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에서 근교 여행을 다녀올만한 도시로는 브뤼헤와 겐트가 있다. 조금 더 타이트하게 일정을 잡는다면 아침에 브뤼헤를 갔다가 돌아오면서 겐트에서 야경을 보는 일정도 있다.
성 미카엘과 성녀 구둘라 대성당에 들려 잠시 기도를 드리고 나왔다.
브뤼헤로 가는 기차는 브뤼셀 중앙역에서 탈 수 있다. 브뤼셀 중앙역 주변에 있는 tonton garby라는 샌드위치 집에서 샌드위치 포장해서 아침을 먹었다. 이곳도 맛있으면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곳인데 나중에 포스팅을 하도록 하겠다.
브뤼헤에서 기차를 타면 중간역인 겐트를 거쳐서 브뤼헤로 넘어간다. 기차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참 여유롭다.
브뤼셀에서 브뤼헤 가는 기차는 편도로 14.3유로다.
브뤼헤까지 가는 기차를 잘못타서 조테헴이라는 도시에 잘못 와버렸다. 중간에 기차가 이상한 곳으로 가서 어디서 내려야 하나 했는데 이런 곳에 와버렸다.
조테헴까지 온 김에 뜬금 없이 이 도시를 구경해볼까 생각하다가 역에서 나왔는데 딱 봐도 할게 없어보여서 다시 겐트로 가기로 했다.
브뤼셀 ~ 브뤼헤 기차표가 있었기에 조테헴에서 겐트까지 가는 편도 티켓을 끊었다. 4.35유로였지만 아깝진 않았다.
조테헴에서 겐트까지도 즐거운 마음으로 갔다. 날씨도 화창했고 바깥으로 보이는 풍경이 참 좋았다.
겐트에서 브뤼헤로 가는 기차 안에서 한국인 친구를 한명 만났는데 그 친구는 브뤼헤에서 동행을 한명 만나기로 했고, 동행이 괜찮다고 하면 나도 같이 보기로 했다. 그렇게 브뤼헤에선 세 명이 하루 일정을 같이 했다.
브뤼헤는 브뤼셀과는 또 다른 느낌을 줬다. 브뤼헤는 여유가 느껴지고 더 아기자기하고 걷는 재미가 느껴지는 곳이었다.
점심을 먹기 위해 지나가다가 보이는 멕시코 식당에 들어갔는데 진짜 별로였다. 맥주까지 18.9유로를 주긴 했다만 이런 돈을 받는게 어이가 없었고 식당에 모기가 많아서 짜증이 났다.
브뤼헤 마르크트 광장. 브뤼헤의 중심이 되는 곳이다. 광장을 둘러 싸고 있는 건물들이 아름다운 곳이다. 오른쪽에 살짝 보이는 건물은 브뤼헤 역사 박물관인데 브뤼헤가 번성했을 시기의 역사나 현재의 모습들을 전시하고 있다.
브뤼헤 주법원 건물이 광장의 메인 건물이다. 이곳은 시티 투어가 시작되는 장소기도 한데, 이런 광장에 어울리는 큰 규모의 건물이 들어가있다. 정말 이쁘다 라는 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는 마르크트 광장이다.
브뤼헤의 일정을 같이한 재홍이와 민교. 재홍이는 남미 여행을 하고 유럽 여행을 왔다는데, 카우치서핑하고 히치하이킹도 하면서 여행을 다닌다 했다. 이렇게 다니는 친구를 처음 봤다.
재홍이는 한국인을 만난지 너무 오래 됐다면서 이렇게 오랜만에 실컷 한국말을 할 수 있는게 너무 좋다고 했다.
브뤼헤 시가지엔 마차를 타고 구경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런건 내 취향이 아니라 가격이 얼마인진 궁금하지 않았다.
브뤼헤는 도시 내부에 흐르는 운하가 있어서 분위기가 꽤나 아름답다. 보트를 타며 브뤼헤 투어를 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브뤼헤가 걸으면서 여행하기 좋은 도시인 이유는 정말 넓은 도로가 아니면 다니는 차들도 얼마 없다.
브뤼헤 시가지를 벗어나 운하를 따라 걷다보면 이렇게 기분 좋은 길을 만날 수 있다. 잔디밭에 앉아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브뤼헤 사랑의 호수라 불리는 미네워터 호수다. Lago Minnewater 인데 Lago가 Lake, 호수란 뜻을 가지고 있다.
사랑의 호수에 있는 보행자 다리에서 한 컷을 찍었다. 날씨가 굉장히 더웠던 날들이지만 유럽의 날씨는 우리나라 만큼 습하지가 않아서 그늘만 찾는다면 그렇게 덥진 않다.
사랑의 호수에는 이 건물이 하나 있는데, 호숫가 주변으로 식당의 손님들을 받는 자리가 마련되어있었다. 멀리서만 구경하고 저 쪽으로 가보진 않았다. 시가지에 비하면 이곳은 굉장히 한적하고 조용하다.
사랑의 호수 주변에는 백조들이 있었다. 백조의 모습을 보면 하트 모양이 생각나곤 한다.
점심 먹었던 식당에서 빵을 좀 챙겨놨다가 여기서 백조들에게 빵을 던져줬더니 내 주변에 애들이 엄청나게 몰렸다. 한 녀석은 내가 던져주는 빵을 계속 먹지 못하고 옆에 있는 애들에게 다 뺏겼다.
이 자전거는 언제부터 여기에 있었을까. 자전거에 이것 저것 붙어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버리질 않았다.
재홍이는 브뤼헤에서 카우치서핑을 하고 있는데 아까 호스트 집에서 나오면서 운하 주변에 전망대 같은 곳을 봤다고 해서 운하를 따라 그곳까지 가보기로 했다. Gentport란 곳인데 내부는 박물관으로 되어있고 입장료는 무료였다.
이곳에 올라오니 브뤼헤의 거리와 종탑, 성당들이 보였다. 전망대가 그렇게 높은 곳은 아니지만 여기서 보는 브뤼헤 도시의 모습도 참 이뻤다.
Gentport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고 우리는 다시 운하를 따라 걸었다. 운하 주변의 길이 잘 되어있어 산책하기에도 좋고 분위기도 참 평화로웠다.
운하를 따라 한참 걸어서 브뤼헤 풍차언덕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운하를 쭉 따라 걸으면 이곳이 나온단 사실을 알고 한참을 따라 걸었다.
Sint-Janshuis Mill 이라고 검색 되는 곳이다. 민교는 앞에 가서 포즈를 취하고 있고 재홍이는 풍차언덕에 앉아 책을 읽는 소녀가 무척 아름답다면서 가서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고 촬영을 하고 있었다.
풍차 언덕 앞에 잔디밭에 앉아 잠시 쉬면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이번 여행을 다니면서는 이런 여유를 계속 즐기고 있다.
풍차 언덕 앞에 잔디 밭이 참 이쁘게 있길래 괜찮은 구도가 생각나서 잠깐 멀리까지 걸어가서 이 사진을 찍었다.
다시 브뤼헤 광장으로 돌아가는 길. 애들이 벨기에에서 호가든을 안 마셔봤다길래 지나가다가 마트에 들려서 호가든을 하나씩 사주고 같이 마시며 길을 걸었다.
마르크트 광장 주변에서 신나게 놀고 있던 꼬마아이. 재홍이는 아이들의 귀여운 모습을 담는게 너무 좋다면서 아이들만 보면 사진을 엄청 찍었다. 아이들을 찍으면서 얼굴에 보이는 미소에 진심이 느껴졌다.
재홍이는 브뤼헤에서 카우치 서핑을 했고 민교는 겐트에 숙소가 있어서 재홍이와는 작별인사를 나누고 민교와는 겐트까지 같이 기차를 타러 가기로 했다.
민교와 기차를 타고 가면서 오늘 너무 즐겁게 다녔다고 하니, 민교가
"형님은 오늘 열차를 잘못 타셨던게 더 잘된거네요?"
라고 말했다. 그래서 나도,
"내가 열차를 잘못타서 그 덕분에 시골마을의 풍경도 보고 오늘 좋은 시간도 보냈으니 그게 잘된거겠지?
그런거 같아. 지금 당장은 잘못되고 안 좋은거 같아도 그거로 나중에 좋은일이 있을거라고 생각하면 될거 같아."
라고 했다. 열차를 잘못타지 않고 브뤼헤에 바로 왔다면 이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을까? 아침에 기도를 드려서인지 이렇게 좋은 하루를 보낼 수 있던 것 같다.
브뤼헤 숙소에 들어오니 같은 방에 이란 친구가 있었고 저번에 장 보면서 사온 메론과 자몽을 까서 같이 먹으려고 가져왔더니 자기가 사온 과자도 먹어보라고 권했다.
이란친구와 수다를 떠는 도중에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산다는 친구도 들어와서 셋이 한참 동안 수다를 떨었다. 이 때 처음 들었던게 헝가리 친구가 우리나라의 서울을 서울이라고 안하고 시-울이라고 해서 한참을 못 알아 듣다가 서울이란걸 알게 됐다.
브뤼헤에서도 좋은 친구들을 만나고 호스텔에서도 재밌는 친구들을 만났던 하루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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