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유럽 몰도바와 함께 있는 미승인 국가, 트란스니스트리아에 가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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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94일차 (18. 8. 3)


트란스니스트리아는 2편에 나눠서 써볼까 한다.

포스팅 하나에 양을 너무 많이 올리게 되면, 아무래도 읽기에 부담스러운 감이 있다.


트란스니스트리아의 여행기를 쓴다고 했지만,

애초에 몰도바란 나라도 이름이 익숙치가 않은데 트란스니스트리아는 도저히 감이 안 오는 나라다.


<작은 버스를 타고 트란스니스트리아로 가는 길>


여행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간단히 설명을 하자면,


몰도바는 구 소련에 속해있는 나라였다가 소련 해체 후에 독립이 되었고 현재는 공용어가 루마니아어인 친 루마니아계의 나라다.

근데 몰도바의 국민들 중에 러시아계의 사람들이 있었고 자신들의 독립을 요구하며 몰도바 동쪽 지역에 나라를 세웠는데 그게 트란스니스트리아다. 



트란스니스트리아는 키시나우 중앙 버스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가면 되는데, 


버스터미널에서 매표소를 찾는데 한참 헤맸다. 내가 티켓 창구에서 얼타고 있으니까 어떤 아저씨가 어디 가냐고 물어보길래 티라스폴에 간다니까 반대편으로 쭉 걸어가란다. 


37 몰도바 레우를 냈고 한국 돈으로 대략 2600원 정도다.



오데사의 마켓에서 찾은 아몬드 빼빼로. 4개를 사와서 이 때 2개를 먹었다. 애초에 늦잠을 자기도 했고 당일치기로 다녀올 시간도 부족해서 허겁지겁 나왔더니 너무 배가 고팠다.



아까 독립을 요구했다고 한 것 처럼 트란스니스트리아는 국가긴 국가인데 미승인국가이다.

자기들만 나라라고 생각하고 나머지 나라들은 국제적으로 인정을 안해주는 꼴. 


그래서 몰도바는 트란스니스트리아를 인정하지 않고, 출입국심사가 아닌 트란스니스트리아에서 입국심사만 진행된다.

나올 때는 출국심사만.  


버스에 보이는 빨간색 글씨는 영어로 바꾸면 TIRASPOL 티라스폴이라고 읽는다. 트란스니스트리아의 수도다.  



이게 트란스니스트리아에서 숙박을 하려는 분들도 있었는데 그러면 입국심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르겠다.

나는 당일치기 일정으로 간다고 얘길했다. 영어가 제대로 안 통해서 좀 애먹긴 했다만 오늘 저녁에 간다고 하니까 10시간 정도 유효한 티켓을 줬다.


나갈 때 까지 가지고 있어야 한다. 러시아어 발음대로 옮긴거 같은데, 윤 센결... SEUNGYEOL을 센결로 써놨다.



입국심사는 특별한건 없었다. 즈드라스뜨부이쩨? (러시아어 : 안녕하세요) 하면서 인사했던 기억이..

참 웃긴게 이 나라와 접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나 몰도바나 러시아와 그렇게 사이가 좋은 국가들이 아닌데 그 사이에 혼자 있다.  


티라스폴의 축구팀도 있었다. 보이는건 티라스폴 축구팀의 홈 경기장.



티라스폴 버스정류장까지는 대략 1시간 20분 정도가 걸린다. 입국심사까지 생각하면 이 시간에 20분 정도를 더 하면 평균적일 것이다. 



일단 현금을 써야하니 가져온 몰도바 돈을 환전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일 처리가 참 느긋하다 못해 굼벵이 기어가는 수준이다.

200레우 정도만 바꿨다. 한국 돈으로 14,000원 정도. 딱히 많이 쓸 것도 아니었다. 



진짜 인터넷 검색을 하고 또 해도 제대로 안 나오는게 트란스니스트리아 루블의 환율이었다.

갈 때 까지도 모르고 가서야 알았는데 몰도바 레우랑 거의 1:1이다. 실질적으로 1:1까진 아니고 환율에서 조금 손해를 보긴 하지만 거의 비슷하다.



티라스폴에선 오데사도 갈 수 있다. 

가장 많은 노선은 왼쪽에 보이는 티라스폴에서 키시나우까지 가는 노선. 


새벽 5시부터 저녁 6시 45분까지 운행한다. 막차가 오후 6시 45분인 것을 확인하고 버스터미널을 나섰다.



요금은 키시나우까지 43루블이다. 적혀 있는건 43루블이었는데 실제로 계산할 때 39.95루블을 냈다.



우크라이나에서 우크라이나어를 보다가 몰도바에서 루마니아어를 보고 트란스니스트리아에 와서 러시아어를 보니까 또 이상하다. 근데 오랜만에 러시아어를 보니까 좀 반가웠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러시아 느낌을 만나는 기분은..



키시나우가 조용하고 볼 것이 없다는 얘기를 했는데, 여긴 더 조용하다. 근데 뭔가 새로운 곳을 탐험? 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았다. 



공원의 문이었는데 딱 봐도 러시아 건물들의 느낌이 난다. 근데 공원에는 아무도 없었다.



KVINT 라고 1897년에 만들어진 티라스폴의 위스키 브랜드다. 나는 들어가보지 않았고 다른 분의 티라스폴 여행기를 보면서 알게 되었는데 꽤나 맛이 괜찮다고 한다.




왼쪽에 보이는 초록색과 빨간색이 섞인 국기가 트란스니스트리아의 국기도 오른쪽은 러시아의 국기다.

미승인국가여도 화폐, 국기, 대통령, 법령 등등.. 나라에 필요한 요소들은 대부분 있다.



아, 그리고 유럽의 자동차 번호판을 보면 왼쪽에 마크하고 영어로 써져있는데 트란스니스트리아도 국가마크가 번호판에 붙어있었다. 새삼 놀라웠다.

근데 영어로는 안 써져있더라. 예를 들면 UK 이런 것 처럼.



트란스니스트리아에서 봐야할 것 중에 레닌 동상이 있다길래 지도 보고 찾아왔더니 여기가 아니었다. 여기는 레닌 동상이 아니라 흉상이었다.. 왠지 낚인 기분. 


<응, 너무 맛 없었어>


1편과 2편을 어디서 나눠볼까 하다가 밥 먹으면서 쉬는 부분을 택했다.


지금까진 트란스니스트리아의 수도 티라스폴의 오는 과정이나 배경 이야기를 했다면 다음에 쓸 이야기는 좀 더 도시의 모습을 위주로 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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