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아침 뉴스는 이래저래 시끌벅적했다. 내가 오키나와를 갔던게 2017년 10월이었는데 이 때는 일본의 국회의원 선거가 있을 때 였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거리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종종 보였다. 이 날은 일본의 선거 결과가 나왔던 날이었고 아침 뉴스는 선거 개표 결과에 대한 내용과 - 그래봐야 일본 자민당의 압승이었지만 - 일본 본토에 접근하고 있는 태풍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이번 여행 자체도 갑작스러게 결정 했지만 오키나와에 대해서 좀 찾아보니까 렌트카가 있어야 편하다는 얘기를 듣고 다음 날 공항 리무진을 타기 전에 경찰서에 들려서 국제 면허증을 발급 받았다. 2박 3일 동안만 렌트카를 이용하기로 했고 나는 OTS를 이용했다. 한국어 사이트도 있고 미리 예약을 하고 갔다. 아무래도 2일 전에 예약을 해서 그런지 경차는 없어서 비용은 좀 더 나왔다. 도요타 하이브리드를 빌렸고 48시간 대여와 안심팩에 가입해서 9720엔을 지불했다. T 갤러리아에 있는 사무실에서 렌트를 했는데 고우리 오션 타워까지 가는 길은 1시간 반 정도 걸렸다. 한국에서도 운전을 한지는 1년 정도 됐었는데 무난하게 운전을 했었고, 일본에서의 운전은 좌측통행이라 좀 걱정했었지만 금방 적응되었다.
고우리 섬까지 갈 때는 일단 오키나와 고속도로를 타고 갔는데 고속도로에서 나와서 바다가 보인 순간 부터 기분이 너무 좋아졌다. 하늘빛의 바다가 내 눈앞으로 펼쳐지는데 기분이 너무 좋아지더라. 드라이브 하는 맛이 제대로 났다. 고우리 오션 타워에 도착해서 본 고우리 대교의 모습.
고우리 오션 타워 입장료는 성인 800엔이다. 입장권을 사면 골프카(?) 같은 것을 타고 오션 타워까지 올라가는데 이게 꽤나 재밌다. 주변 경치도 구경하면서 올라갈 수 있고 꽤나 조경을 잘 해놨다.
고우리 오션 타워로 올라가는 길. 고우리 섬에 대해서 얘기해주는 음성이 나오는데 한국어도 선택이 가능한 것으로 들었다. 근데 딱히 얘기를 안하고 출발해서 일본어로 안내가 되었고 나는 일본어를 잘 알지 못해서 동생이 듣고 간단하게 설명을 해줬다.
너무 기분이 좋았다. 태풍이 조금 걷힌 오키나와는 내가 생각했던 오키나와의 모습이었다. 에메랄드빛 바다가 끝 없이 펼쳐져 있는 곳. 그냥 바라보기만 하는거로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 광경을 보려고 내가 여기까지 왔구나.
고우리 오션타워에는 전시관도 있으나 보기에 그렇게 흥미롭진 않았다. 그냥 스윽 보면서 넘어가고 바로 기념품 샵으로 갔다. 기념품 가게로 들어가니까 입구에 있는 직원이 먹어보라고 하나를 줬다. 아마 호박맛이었는데 맛은 있었지만 내 돈 주고 더 사먹고 싶진 않았다. 꽤나 괜찮은 과자들이 많으니 여기서 기념품을 사도 좋을 듯 하다.
고우리 오션 타워는 외부 전망대가 그렇게 잘 되어있진 않아서 - 3층 전망대가 있는거 같은데 무슨 이유인지 계단으로 올라가는 길이 막혀있었다. 아무래도 안전 문제인 것 같다. - 배도 고프고 전망도 구경할 겸 고우리 오션타워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동생과 나는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가을 특선(?) 피자를 시켰고 같이 시킨 패션후르츠 에이드하고 콜라가 먼저 나왔는데 앞에 펼쳐져 있는 고우리 대교의 모습하고 너무 잘 어울렸다. 별거 아니지만 지금 봐도 참 기분 좋은 사진이다.
그리고 나온 피자. M 사이즈로 시켰는데 정말 엄~청 놀랐다. 전혀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 전혀 기대하지 않은 메뉴인데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나? 지금까지 먹어봤던 피자 중에서 최고로 칠 정도의 맛이었다. 가을 특선으로 채소가 주로 올라간 피자였는데 너무 맛있었다. 동생도 오키나와에서 먹은 음식 중에 최고로 맛있었다고 했다.
시원하고 상쾌하다. 이 사진을 다시 보니까 느껴지는 기분이다. 시원하게 펼쳐진 에메랄드 빛 바다와 고우리 대교. 피자를 다 먹고도 레스토랑 창가에 앉아서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
고우리 오션타워에서 나올 때는 올라왔을 때 탔던 차를 타고 내려가진 않고 걸어서 내려가야한다. 내려가면서 봤던 바다의 모습. 참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하다. 지나가던 파란 승용차까지 너무 잘 어울린다.
내려오는 길에 동생이 찍어준 한장. 꽤나 마음에 드는 사진 중에 하나다.
고우리섬에서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은 하트 바위다. 말 그대로 하트 모양의 바위가 있는건데 아마 파도에 깎이고 깎여서 저 모양이 된거라 생각한다. 하트 모양이 주는 의미가 참 심플하고도 사랑스러워서 그럴까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여기서 웨딩 촬영을 하는 커플들도 있었다. 이 더운 날에 모래사장에서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입고 촬영이라니, 어떤 의미에선 참 대단하다.
날씨도 화창하고 바람도 적당히 부니 신발을 벗고 바닷물에 발을 담궜다. 아메리칸 빌리지에서 해수욕장에 갔을 때는 날씨도 흐리고 비도 오고 바람도 쌔서 딱히 발 담구고 싶은 생각이 없었는데 여기 오니까 보자마자 발 담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트 바위에서 나오면서 찍은 사진. 아무래도 발에 모래 알이 덕지덕지 붙어있어서 주차장 까지 나올 때 나는 신발을 신지 않고 맨발로 갔다. 나는 이 때 샌들을 신지도 않고 운동화를 신고 가서 나오는데 애를 먹었다. 앞에 가던 동생이 크록스를 한 짝 줘서 서로 외발로 깽깽이를 하면서 왔던 기억이 난다.
고우리 대교를 구경하러 고우리 대교 휴게소에 주차를 하고 잠시 휴게소 구경을 했다. 블루실 아이스크림도 있고 오키나와에서 나오는 과일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 신기했던건 스타후르츠가 있었다. 동생이 스타후르츠를 하나 샀고 직원분이 그 자리에서 바로 잘라줬다.
스타후르츠를 먹어봤는데 내가 생각했던 맛이 전혀 아니었다. 나는 조금이라도 달거나 새콤하거나 할 줄 알았는데 모양만 별 모양이고 맛이나 식감은 거의 살짝 시큼한 오이 수준이었다. 외형이 신기하긴 하나 다시 먹고 싶진 않다.
고우리 섬에 와서도 1일 1블루실을 실천하는 중이다. 아마 오키나와 여행에서 가장 꾸준히 했던 것 아닐까? 싱글컵 1개 가격은 300엔.
고우리 해변에도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오키나와 여행을 보면 우리 같이 남자 두명이서 온 여행객들은 많이 안 보이고 신혼여행이나 커플끼리의 여행 아니면 가족끼리 여행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아이 두명을 데리고 온 가족. 이렇게 보면 정말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 다니신 분들은 대단한거 같다. 물론 나도 나중에 그렇게 될 수 있겠지만 지금 느끼는 감정은 그렇다.
태풍도 지나가고 날씨도 화창해진 오키나와. 사람들도 해수욕장으로 많이 모여들고 그 중에는 간단하게 스노쿨링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래, 이게 진정한 오키나와지. 내가 지금까지 봤던 오키나와는 너무 축 쳐졌는데 이 날 하루가 여행의 전환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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