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개인적으로 후쿠오카에 가서 볼만한 현대건축으로는 넥서스월드가 제일인 것 같다. 그 다음은 그린그린 파크. 넥서스 월드는 하카타 항만 개발 계획의 일환으로 탄생하였다. Nexus는 스타크래프트의 그 넥서스가 아니라 Next-us라는 뜻으로 다음 세대의 우리들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넥서스 월드에 대한 구상이 처음 발표된 것이 1989년이니 벌써 30년 가까이 되는 프로젝트이지만 지금 와서 봐도 현재 지어지는 건축물보다 더 뛰어나다고 생각될 정도의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 당시 미래의 주거는 어떤 형태일까? 하는 건축가들의 고민으로 나온 결과물이 넥서스 월드이다. 넥서스 월드는 이미 유명해진 건축가가 아니라 막 뜨기 시작하는 각 국의 건축가를 5명 선정하고 1명의 일본인 건축가를 공모로 선발하였다. 


 넥서스 월드는 후쿠오카 도심에서는 조금 벗어난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 건축을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시간을 내어 다녀오는 것도 매우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의 숙소에서 넥서스월드까지 가는 방법. Nakasu 라는 버스 정류장에서 21B, 23B, 27B, 28B, 210번 버스를 타고 가면 된다. 버스를 타고 留學生會館 까지 가면 되는데 유학생회관이다. 영어로는 Ryugakusei Kaikan-mae(bus) 에서 내리면 된다.



 나카스 버스 정류장에서 본 후쿠오카 시내의 모습. 날씨가 그렇게 좋진 않았다. 이 날 오후에는 꽤나 많은 비가 내려서 편의점에서 우산을 사고 시내를 돌아다녔다. 가운데 아크로스 후쿠오카의 모습이 보인다.



 일본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 버스랑 다른 점이 많다. 일단 번호표를 뽑고 나온 요금만큼 나중에 내야한다는 것도 있고 버스가 멈추기 전에 내리려고 움직이는 사람도 없다. 우리나라 버스 같으면 가만히 앉아있다가 내리려는 정류장에 다 도착해서 일어나면 기사님이 내리는 사람 없는 줄 알고 그냥 출발하는 경우도 많이 봤었다. 원래는 일본 같이 차가 완전 정차해야 일어나는게 맞겠다만 이건 아무래도 두 나라간의 문화 차이라고 생각한다. 



 유학생회관 정류장에 내려서 넥서스월드까지는 조금 걸어가야 한다. 이 때 까지만 해도 날씨가 꽤 맑았는데 후쿠오카 도심으로 다시 들어갈 땐 날씨가 많이 흐릿해졌다.



 넥서스월드는 위에 얘기한대로 다섯명의 외국 건축가와 한 명의 일본 건축가를 선정하여 그들에게 미래의 주택 형태는 어떻게 될지에 대한 설계를 맡겼다. 넥서스월드의 마스터 플랜은 아라타 이소자키가 맡았고, 각 동은 오스카 투스케, 크리스티앙 포잠박, 오사무 이시야마, 마크 맥, 그리고 우리가 비교적 잘 아는 렘 쿨하스와 스티븐 홀의 설계로 계획이 되었다. 그리고 하나의 단지이기 때문에 가로계획에도 신경을 썼는데 인도와 만나는 가장 저층부는 근린생활이나 사무실이 들어가있었다. 지금 보면 당연하다는 설계일 수 있지만 걷고 싶은 가로를 만들기 위해 이런 계획을 했을 거라 생각한다. 



 가장 먼저 스티븐 홀의 건축물을 만나게 되었다. 넥서스월드는 1동 부터 11동 까지 있는데 그 중에서 11동이 스티븐 홀의 작품이다. 그의 건축물을 본건 이 때가 처음이었다. 우리는 이 때 졸업여행에 함께 오신 교수님과 같이 답사를 하게 되었는데, 운이 좋게도 이 동에 사시는 주민분이 우리에게 동을 구경시켜주시겠다고 하셨다.



외관만 구경하려고 하다가 결국에 입구로 들어왔다. 노출콘크리트를 제외하고도 다양한 재료의 조합이 눈에 띈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가장 마지막 층으로 올라왔다. 넥서스월드의 스티븐 홀이 설계한 11동은 (이하 스티븐홀 동) 길게 나있는 복도에 핑거 플랜 형식으로 손가락처럼 주호가 길게 나와있는 구성을 하고 있다. 



 복도에서 손가락처럼 길게 나와있는 주호의 입면 구성. 지금까지의 주택 입면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모습이었다. 이게 1991년도에 계획된 것이라니 정말 놀라웠다. 



 저층부의 옥상 같은 경우는 그 옥상을 이용하여 수심이 약 10cm 정도 되는 얕은 연못이 있다. 일반 도로 시선에서는 볼 수 없는 오직 주민들을 위한 공간이다. 우리도 외관만 보고 지나갔다면 이런 곳이 있을거란 생각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 최상층에서 본 모습보다 연못 바로 앞에서 보는 모습이 더 이쁘다. 



 스티븐 홀은 주호 사이를 이어주는 복도 공간도 굉장히 신경을 쓴 모습인데, 우리나라에서 보는 복도 형식의 공동주택이 아니라 하나의 도시 공간을 축약시켜 놓은 느낌을 준다. 주호 하나를 건물 하나로 느끼게 한달까. 집합주택 내부의 복도를 걸어다니는 느낌보다는 도시를 걷는다는 느낌이 더 들었다. 



 우리가 갔었던 졸업 여행을 같이 가신 박항섭 교수님과 우리에게 스티븐홀 동을 구경시켜주신 주민 분. 교수님은 일본에서 연구차 지내셨던 적도 있어서 일본어에 능숙하셨고 주민분이 설명해주시는 걸 우리에게 통역해서 다시 알려주시곤 하셨다. 



 북측 발코니에서 본 렘 쿨하스 동. 렘 쿨하스가 설계한 곳은 9동과 10동이다. 아무래도 주거 계획을 하다보면 북측의 계획은 남측 보다 상대적으로 위계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특히 우리나라나 일본 같은 위치나 기후에서는 남향의 중요성이 더 대두되기 때문이다.  



 노출 콘크리트의 장점은 그 자체가 마감재가 되기도 하고 구조체가 되기도 하고 벽, 천장, 슬라브가 다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노출 콘크리트 같은 경우는 단열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아무래도 노출콘크리트만으로는 내부에서 단열이 온전히 다 되지 않기 때문이다.



 스티븐홀 동에서 본 렘 쿨하스동의 모습. 이 사진은 개인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나 싶어서 올릴지 말지 고민을 했었는데 이 정도 선까지는 괜찮을 듯 싶어서 올리기로 했다.



 정말 압권이었던 연못에 비친 도시의 풍경. 위에서 그냥 내려다 봤을 때의 느낌보다 연못이 깔린 레벨에서 보는 모습이 훨씬 아름답다. 물론 지속적인 모습에서 생각하면 관리 해야 할 것들이 늘어나는 것이겠지만 내가 사는 집 앞에 이런 연못이 있다면 그것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건축물을 돋보이게 하는 장치로써의 물은 깊게 조성되어있는게 아니라 얕게 조성되어있는게 훨씬 더 큰 효과를 준다.



 스티븐 홀의 작품들을 보면 정말 대단한 공간이랄까, 실험적인 공간들을 많이 시도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곳에 와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스티븐 홀도 프리츠커 상을 받을 만큼의 작품들을 많이 내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타이밍을 놓쳐서 생전에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연못이 깔려있는 층에서 본 복도의 모습. 핑거 플랜 형식으로 주호 사이에 들어오는 빛이 또 멋진 장면을 만들어준다. 

정말 운 좋게 스티븐 홀 동에 사는 주민분을 만나 귀중한 시간을 보냈다. 개인적으로는 스티븐 홀의 건축물을 처음 봤다는 점에서 뜻 깊은 시간이었다. 주호 내부까진 아니여도 주동의 구성을 봤다는 점에서 스티븐 홀동은 따로 포스팅을 하였다. 나머지 주동을 답사했던 내용은 이어서 포스팅을 하도록 하겠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