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인도] #4 철수의 보트를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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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나시에는 한국인들이 자주 찾는 2명의 인도인이 있다. 한명은 선재, 한명은 철수다.

이들은 한국어를 아주 능숙하게 하면서 보트를 끄는 바라나시의 뱃사공들이다.

바라나시에 있는 사람들에게 보트는 아주 큰 재산이다. 릭샤 왈라에게 릭샤가 먹고 살 수 있는 수단이듯이 뱃사공들에게 보트는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이다. 

철수와 선재의 보트는 하루에 2번 갠지스강에 나간다. 일출 전에 한번, 일몰 전에 한번.

나는 바라나시에 갔을 때 철수의 보트만 탔었는데 딱히 이유는 없었다. 철수랑 얘기하다보니 좋아져서 그랬을 뿐, 다른 이유는 없었다.



일몰 보트를 타기 전에 찍었던 바라나시 강가의 모습. 참 많은 사람들이 가트에 앉아있다. 갠지스강가에 앉아서 명상을 하는 사람, 다른 사람들과 수다를 떠는 사람, 갠지스강가에 몸을 담구는 사람. 참 다양한 사람들이 많았다.



바라나시의 일몰은 정말 멋진 편에 속한다. 일단 바라나시 강가에 보트를 타고 나가면 바라나시 가트 뒤쪽으로 해가 지기 시작한다. 이 때가 정말 멋있다. 내 사진에 그 아름다움이 충분히 담기지 못한게 아쉬울 뿐이다.



갠지스강에 떠있는 또 다른 보트. 멀리 보이는 하늘색으로 칠해져 있는 벽이 판데이 가트다. 하늘색 벽에는 철수 보트 - 아마 6글자인거 같은데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 - 라고 적혀있는 곳이다.

가트의 경사를 따라서 나있는 건물들의 배치가 참 아름답다.



바라나시에 해는 뉘엿뉘엿 넘어간다. 뜬금 없지만 2월 달이여도 인도는 더운 편이라 - 30도가 넘어가는 날씨였다. - 모기들이 있었다. 보트를 타면서 가만히 있다보면 모기한테 다리를 물리곤 했다.



인도 여행 동안 필름카메라에 내가 찍힌건 아마 3장 정도 될 거 같다. 그 중에 한 장이다.

일몰의 역광 때문에 내 얼굴이 제대로 나오진 않았다만 철수가 내 필름카메라로 찍어준 사진이다.

여행 사진 정리할 때는 딱히 신경 써서 안 봤는데 지금 보니까 퍽 괜찮다.



바라나시를 비추던 해는 이제 건물 뒤로 다 넘어가고, 갠지스강의 뱃사공도 집에 돌아가는 듯 하다.

역시나 렌즈 고장으로 생기는 흰색 줄이 내심 아쉽다.



전 날 저녁에 보트를 타고 자고 나서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일출 전에 보트를 타러 나갔다. 이 날도 역시 철수의 보트를 탔다. 갠지스강을 아직 희미하게 비추는 여명을 보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이 사진을 찍을 때 즈음은 날씨가 꽤나 쌀쌀했다. 



배를 타면서 하루를 맞이하는 나와 하루의 시작을 빨래로 시작하는 왈라들.

평평한 돌에 빨래를 내리치면서 물을 빼는 것이 그들의 빨래 법이다. 강가에 있는 쓰레기들이 보이지만 그게 무슨 상관일까. 그들에게는 모든 것이 될 수 있는 갠지스강이니. 



철수의 배를 타고 천천히 갠지스강으로 나간다. 오늘도 철수는 모터보트가 아니라 직접 노를 저어서 보트를 몰았다.



아침부터 가트에 나와있는 사람들. 갠지스강에 목욕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의식을 올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바라나시의 뱃사공, 철수다. 항상 웃는 모습으로 대해주고 물어보는거에 있어서는 다 대답해주고 했던 철수. 아침에 배 타고 나서 철수와 함께 버터빵을 먹으러 가서 짜이와 함께 즐겼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 철수를 만난다면 같이 버터빵 하나 먹으러 가보시길. 



또 다른 보트를 타고 있는 사람들. 해도 덜 떴고 안개도 깔리니 갠지스강에 오묘한 색깔이 드리운다. 

해가 막 뜨기전, 그리고 해가 다 지기 직전의 하늘의 색깔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다.



해가 아직 다 뜨기도 전인데 갠지스강 위에나 강가에나 벌써 많은 사람들이 북적인다. 다들 부지런하기도 하셔라. 갠지스강에 있는 대부분은 나처럼 보트를 타러 나온 사람들이겠지. 



갠지스강의 해, 새, 배. 참 이쁜 장면이었다. 필름카메라에 담지는 못했지만 새들이 엄청 무리지어서 우리 보트 위를 지나갔던 적이 있었는데 참 사진은 타이밍이라고 한번 놓치니까 다음에 오질 않더라.



갠지스강은 활기가 차있으면서도 참 고요한 곳이다. 조용한 강가처럼 보이기도 하면서 시끄럽고, 누구는 여기서 삶을 시작하고 또 누군가는 여기서 삶을 마감한다. 



사진을 정리 하다보니 이 날 보트에 탔을 때 많은 사진들을 찍었다. 한국에서 필름 한통을 쓸 때는 이렇게 막 찍은 적이 없었는데, 정말 뭐에 홀린 듯이 찍은 듯 하다.

철수의 보트를 타고 첫번째 이야기는 여기서 줄이고 이 날 찍었던 다른 사진들은 두번째 이야기로 이어서 올리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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