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오키나와 스쿠버 다이빙과 만좌모, 잔파곶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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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간의 오키나와 여행에서 온전히 하루를 다 쓸 수 있는 마지막 날이었다. 오키나와에서 할 수 있는 액티비티 중에는 스노쿨링이나 스쿠버다이빙이 있는데 동생과 나는 스쿠버다이빙을 하기로 했다. 스쿠버다이빙 자체가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액티비티라 태풍 '란'의 영향 때문에 한동안 할 수가 없다는 얘기만 들었다. 그리고 란이 일본 본토에 거의 다다랐을 때 즈음 오키나와의 날씨는 꽤나 화창해졌다. 그래서 이 날은 스쿠버다이빙을 신청했다. 



숙소 창문을 열었더니 나온 풍경. 해양박 공원에 위치하고 있는 곳이라 숙소 바로 앞에 식물원이 보였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비싼 값을 주고 묵었던 곳인데 역시 비싼 곳은 돈 값을 한다. 하지만 혼자 하는 여행에서 숙박비를 가장 아끼는 내 여행 스타일에는 맞지 않았다. 동생이 있었고 서로 스트레스 받지 않기 위해서 과감하게 묵었던 곳이다. 



체크아웃을 하고 로손 편의점에 들리면서 롤 케이크를 하나 먹었다. 역시 편의점에서 먹는 빵도 퀄리티가 대단하다. 호텔이나 호스텔에서 조식이 나오는게 아니라면 일본에서의 아침은 편의점에서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한 시간 정도 운전을 해서 마에다 곶에 도착하게 되었다. 마에다 곶은 오키나와의 푸른동굴 스쿠버다이빙이나 스노쿨링을 하는 장소로 유명한데 우리는 원래 푸른동굴 스쿠버다이빙을 신청을 했는데 아직 바람이 쌔게 부는 감이 있어서 근교 체험 스쿠버다이빙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마에다 곶에 있는 바위에서 낚시를 하는 분들도 있었는데 그 수가 꽤 많은 걸 보니 입질이 좀 오는 편인듯 했다. 



마에다 곶에서 바라본 바다의 모습. 구름은 좀 껴있으나 날씨가 화창해서 바다 보는 맛이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항상 우중충한 날씨를 보면서 지냈는데 어제부터는 정말 기분이 좋고 상쾌한 기분으로 바다를 볼 수 있었다.


동생과 나는 마에다 곶 스쿠버다이빙 업체로 핑크 머메이드를 선택했다. 마에다 곶에 도착하니 한국인 강사분도 계셨고 애초에 동생이 일본어로 소통하는데는 크게 문제가 없을 정도고 영어로도 충분히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푸른동굴이 아니라 근교체험 스쿠버다이빙으로 액티비티가 변경돼서 1인당 7500엔을 지불했다. 



나는 안경을 쓰고 시력이 안 좋은 편이라 어떻게 봐야하나 걱정을 했는데 고글 중에 도수가 있는 고글도 있었다. 그리고 바다에 들어가기 전에 호흡하는 법 부터 시작해서 위급 상황 때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를 배우고 바다에 들어갔다. 스쿠버다이빙은 이 때 처음 해봤는데 내가 생각했던 정도를 뛰어 넘었다. 전 날에 츄라우미 수족관을 가서 물고기들을 구경해서 그런가 내 눈앞에 바로 물고기들이 같이 있다는게 너무 신기했다. 



원래 수영을 잘 하는 편이 아니라 그런지 산소통을 메고 바다를 헤엄친다는게 좀 어렵기도 했다. 처음에는 물 속에서 균형을 맞추기가 힘들어서 뒤에 있는 가이드 분이 내 균형을 맞춰주느라 고생했다. 처음에 총 4명이 갔었는데 다른 그룹도 한국인 커플이여서 2명씩 나눠서 스쿠버다이빙을 했고 우리쪽에는 가이드 분들이 2명이 붙어서 한분은 촬영을 해주고 한 분은 우리를 이끌어 주는 역할을 해주셨다. 



가이드 분이 주머니에서 먹이를 꺼내 주면서 어떻게 줘야하는지 보여주고 우리에게도 물고기 먹이를 주셨다. 조금만 던져도 이 녀석들이 꽤나 많이 몰려오는데 신기했다.



이 때 사진을 보면 원래 내 표정보다 눈을 크게 뜨곤 했는데 사진에서 눈이 너무 작게 나오는건 아닌가 싶어서 의식하고 눈을 크게 떴는데 나중에 사진을 받아보니까 너무 크게 떠서 보기에 이상하더라. 그런 사진들은 다 뺐다. 역시 내 본연의 모습대로 있는게 가장 좋은 것 같다.



예전에 유럽여행을 했을 때 프라하에서 스카이 다이빙을 했던 적이 있는데 그 때의 경험도 엄청나게 짜릿하고 돌이켜보면 내가 했던 액티비티 중에서 가장 좋았다고 손꼽을 수 있는데 스쿠버다이빙은 그 정도 까진 아니었지만 꽤나 만족스러웠다. 나중에 세계여행을 한다면 이집트 다합에 가서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에 나오면서 찍힌 한 컷. 스카이다이빙 할 때는 고글에 앞머리가 껴진 상태로 출발을 해서 진짜 눈 뜨고 못 볼 정도의 사진들이 나왔는데 스쿠버다이빙 할 때는 그나마 사람 같이 나왔다.



스쿠버다이빙을 하고 나와서 샤워도 하고 점심을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다가 근처에 있는 하마노야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하마노야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을 해뒀다. ▶ 하마노야 포스팅  



점심을 먹고 나서는 코끼리 바위로 유명한 만좌모에 가기로 했다. 만좌모는 역시 오키나와의 관광 코스기도 해서 따로 온 여행자들이나 단체 관광객들이나 꼭 들리는 곳이기도 해서 차를 끌고 온 우리로써는 주차할 때 꽤나 애를 먹었다.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았지만 주차장에서의 눈치싸움이 꽤나 중요해 보였다. 



만좌모는 정말 특별한게 없었다. 그냥 바위가 코끼리 모양 바위라서 그렇지 이 곳에서 다른 것을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코끼리 바위 구경하고 사진 정도만 찍고 주변 바다 구경하는 그런 곳이었다.



만좌모의 산책 코스를 돌다 보니 멀리 건물이 하나 보였다. 나중에 찾아보고 안거지만 아나 인터내셔널 리조트였다. 이런 곳에 경치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니 딱 봐도 비싸보인다.



만좌모를 돌다보니 곳곳에 뱀 조심이라는 표지판이 보였다. 이런 곳에 뱀이 있는건가 싶었지만 크게 신경 쓰이진 않았다. 산책 코스를 걷다가 바다를 볼 수 있는 나름 재밌는 구도를 찾아서 찍었던 사진이었다. 



만좌모 코스에서 나오다가 마주친 녀석. 따사로운 오키나와의 햇살을 받으면서 정말 태평하게 졸고 있다. 유럽 여행을 다닐 때는 나도 다른 사람들이 그러는 것 처럼 광장 한 쪽에 누워서 햇살 받으며 자던 때가 있었는데 여행을 다니다보면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렇게 쉬고 싶을 때가 종종 있다.



동생과 나는 잔파 곶에서 일몰을 보려고 했었고 일몰 시간이 아직 다가오지 않아서 잔파 곶 주변에서 시간을 보낼만한 곳을 찾다가 天の舞라는 카페에 가게 되었다. 카페의 조경도 꽤나 이쁘게 해놔서 사진을 찍기에도 괜찮았고 바다를 보기에도 경치가 꽤나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카페에는 조그만한 테라스도 마련되어있는데 바람이 좀 쌔게 불어서인지 나가서 앉아있기에는 부담스러웠다. 잠시 사진만 찍고 내부로 얼른 들어왔다.



동생은 가장 기본인 커피를 시켰고 나는 빙수를 하나 시켰는데 여기 카페가 오키나와의 허브라고 불리는 월도(月桃)라는 것을 이용해 만든 쥬스나 빙수를 만들었는데 맛이 뭔가 떫다고 해야하나, 초딩 입맛인 나에게는 그렇게 맛있진 않았다. 이렇게 2개를 시켜서 928엔을 냈다.



카페 정문에 나비 날개가 있길래 동생을 찍어주고 나도 한컷을 찍었다. 이제 차에 시동을 걸고 잔파 곶으로 가려고 했는데 카페 사장님이 막 뛰어 내려오시더니 내 보조 배터리를 들고 오셨다. 아마 계산할 때 카운터에다가 두고 간 것 같았는데 이렇게 까지 내려오시다니 죄송하고도 너무 감사했다. 



잔파 곶에 도착하고 나니 해가 거의 다 떨어지고 있었다. 오늘도 오키나와의 일몰에는 꽤나 많은 구름이 껴 있었다. 그래도 꽤나 이쁜 일몰을 볼 수 있었다.



잔파 곶에 있는 등대. 잔파 곶도 사실 그렇게 대단한 장소는 아니다. 그냥 일몰을 보기에 좋은 장소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아마 낮에 간다면 여기에 뭐하러 왔을까?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꼭 일몰을 보러 가길 바란다.



해는 점점 수평선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고 사람들도 이제 볼건 다 봤다고 생각했는지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이 빠져나갔다. 구름이 좀 더 없었다고 이쁜 일몰을 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결국에 이번 여행에서는 실패로 돌아갔다.  



이 때도 바람이 꽤나 쌔게 불어서 파도가 바위에 부딪히면 그 물결이 바람을 타고 우리에게 날라왔는데 바닷물 미스트를 맞는 기분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이런 광경들을 구경하고 있다가 다시 나하 시내로 돌아가려고 했다.



 아마 이번 여행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는데 나하 시내의 숙소로 돌아갈 때 까지 국도를 타고 가는데 운전하기에 엄청나게 신경을 곤두세우고 갔었다. 스쿠버다이빙도 했던 날이라 몸은 피곤하지 사람들의 퇴근시간에 맞물려서 차는 막히지 당연히 외국이니 초행길에 일본에서의 운전이니 이 때를 다시 생각하니 참 힘들었던 1시간이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예상시간이 한 20분 정도 남았을 때 였나 소변을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중간에 차를 멈추기에 마땅한 곳이 안보여서 결국에 참으면서 숙소까지 갔다.



오키나와에서 마지막 날 저녁, 동생과 나하 국제거리 주변에 있는 이자카야인 유난기에 갔다. 역시 오키나와 여행에서 오리온 맥주가 빠질 수가 없다.



 정말 이곳에서 만족한 한끼 식사를 먹었다. 오키나와 정통 음식들이었는데 이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이 음식을 먹으면서 생각해봤는데 나에게 맛있었던 음식을 3개 꼽아보라고 하면 유난기에서의 저녁, 고우리 오션타워에서의 피자, 그리고 타코스야에서 먹었던 타코라이스를 꼽을 것이다. 동생은 타코라이스 대신에 하마노야에서 먹었던 생선 정식이 대단했다고 했다. 


바다 속 세상과 바다의 풍경을 바라보던 하루가 지나가면서 오키나와 여행에서의 마지막 밤도 저물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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