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헤나와 마사지도 받으며 보냈던 우다이푸르에서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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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님들과 늦은 시간 까지 술을 마시고 얘기를 하고 이 날은 정말 점심까지 푹 잤다. 여행을 하다보면 다른 도시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순간인지 깨닫게 된다. 혼자 하는 여행에 좋은 점은 모든걸 혼자 하기 때문에 계획도 내 마음대로, 먹는것도 내 마음대로, 가고 싶은 것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몸이 조금이라도 피곤하다고 느끼면 무리하지 않고 점심까지는 쭉 자다가 오후에만 짤막하게 일정을 보내는 편이다. 



점심까지 쭉 자다가 오후가 되어서나 루프탑 위로 올라왔다. 정말 이렇게 마음 먹고 자는 날에는 알람도 맞춰놓지 않고 쭉 자는 편이다.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에 배낭에 진짬뽕을 몇개 넣어놓고 다녔는데 움직이는 동안 딱히 먹을만한 곳이 없었다. 일단 끓인 물을 구해야하는데 숙소에다가 부탁하기도 애매해서 그냥 있었는데 저니 호스텔의 루프탑에는 식당용 주방이 있었고 20루피만 주고 끓인 물을 받을 수 있었다. 라면은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이렇게 외국에서 먹을 때가 정말 맛있다. 


 내가 한국에서 가지고 왔던 진짬뽕중에 하나를 바라나시에서 꼬맹이여행자 라는 세계일주를 하시는 분에게 드렸던 적이 있는데 그 때 처음 뵙고 여행 일주해서 한국까지 들어오는 이야기들을 구경했다. 여행에 미치다 페이지에 일주 끝나고 한국에 왔단 얘기를 하시길래 댓글을 달았는데, 라면 드렸던걸 기억하고 계시더라. 



 저니 호스텔은 하루에 3번, 호스텔만의 자체 액티비티가 있었는데 이 날은 헤나를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나는 헤나를 해보고 싶었다가 어디 잘못 가서 바가지를 쓸거 같아서 안하고 있었는데 잘 됐다 싶어서 한번 해봤다. 일단 내가 하는건 아니고 다른 분이 오셔서 처음에 이정도만 해주셨다.



 나는 조금 더 해도 된다고 얘기를 했고 저기 내 손목에 보이는 꽃 부분까지를 인도분이 그려주셨다. 그 다음에 내가 재미가 들려서 나머지 부분을 혼자서 더 그렸다. 헤나 수업은 2시 좀 넘은 시간에 시작했는데 내가 이정도 그렸을 땐 벌써 한시간은 훌쩍 넘어간 시간이었다. 호스텔에서 가만히 이렇게 그리고 있는게 참 재밌었다. 



 헤나를 다 하고 나면 위에 보이는 까만색 액체가 마르면서 굳게 되는데 그 상태로 한 20분 정도를 기다리고 나서 까맣게 굳어있는 것들을 떼면 된다. 그러면 이렇게 헤나 자국이 남게 되고 듣기로는 한 1주일 정도는 계속 남아있는 다고 했다. 나 같은 경우는 한국에 돌아가고 나서도 한참 동안 헤나가 남아있었는데 사람들이 문신인줄 알고 깜짝 놀라하던 기억이 난다.



 저니 호스텔 루프탑에서 가장 좋은 자리다. 피촐라 호수가 딱 보이는 자리인데 짜이를 마시며 여유를 부리기 가장 좋은 장소였다. 이렇게 맛있는 짜이인데 돈 안내고 무한정 먹을 수 있다니 이렇게 좋은 호스텔이 없었다.



 호스텔 공용공간에 그려져있는 여인의 얼굴이다. 약간 하늘색 계열으로 통일이 되어서 인테리어가 되어있는데 마침 저기 누워있던 캐나다 친구가 들고 있는 태블릿 케이스도 하늘색이었다.



 어제 만났던 형님들 중에 준영형님은 다른 도시로 가게 된 날이고, 효준형님과 드림헤븐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어제 준영형님과 갔던 곳이지만 너무 맛있어서 또 들리고 싶었다.



아주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던 드림헤븐의 간판이다. 정말 값싼 가격에 맛있는 음식과 좋은 뷰를 감상할 수 있다.



 이 날도 역시 해가 질 즈음에 갔다. 해가 지면서 더욱 붉어진 태양 빛이 건물 하나하나에 스며들기 시작하면 너도 나도 멍 때리며 이 시간을 즐기게 된다.



 오늘은 버터치킨을 하나를 시키는게 아니라 버터치킨은 사이즈를 반만 시키고 치킨 시즐러를 시켰다. 인도 음식점을 가면 역시 일반 난 보다 버터난이나 갈릭난을 시키는게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해는 이미 수평선 밑으로 내려가 우다이푸르에도 밤이 찾아왔지만, 건물마다 켜져있는 불빛과 시티팰리스를 더욱 환하게 비추는 불빛 덕분에 멋진 야경이 만들어졌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고 어제도 봤지만 질리지가 않는 모습이었다. 


 이 날은 효준형님과 저녁만 간단히 먹고 헤어졌다. 나는 인도에 와서 마사지라도 한번 받아볼까 했고 호스텔 프론트에 가서 괜찮은 마사지 하는 곳이 있냐고 물어봤는데, 호스텔의 액티비티에 마사지 체험이 있어서 - 물론 돈을 내고 받는거지만 호스텔 소개로 가면 할인을 해준다고 한다. - 그 때 가는 곳으로 알려달라 했는데 호스텔 바로 앞이었다. 


 하여튼 한국에서도 안 받아본 마사지를 처음 받았는데 내가 생각했던 마사지랑 뭔가 다른 느낌이었다. 인도에는 아유르베다 마사지가 있는데 그건 이마에 오일 같은걸 떨어트리기도 하고 타이 마사지 하고는 전혀 다른 방식인데, 그걸 받진 않고 최대한 강력한 마사지를 해달라 했는데 그것도 엄청 막 세게 하진 않았다. 난 팬티 정도는 입고 하는 줄 알았는데 팬티만 입은 상태에서 이것도 벗으냐고 물어보니까 그러라고 해서 아예 발가 벗고 마사지를 받았다. 뭔가 좀 기분이 이상했다. 끝날 때는 머리에 무슨 오일같은 것도 발라줬는데 다음날 아침까지는 머리를 감지 말라고 했다. 내 몸에 오일같은게 많이 발려있어서 수건으로 얼추 닦아내고 옷을 입으려고 하는데 내가 발가벗은 상태인데 마사지사가 갑자기 커텐을 걷어내고 나가는게 아닌가. 마사지 받는 곳이 작은 가게 안이여서 커텐만 걷어내면 바깥이 다 보이는 상황이었는데 순간 너무 당황해서 후딱 커텐을 치고 옷을 입었다. 



 이래저래 마사지를 다 받고 숙소에 돌아와서 루프탑에 올라왔다. 마음 같아서는 오일이 찝찝해서 씻고 싶었는데 몸에 좋은걸 발라줬다고 해서 일단 찝찝함을 참고 오늘 밤은 보내기로 했다. 별 다른거 하지 않고 보냈다고 생각한 날인데 이렇게 되돌아보니 생각보다 많은 걸 했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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