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졸업여행의 마지막 날, 짧게나마 즐겼던 후쿠오카 건축 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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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업여행의 3박 4일은 무척이나 짧았다. 단체 여행이기도 하고 일정이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부담해야하는 금액이 높아지다 보니 이런 단체 여행에서는 3박 4일 정도가 그래도 무난한 것 같다. 마지막 날은 오후 2시 반 부터는 숙소에서 짐을 찾고 공항으로 갔어야하는 일정이라 주어진 시간이 대략 3시간 정도 밖에 없었다.



 남은 일정 동안에는 하카타 소학교를 가보기로 했다. 우리 숙소 주변에는 걸어서 한 3분 정도 거리에 하카타 리버레인이 있었다. 하카타 리버레인은 대형 복합상업시설인데 후쿠오카 타워를 설계한 니켄 세케이가 이 건물도 설계를 하였다. 역시 일본에서 유명한 건축 그룹이라 그런지 여기저기 설계한 프로젝트들이 많다. 꽤나 굵직한 규모의 설계를 많이 도맡아 하는 듯 하다.   



 하카타 리버레인은 건물을 제외하고도 건물 사이에 아케이드 형식으로 상점 거리가 형성 되어있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아케이드 형식의 상점 거리가 많이 없지만 일본만 하더라도 대부분 이렇게 아케이드 형식으로 시장이나 거리가 형성 되어있다.  



 하카타 소학교는 시라칸스 K&H 라는 설계사무소에서 계획을 하였는데 일본에서 학교 건축으로 꽤나 좋은 프로젝트들을 많이 한 사무소이다. 하카타 소학교의 큰 특징 중에 하나는 체육관이 반 지하에 묻혀있다는 것인데, 유리로 된 벽을 통해서 거리를 걷는 사람들은 반지하에서 운동하고 있는 아이들을 내려다 볼 수 있다. 길을 걷다가도 부모들은 자기의 아이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나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카타 소학교는 후쿠오카에서 4개의 소학교를 통폐합해 만들어진 학교인데, 학교에서 끝나지 않고 지역 커뮤니티센터가 학교에 붙어있어서 지역 주민 커뮤니티 형성의 장소로서 활용되고 있다.



 하카타 소학교는 내부 진입이 금지되어있다. 이건 정말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우리는 들어가도 되는 줄 알고 이 때 학교 내부를 구경한다고 운동장 앞 까지 들어갔다가 학교 측에서 경고 방송을 받고 바로 나가게 되었다. 많이 부끄러웠던 일이라 블로그에 올릴까 말까 고민을 했었는데 이렇게 올리는 이유도 똑같은 실수를 하는 분이 없길 바라며 올리게 되었다. 평일에는 절대 학교 내부로 들어가지 말자. 이 당시에는 들어가지 말라는 표지판이 보이지 않았는데 지금 보니까 오른쪽에 '방범 카메라 작동 중'이라고 써져있는게 보인다. 주말에는 무료 견학이 가능하다는 글이 있는데 정확히 맞는 얘긴지는 모르겠다. [관련 링크]



하카타 소학교의 뒷 부분. 정확히 어떤 부분에 저런 매스들이 붙어있는 건지 모르겠는데 일반적인 학교의 모습하고는 달랐다. 



 필로티 구조의 정문을 지나가면 이런 내부의 모습이 나온다. 필로티 앞에서 확대를 해서 찍은건데, 이 부분이 체육관의 건너편 즈음이었던거로 기억한다. 



 이 사진을 이후로 경고 방송을 듣고 한번에 이해를 못했는데, 밖에 지나가던 일본인 어르신에게 엄청나게 호되게 한 소리를 듣고 급하게 나오게 되었다. 괜히 나라망신 시킨거 같아서 부끄럽고 민망했다. 여행하면서 제일 싫어하는게 어글리 코리안 같이 나라 망신 시키는 행동들인데 내가 그런 행동을 했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이렇게 쓰는 이유는 혹시나 하카타 소학교에 대해 관심이 있어서 들어온 분들은 본인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길 바라면서 글을 적는다. 

 하카타소학교에 대해 더 궁금한 분은 이 페이지를 참고해도 좋을 듯 하다. 후쿠오카 건축기행이라는 사이트인데 우리가 후쿠오카 건축 가이드북을 만들면서 정말 많은 부분 참고를 했다. 

 후쿠오카 건축기행 사이트 ▶ [클릭] 



 하카타 소학교까지의 답사가 이번 여행을 같이 다녔던 친구들과의 마지막 일정이었다. 공항으로 가기 까지 점심은 알아서들 먹고 남은 시간 동안도 자유롭게 행동하다가 숙소에서 만나자고 하고 헤어졌다.



 점심을 어떤걸 먹을까 하다가 후쿠오카 함바그의 맛이 다시 떠올랐다. 그래서 PARCO에 갔는데 줄이 너무 길어서 먹어볼까 하는 엄두가 나질 않았다. 아무리 봐도 최소 1시간은 기다려야 할 것 같은데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 없었다. 그래서 후쿠오카 함바그는 깔끔하게 포기하고 푸드코트를 돌아다니다가 그럭저럭 괜찮아 보이는 가게 아무데나 들어갔는데 맛은 별로였다.  



 여자친구하고 나는 남은 시간 동안 아크로스 후쿠오카에 다녀오기로 했다. 아크로스 후쿠오카 내부에는 크게 끌리지 않았는데 갔던 날에는 비가 와서 야외 산책로를 못 가본게 아쉬웠다.



아크로스 후쿠오카의 산책로는 대충 이런 느낌이다. 풀 사이에 계단이 있고 열심히 올라가면 된다. 이게 관리가 안되는건지 나뭇잎도 너무 많은것 같고 결정적으로 곤충들이 너무 많았다. 많아도 너무 많아서 계단을 오를 때 거슬릴 수준이라고 해야할 정도다. 



 그리고 날씨가 더울 때 걷기에 그렇게 유쾌한 장소는 아닌 것 같다. 날씨도 가뜩이나 더워 죽겠는데 운동삼아 걷는다 해도 여행 중에 의도치 않게 땀을 흘리면 기분이 찝찝하다. - 절대 내가 운동을 안해서 올라가기 힘들다고 쓴게 아니다. - 



중간에는 이렇게 폭포처럼 물이 흐르게 만들어 놓은 곳도 있다. 생각보다 산책로 조성은 잘 해놓은 편인데 갈 수록 관리가 안되는 것 같았다.



 끝까지 올라오면 이런 스탠드도 있다. 이 부분이 보인다면 끝까지 올라온 것이다. 산책로는 아크로스 후쿠오카에서 왼쪽과 오른쪽 둘 다 올라갈 수 있고 마지막 가장 높은 곳에서 두 개의 루트가 만나게 된다.



 산책로의 끝까지 왔을 때 창문을 통해서 내부의 모습이 보였다. 거의 최상층의 높이인 듯 하다. 아마 이 창문을 통해서 자연광도 조금은 유입되는 듯 했다.  



 그래도 산책로의 끝까지 잘 올라왔다고 생각했던게 여기서 보는 경치가 너무 좋았다. 후쿠오카 타워의 전망대에서 봤던 것 보다 여기서 잠시 쉬어가며 봤던 후쿠오카 도심의 모습이 더 보기가 좋았다.



날씨가 정말 좋았던 날이었다. 정말 좋았기도 하지만 정말 더웠던 날이었다. 흐렸던 날이랑 이 날의 날씨랑 딱 섞였으면 좋았는데 구름 한 점 없는 날씨었다. 아크로스 후쿠오카까지만 구경하고 부랴부랴 숙소로 돌아가서 짐을 챙기고 후쿠오카 공항으로 갔다. 


 이렇게 짧고도 재밌는 추억을 많이 쌓은 3박 4일의 졸업여행이 끝나게 되었다. 아마 앞으로도 이렇게 많은 인원들과 여행을 다닐 일은 거의 없어보인다. 사실 나는 혼자 다니는 여행이 계획 짜기에도 편하고 돌아다니기에도 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지금까지 여행을 다녔던 방식과는 다르게 함께 어울리며 너무 재밌게 다녔고 학교 생활에 있어서 활력소가 되었던 날들이었다. 


 - 핸드폰으로 찍고 다녀서 그런가 사진 화질이 좋지 않아서 여행을 같이 다닐 때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다니던 주영이가 전에 줬던 사진 파일을 일부 업로드 했다.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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