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시베리아횡단열차 여행기 #1 열차에서 만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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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열차 여행기는 총 세 개의 글에 나눠서 올립니다. 첫번째 여행기는 열차 처음 탔을 때 부터 1~2일차의 이야기입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횡단열차를 탄 첫 날밤. 

인도여행을 다녔을 때도 기차에서 잠을 못 자진 않았는데 왠지 모르게 잠이 안와서 새벽 4시까지 잠을 못 자다 2시간만 자고 깨버렸다. 

횡단열차의 모습. 한 구역에 침대가 6개 있는데 복도와 나란히 나있는 2개와 4개의 침대가 있다. 

대략 7일 동안 함께할 내 자리.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할 땐 앞에 꼬마친구와 엄마가 있었는데 비교적 일찍 내렸고, 그 자리에 할머니가 탔다.
바로 앞 자리에 한국인 친구가 한 명 타고 있었고 내 옆자리엔 러시아 친구가 탔는데 영어를 할 줄 알아서 간단하게 대화를 나눴다.
한국에도 3달 정도 여행 온적이 있다고 한다.  

 횡단열차에 타면 이 컵을 차장님한테 빌릴 수 있다. 자리 번호만 대면 빌릴 수 있고 내리기 전에 반납 해야한다.

살 수도 있는데 1000루블(한화 약 2만원) 보다 조금 더 내면 된다. 

하바롭스크에서 내린 할머니. 할머니가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생각보다 빨리 걸어 가시길래 막 달려가서 할머니에게 바부슈카! 도 스비다니야! (할머니! 안녕히가세요) 라고 배운 러시아어를 얘기하니 나한테도 웃으며 답해주셨다.

아마 이 할머니한테 배우기 시작하면서 러시아어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같은 칸에 한국인은 나까지 총 네명이었는데 두 명은 하바롭스크에서 내리고 한 명은 나와 같이 모스크바까지 한번에 가는 친구였다.

하바롭스크는 1시간 정도 정차하는 역이라 주변 산책도 좀 하고 마트에 들려서 멘토스 하나를 사왔다.

멘토스가 우리나라에 없는 종류였는데 멘토스마다 이렇게 말과 그림이 적혀있는데 약한 민트맛이었다.

하바롭스크에서 탄 친구에게 멘토스 하나를 건냈더니 나한테 삶은 계란을 줬다. 계란 하나를 다 먹으니 하나 더 주고 또 줘서 그 자리에서 세개를 먹었다.

같이 앉아있는 한국인 친구 정현이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 정현이는 한국에서 참치 캔을 가져왔는데 그거 하나만으로도 풍족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내 앞에 앉게된 친구는 우즈베키스탄 사람인 로짐이었는데 러시아어로 말은 안 통해도 내 노트에 그림을 그려가면서 얘기를 했다. 가끔씩은 구글 번역기를 돌리면서 얘기도 했다.

이렇게 한 시간 두시간을 얘기해도 정말 답답한게 없었다. 말은 안통해도 마음은 통하는 법이다.

로짐한테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니 자세를 취하다가 내 모자를 쓰고 사진을 찍겠다고 했다. 로짐이 내리기 전까지 얼마나 재밌게 놀았는지 모른다.

다음날, 같이 탄 형님들이 점심을 먹길래 나도 도시락 송아지맛을 하나 먹어봤는데 내 입맛엔 좀 느끼했다. 도시락 라면은 가장 기본인 소고기맛이 제일이다

러시아 사람인 세르기와 우즈베키스탄 사람인 로짐. 세르기는 모스크바에 살아서 나와 일정을 같이 하게 되었다. 이렇게 셋이 가장 죽이 잘 맞는 멤버였다. 

내가 젓가락을 쓰는걸 보더니 로짐이 한번 달라고 하고 젓가락질 연습을 했는데, 어느 순간 부터는 젓가락질은 안하고 그거 가지고 장난치면서 놀고 있었다. - 콧구멍이나 귓구멍에 넣어본다던가.. - 

여행을 하면서 유일하게 가져온 책이 권용인 형님이 쓴 79만원으로 세계일주다. 형님의 이야기를 정말 신기해 하면서도 재밌어했다. 휴고보스 Before & After 사진을 보여주니 정말 빵 터지더라.

열차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탔다 내렸다 하는데 그 중엔 이 꼬마 아이 마트리가 있었다. 한참을 재밌게 놀아줄 땐 천사 같았지만 엄마한테 떼를 쓰면서 소리를 막 지를 땐 한숨 밖에 안나왔다.

내가 타고 있는 시베리아 횡단열차 99번 7번칸에는 플러그가 2개 있었다. 멀티탭을 꽂아 놓으면 차장이 뺀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 그런 경우는 없었다.

두번째 이야기에서 여행기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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