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일본 오사카] 안도 다다오의 종교건축, 빛의 교회 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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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도 다다오의 건축하면 떠오르는 대표 작품들이 있다. 처녀작이었던 스미요시 나가야부터 종교건축인 물의 교회, 물의 절 그리고 4x4 HOUSE 까지가 아마 안도 다다오를 처음 공부하기 시작할 때 접하기 쉬운 건축물들이다. 위에 언급하지 않은 것 중에 정말 너무나도 유명한 건축물이 있는데 바로 빛의 교회다. 


 이 건축물에 대한 포스팅을 하면서 간사이 여행 갔을 때의 카테고리로 넣을까 고민을 했으나 건축 이야기를 안쓴지도 오래 되어서 건축 이야기로 써보기로 한다. 


사진 출처 : https://ko.wikipedia.org/wiki/스테인드_글라스


 먼저 종교 건축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자면 예전 종교 건축에선 스테인드글라스 기법으로 교회의 창문을 장식하였다. 스테인드 글라스는 그냥 이뻐보이라고 한 것도 아니고 그 그림도 아무 그림이나 그려넣은 것이 아니다. 바로 성경에 나오는 일화의 일부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왜 그림으로 표현했을까? 중세시대나 그 이전에는 글을 읽지 못하는 문맹인 사람들이 많았다. 문맹이라면 역시 성경도 읽지 못하고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문맹인 사람들을 위해 성경의 일화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고 그렇게 표현된 스테인드 글라스는 '하늘이 내려준 빛'을 투과하여서 성당 내에서 밝게 보이게 되는 것이다. 하늘이 내려준 빛을 통하여 성경의 이야기를 이해한다는 그 생각처럼 빛의 존재는 종교건축에서 꽤나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이다. 


사진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Church_of_the_Light


 안도 다다오의 빛의 교회는 종교건축이다. 안도의 건축언어가 건축물에서의 사용되는 빛을 정말 극대화하는 공간을 만들어내긴 하지만 빛의 교회에서는 그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한다. 빛의 교회의 사진을 처음보면 참 오묘한 기분이 든다. 건축물에 들어오는 빛을 가지고 십자가를 만들다니, 정말 근사한 일이다.


 빛의 교회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 오사카의 빛의 교회는 신자들의 기부로 지어졌다. 초기 예산은 2500만 엔이었는데, 처음 안도는 신자들의 기부금으로는 교회를 완공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고 옥외 예배당식으로 벽만 먼저 지어놓고 나중에 지붕을 덮을 생각을 하고 있었으나 한번에 예산이 모여서 이 계획은 안도의 생각으로만 끝나게 되었다. 빛의 교회란 이름과 같이 이 건축물의 주제는 빛이지만 동시에 어둠도 중요한 요소다. 빛은 깊은 어둠을 배경으로 비로소 빛나기 때문이다. 자연을 빛이라는 요소로 한정해 극단적으로 추상화 한다.

- 안도 다다오, 후루야마 마사오 지음 참조


 동생과 히메지에 갔다온 이후에 동생과 헤어지고 나는 오후 시간에 빛의 교회를 가려고 했다. 빛의 교회를 방문했던 때는 2014년 8월로 벌써 3년 반 전이었다.



 빛의 교회를 가려면 먼저 한큐 교토선에 있는 이바리키시역에 가야한다. 茨木市駅 인데, 내 기억에는 한큐 교토선 고속급행 열차를 타면 안 들리는 것으로 기억한다. 우메다역에서 열차를 탑승한다면 그 열차가 이바라키시역에 정차하는 열차 종류인지 꼭 확인하고 타면 된다. 이바라키시에서 빛의 교회로 가려면 서쪽 출구로 나와서 버스 정류장에서 킨테츠 버스 중에 2번 정류장의 2번 버스를 타야한다. 간사이 쓰루 패스는 사용 가능 했었다. 

 만약 내 정보가 정확하지 않다면 이바라키시 역에서 빛의 교회를 어떻게 가냐고 역무원에게 물어보면 워낙 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가는 방법에 대해 친절하게 알려준다고 하니 물어보면 된다.  



 시간표는 1시간에 2대 꼴로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2번 정류장에 오는 2번 버스의 목적지를 보면 春日丘公園라고 적혀있는데 빛의 교회 주변에 있는 春日丘公園(카쓰가오카 공원)으로 가야 한다. '카스가오카 코우엔'니 이키마스까? 하고 물어보면 카스가오카 공원에 갑니까? 라고 물어보는 것이니 불안하면 버스 탈 때 물어보고 타자. 사실 일본어는 잘 모르는데 살려고 귀동냥으로 배운거라 정확한진 모르겠다. 


 이 때 버스를 타고 가면서 한국인 한 명이 말을 걸었었다. 부모님과 함께 오사카 여행 온 한국인 남자분이었는데, 내가 기억하기에 한양대 에리카 건축학과에 다니는 학생이었다. 나한테 빛의 교회를 가냐고 먼저 말을 걸었고 빛의 교회까지 같이 가게 되었다. 이 날 다시 돌아오는 버스 시간 때문에 버스를 놓칠까봐 그 친구에게 인사도 못하고 급하게 나왔는데 한동안 그게 마음에 꽤 걸렸다. 너무 확 사라져서 섭섭했다면 이 자리를 빌어서 미안하다는 말을 전한다. - 이 글을 볼 확률은 극히 드물겠지만 -  



 카스가오카 공원에 도착해서 조금만 걸으면 빛의 교회를 만날 수 있다. 조용한 동네에 있는 교회다. 빛의 교회는 특정 누군가를 위해서 지어진 교회가 아니라 그 의도처럼 신자들의 기부로 만들어진 교회고 이 동네의 사람들이 기도를 드리러 가는 교회다. 동네 사람들을 위한 평범한 교회지만 평범하지 않은 건축가가 평범하지 않은 건축물을 만들어내서 유명해졌지만.



 빛의 교회의 내부에는 십자가가 걸려있지 않고 건축물로 들어오는 빛이 십자가 역할을 한다. 근데 건물 밖에는 십자가가 하나 걸려있었다.



 교회는 지름 5.9미터의 구 3개가 내접해있는 직육면체에 15도 각도로 벽이 비스듬하게 뚫고 들어가는 형태를 하고 있다. 비스듬하게 경사진 벽은 완전히 자립된 벽이며 주된 공간을 예배당과 출입구로 구분시켜준다.



 내가 빛의 교회에 갔던건 월요일이었나, 화요일에 갔었다. 정확히 기억은 안난다. 빛의 교회는 평상시에 외부인들의 방문을 금하고 있다. 빛의 교회 내부에 들어가려면 예배가 있는 토요일이나 일요일 13:30~16:00 에만 방문을 할 수 있다. 예배날이 아닌 날에 방문을 하면 애초에 건물 내부로 입장 자체가 불가능 하고 법적 책임을 지어야 한다는 경고문도 있으니 꼭 주의 바란다. 나 같은 경우도 들어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갔지만 결국에 겉에서만 보게 되었다.



 좁은 틈에 있는 계단. 역시 안도의 작품 답게 노출 콘크리트는 정말 매끄러웠다. 안도가 설계 사무소를 시작한 초창기에는 노출 콘크리트를 시공하는 것 때문에 현장에서 인부들과 싸우기도 했다니 그 고집이 참 대단하다.



 이 곳은 예배당이 아니라 빛의 교회에 증축된 주일학교다. 주일 학교는 기도하는 공간과는 달리 집회실과 도서관, 주방 등 신자의 활동에 필요한 설비를 갖추었다.



 빛의 교회를 갔을 적 모습. 버스에서 만났던 그 친구가 찍어줬던 사진이다.



 개방하지 않은 날에 와서 너무나도 아쉬웠다. 이 건축물을 보려고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가는게 계속 마음에 남았다. 그렇다고 출입을 할 수도 없으니 조용히 외부에서만 구경하였다.  



 이 날 오후에 한큐 백화점에 들려서 쇼핑을 할 계획이 있었다. 돌아가는 버스를 놓치면 30분은 여기서 더 시간을 보냈어야 했기에 버스에서 만난 친구에게 인사를 하지도 못하고 급하게 나오게 되었다. 만약 빛의 교회에 가고 싶은 분이 있다면 꼭 예배날을 확인하고 가보길 바란다.  


 빛의 교회는 방문하기 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한다. 빛의 교회에 대한 방문자 설명이나 예약 현황에 관해서는.


 더 건축적인 내용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Archdaily를 참고해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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