설명을 해준다. 이 와인은 어떤 와인이고.. 어떤 품종으로 만들어졌고.. 마실 때는 어떻게 마시고..
옆에 할아버지는 배고프다고 테이스팅 하기도 전에 치즈부터 다 먹었다.
레드와인부터 화이트와인, 스파클링 와인까지 차례대로 천천히 따라준다.
아, 그리고 와인을 다 마실 필요는 없다. 적당히 맛만 보고 앞에 있는 양동이에 부어서 버려도 되는데 와인 아깝다고 다 비우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취할 수도 있다.
초딩 입맛인 나에게 제일 잘 맞았던건 역시나 스파클링 와인.
와인도 달달한게 최고야~~
옆에 앉아있던 친구들에게 와인과 함께하는 사진을 부탁했다. 좀 멋드러지게 나왔으면 좋았겠지만 그런건 없다. 와인이 생각보다 취해서 저 때도 약간 기분 좋게 올라온 상태였다.
옆에 앉았던 친구들은 영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인데, 내 바로 옆에 있는 친구는 키시나우에 살고 있는 몰도바친구였다. 방학을 맞이해서 친구와 함께 집에 온거라고..
와인 마시는 동안 재밌게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눴다.
또 신선한 만남 중엔 크리코바 와이너리 가이드도 있었다. 여기서 가이드 투어를 진행하는 분인데 나보고 한국인이냐고 물어봐서 잠깐 대화를 나눴다.
자기는 한국 드라마를 엄청 좋아한다면서 막 얘기를 했는데, 유튜브에서 보여준 영상이 태양의 후예였다. 확실히 외국에서도 한국을 이렇게 알아주는 사람들이 있다.
기념으로 셀카라도 한 장 남겼는데 찍다가 크리코바도 보이게 찍자면서 한 장을 더 찍었다.
와이너리 투어는 참 재밌는 경험이었다. 이제 내일이면 몰도바를 떠나 다음 나라 루마니아로 떠난다.
(루마니아 가는 길이 4개월 동안의 여행 중에 가장 힘들었던 날이 될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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