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다니구치 요시오의 일본스러운 건축, 교토국립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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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모노를 반납하고 카츠쿠라에서 점심을 먹었다. 기모노를 반납하고 홋코리를 나오는데 마치 날라다닐 것만 같았다. 평소처럼 걸어다니는게 이렇게 기분 좋은 일이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은 시간 동안 교토에서 어떻게 보낼까 고민 하다가 교토 국립 박물관에 가보기로 했다. 교토 국립 박물관은 오후 5시까지만 오픈을 하고 청수사는 오후 6시까지 오픈을 해서 교토국립박물관을 먼저 보고 청수사에 가기로 했다.


 교토국립박물관의 신관이 2014년에 새로 개관을 했는데 신관의 설계를 일본의 건축가 다니구치 요시오가 하였다. 다니구치 요시오는 일본의 건축가 중에서도 일본 고유의 분위기가 느껴지게 건물을 계획한다. 일본의 Zen 스타일에 영감을 받아서 설계를 했는데 젠은 일본어로 '선'을 의미한다. 선이란 것은 굉장히 간결하면서도 에너지를 갖고 있다. 


 젠 스타일은 동양의 오리엔탈리즘과 서양의 미니멀리즘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스타일이다. 그런 선의 이미지 즉, 젠 스타일이 공간에서는 어떻게 표현이 되냐면 정결하면서도 고요하게, 그리고 절제되어있지만 그 안에서 공간의 힘이 느껴진다. 일본스럽다는 느낌이 너무 포괄적이지만 옛 일본 건축의 모습, 예를 들면 은각사나 청수사에서 보이는 건축의 모습을 생각해보고 그것이 현대건축화가 되었을 때 다니구치 요시오의 건축물에선 어떤 느낌으로 그런 일본 건축의 모습을 표현하나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박물관 입장료는 성인 520엔이고, 대학생의 경우 260엔이지만 학생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국제학생증이 필요하다. 나 같은 경우는 국제 학생증이 지갑에 있어서 보여줬더니 260엔을 내면 된다고 했는데 간사이 쓰루 패스가 있으면 50엔을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직원이 알려줘서 210엔에 입장하였다.



 첫 인상은 굉장히 강렬했다. 군더더기 없이 심플한 입면이 나를 반겼다. 간결하면서도 그 안에서 힘을 갖고 있다. 기대했던 것 만큼 건물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있어서 건물에 도달하기도 전에 기분이 좋아졌다.



건물 진입부분에는 조그만하게 수변공간이 조성되어있다. 안도 다다오의 건축을 보면 이런 수변 공간을 얕게 만들어두고 물의 움직임을 없게 해서 건물의 모습이 물에 반영되도록 계획을 하곤 하는데 다니구치 요시오의 경우는 오히려 건물이 반영은 안되지만 햇빛이 물에 비치게 만들어놨다.



 건물의 입면에서 느낄 수 있지만 전면창의 프레임과 기둥의 배치 그리고 문의 크기나 창문의 크기까지 정확한 비율을 가지고 계획이 되었다. 간결하면서도 그 안에서 힘이 느껴지는 이유는 이런 부분에서 오는거라 생각한다. 



 내부에 안내 되어있는 건물의 평면도다. 교토 국립 박물관 같은 경우는 전시실 내부에서는 사진촬영이 금지 되어있으나 전시실을 제외한 공간에서는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교토국립박물관의 신관은 남향으로 세워진 건물이라 자연광이 건물 내부에 들어오면서 공간의 얼굴을 다양하게 만들어준다. 이런 느낌은 옛 건축물에 있어서 나무살 사이로 햇빛이 들어올 때 그 방안에 있는 느낌을 이렇게 구현했다고 생각한다.



 전시실로 올라가는 길목에서 로비 부분을 찍어봤다. 공공성을 띄는 건축물, 즉 이런 박물관을 계획하면서 중요한건 들어오는 로비 부분에서 최소한 이런 개방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저 문부터 전시실 내부라 사진촬영을 하지 못했는데 전시실 내부 공간도 정말 대단했다. 앞에서 자꾸 일본스러운 현대건축물이란 얘기를 했지만 그런 느낌이 공간에서 정확하게 느껴진다. 건축가가 의도했던 이미지가 공간을 체험하는 관람객에게 느껴진다니 엄청난 내공이었다. 내부 전시 자체도 일본의 옛 문화재를 전시하고 있어 전시의 컨셉과 공간의 컨셉이 잘 조화되어있다.



 바깥에 다섯 개의 유리를 통해 난간이 계획 되어있다면 내부에선 두 개의 큰 창문이 정확하게 절반을 나누고 있다. 건축가가 이렇게 만들어놓은 비례를 찾아보면서 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겨울에 여행을 해서 그런지 해가 엄청 일찍 지기 시작했다. 전시를 보고 나왔을 땐 이미 노을이 살짝 지고 있을 즈음이었다. 바깥으로 보이는 풍경이 한 폭의 그림 같다. 



노을이 질 즈음에 박물관의 진입 부분의 모습이다. 내부 공간의 음영이 정말 멋드러지게 들었다. 



 저물어가는 햇빛이 건축물 앞에 있는 수변 공간을 통해 반사돼서 건물 내부에는 똑같은 그림자가 지는게 아니라 이렇게 어떤 부분은 더 밝아지기도 했다.



 교토국립박물관에서 느꼈던 모습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다. 정확한 비례를 가지고 있는 선들 사이에서 박물관 외부의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다. 박물관의 전시는 갤러리 내부의 전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건축가가 만들어 놓은 작품들도 있다.  



 건축물의 파사드의 유리는 내부가 보이는 유리가 아니라 투과되지 않게 해놔서 박물관에 있는 나무나 그 날의 하늘, 그리고 노을까지 그 아름다운 모습이 파사드에 입혀졌다. 보면 볼 수록 이 건축물 감탄스럽다. 



 원래는 간단하게 구경을 하고 청수사로 갈 예정이었으나 박물관에서 정말 기분 좋게 구경을 해서 폐장 시간은 5시 언저리까지 구경을 하다가 급하게 청수사로 가게 되었다. 



 건축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이거나 건축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교토에 왔을 때 교토 국립 박물관은 한번 꼭 가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간사이 지방 여행을 다니면서 그래도 많은 건축물을 답사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교토국립박물관을 답사 해본 건축물 중에 최고로 치려 한다.


운영시간


 - 화요일 - 목요일, 일요일 : 오전 9시 30분 부터 오후 5시 까지

 - 금요일, 토요일 :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8시 까지

 - 정기 휴일 : 월요일

 기타 전시 계획에 따라 내부 전시공간을 개방하지 않는 기간도 있으므로 교토국립박물관의 스케쥴에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입장료


 - 성인 : 520엔, 대학생 : 260엔(신분증 필요)

 - 고등학생이나 그 보다 어린 경우 무료 입장

 - 간사이 쓰루패스의 쿠폰이 있는 경우 50엔 할인 가능


 교토 국립박물관 운영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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